단순히 주얼리 브랜드의 뮤즈가 되어 광고 모델로 서는 것을 넘어 자신의 취향과 철학을 듬뿍 담아 직접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하이엔드 브랜드와 협업하여 세상에 없던 작품을 만들어내는 아티스트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음악만큼이나 독보적인 미적 감각으로 주얼리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프랭크 오션, 에이셉 라키, 그리고 지드래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파베 니테오 by 에이셉 라키


힙합과 르네상스의 만남
패션 아이콘 에이셉 라키가 자신의 주얼리 브랜드 ‘파베 니테오(PAVĒ NITEŌ)’를 론칭하며 또 한 번 사고를 쳤습니다. 이번 론칭은 단순한 굿즈 판매가 아닌 160년 역사를 자랑하는 베네치아의 전설적인 주얼러 ‘코도냐토(Codognato)’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남다릅니다. 평소 코도냐토의 해골 반지를 수집해 온 그가 직접 러브콜을 보내 성사된 이 만남은 착용 가능한 예술을 지향하는데요. 이번 컬렉션의 핵심은 라키의 새 앨범 ‘DON’T BE DUMB’의 페르소나들을 형상화한 7개의 해골 반지입니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모든 페르소나를 하나로 합친 대형 반지 ‘식스 헤디드’입니다. 매머드 뼈를 베이스로 2.03캐럿의 옐로 다이아몬드를 심장처럼 박아 넣고 핑크와 브라운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이 반지는 그야말로 하나의 조각품과 같네요. 각각의 반지에는 에이셉 라키의 음악적 서사와 코도냐토의 장인 정신이 오묘하고 아름답게 얽혀 있습니다. 트렌드를 좇기보다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확고히 구축해나가는 그의 행보는 힙합 아티스트가 보여줄 수 있는 럭셔리의 끝판왕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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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앤코 with 지드래곤


14억짜리 시계와 6억짜리 반다나
지드래곤에게 주얼리는 부의 과시가 아닌 영감을 실체화하는 가장 예리한 도구입니다. 비록 자신의 브랜드는 아니지만 하이엔드 워치 & 주얼리 브랜드 ‘제이콥앤코’와 보여주는 파트너십은 단순한 협업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죠. 두 아티스트의 만남은 피스마이너스원의 상징인 데이지 꽃을 하이 주얼리로 재탄생시키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다이아몬드와 유색 보석으로 피어난 데이지 핀은 지드래곤이 방송에서 착용하고 나와 화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최근 팬미팅에서 팬에게 선물하며 엄청난 이슈를 만들기도 했죠. 진짜 하이라이트는 그만을 위해 제작된 유니크 피스들인데요. 특히 지드래곤 비스포크 에디션인 ‘아스트로노미아 솔라 지드래곤’은 터콰이즈 빛의 지구 데이지를 더해 오직 그만을 위한 시계를 완성했습니다. 무려 14억 원을 호가한다고 하니 입이 떡 벌어질 따름이네요. 최근 월드 투어에서 착용한 반다나 로열 역시 충격적입니다. 18K 골드와 200캐럿이 넘는 다이아몬드로 실제 반다나의 주름과 질감을 완벽하게 구현해 낸 이 작품은 럭셔리 주얼리가 아티스트의 퍼포먼스를 완성하는 정점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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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머 by 프랭크 오션


은둔형 천재의 실험적인 럭셔리 주얼리
음악계의 은둔형 천재 프랭크 오션이 만든 럭셔리 브랜드 ‘호머(Homer)’. 2018년 조용히 시작되어 2021년 세상에 공개되었을 때 전 세계 팬들은 새 앨범 대신 보석을 들고 왔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죠. 호머는 프랭크 오션 특유의 신비주의 마케팅과 키치한 하이엔드 감성이 결합된 독특한 브랜드입니다. 작년 여름에는 뉴욕 매장을 리뉴얼하고 런던과 LA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하며 대대적을 브랜딩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뉴욕의 보석상 베리 키젤슈타인-코드와 협업한 ‘프랑켄슈타인-코드’ 라인입니다. 18K 화이트 골드에 무려 2,200개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를 박은 목걸이는 한화 약 9억 원에 달하는 가격표를 달고 나오기도 했었죠. 장난감처럼 보이는 알록달록한 펜던트 속에 최고급 다이아몬드를 세팅하는 대담함으로 묘한 매력을 선사합니다. 50만 원대의 반지부터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펜던트까지 호머의 컬렉션은 프랭크 오션의 음악처럼 신선하고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힙스터들의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