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12일 차, 한국의 뜨거웠던 순간들을 모아봤습니다.

금 1, 은 2, 동 3. 현재 16위

동계올림픽도 어느덧 끝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설 연휴가 길어서 그런지, 동계올림픽도 빠르게 지나간 느낌인데요. 현재 한국은 8일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김상겸(하이원·은메달), 10일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유승은(성복고·동메달),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최가온(세화여고·금메달), 쇼트트랙 남자 1,000m 임종언(고양시청·동메달), 15일 쇼트트랙 남자 1,500m 황대헌(강원도청·은메달), 16일 쇼트트랙 여자 1,000m 김길리(성남시청·동메달)로 총 6개의 메달을 수확했습니다. 현재 종합 순위 16위입니다.

4번의 도전 끝에 본 빛

이번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종목은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의 김상겸 선수입니다.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메달이죠. 한국 올림픽 역사상 400번째 메달, 그리고 한국 스키·스노보드 종목 사상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이기도 합니다. 김상겸 선수는 지난 2014년 소치와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네 번째 올림픽 도전 만에 생애 첫 메달을 따냈어요. 김상겸의 이전 올림픽 최고 기록은 2018 평창 대회 15위였습니다. 김상겸 선수는 군 제대 후 약 10년간 소속팀이 없었습니다. 생계를 위해 훈련이 없을 때는 건설 현장 일용직, 택배 상·하차 일을 해가며 운동을 이어갔다고 하죠. 얼마 전 귀국한 그는 인터뷰에서 “몸이 가능하다면 (동계올림픽에) 최대 두 번 더 출전하고 싶지만,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 다음 목표는 아직 받지 못한 금메달!”이라고 말해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유승은의 멀티 메달 도전

폭설로 미뤄진 스노보드 빅에어 동메달리스트 유승은(성복고)이 오늘 밤 18일 밤 10시 30분(한국 시간), 사상 첫 멀티 메달에 도전합니다. 애초 이 경기는 전날 오후 9시에 열릴 예정이었는데요. 이탈리아 리비뇨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경기 진행이 불가능해져 미뤄졌습니다. 슬로프스타일은 폭설로 눈이 많이 쌓으면 선수들이 속도를 내기 어려워 기술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슬로프스타일은 레일, 점프대 등 다양한 기물로 구성된 코스를 통과하며 화려한 기술을 펼쳐 심판 채점을 받는 종목입니다. 선수는 총 세 번의 시기를 진행해 가장 높은 점수로 순위를 가립니다. 유승은 선수가 슬로프파이프 결선에서 입상할 경우, 한국 설상 종목에서 처음으로 메달 두 개를 목에 거는 선수가 됩니다. 더불어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에서 처음 멀티 메달을 따내게 되죠.

최가온의 드라마

최가온 선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입니다.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합니다. 지난 13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죠. 그녀의 여정은 그야말로 드라마 같았습니다. 마지막 3차 시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결선에 오른 12명 가운데 11위였거든요. 하지만 최종 90.25점을 획득하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미국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는 이번 올림픽 전반기 10대 명장면 중 하나로 꼽기도 했습니다. 원래 이 종목에서는 교포 선수 클로이 김(미국)이 최고 스타로 올림픽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거든요. 하지만 17세 신예 최가온 선수가 이를 저지한 것입니다. NBC는 “제자가 스승을 이긴 셈이다. 최가온과 클로이 김이 함께 기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이 모습을 설명했습니다.

에이스 임종언의 활약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에이스로 꼽히는 임종언은 지난 13일, 네 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가 출전했던 쇼트트랙 남자 1,000m는 유독 치열했습니다. 특히 결승에서는 아슬아슬한 순위 싸움을 벌이다 날들이밀기로 최종 3위를 기록하며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죠.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였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빙상 종목 첫 메달이기에 결승선을 통과한 임종언 선수는 코치들과 부둥켜안고 기뻐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황대헌의 은빛 질주

황대헌 선수는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앞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남자 500m 은메달,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남자 1,500m 금메달,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을 땄었죠. 황대헌 선수는 지난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12초304의 기록으로 옌스 판트 바우트(네덜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람보르길리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대들보 김길리 선수는 쇼트트랙 여자 1,0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이날 경기는 동계올림픽 기간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죠. 김길리 선수는 커리어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아 첫 메달을 수확했습니다. 도전은 순탄치 않았어요. 그는 준준결승 3조에서 1분29초102의 기록으로 펠제부르에 이어 조 2위에 오르며 준결승에 진출했고, 준결승은 어드밴스를 받아 통과했습니다. 준결승 1조에서 2위를 달리다가 결승선 5바퀴를 남기고 뒤따르던 하너 데스멋(벨기에)이 손으로 밀면서 넘어졌어요. 길리 선수는 일어나 끝까지 레이스를 이어갔고, 심판진이 데스멋에게 페널티 판정을 내리면서 우여곡절 끝에 어드밴스를 받아 결승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결승 경쟁도 힘겨웠습니다. 5번째 레인에서 출발한 김길리는 5명의 출전 선수 중 최하위로 시작했고, 마지막 바퀴에서 있는 힘을 다해 재역전을 노렸습니다. 그리고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