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가 4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서울 코엑스 C&D홀에서 열립니다. 역대 최대 규모로, 169개의 유수 갤러리와 함께 엄선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그중 신진 작가 특별전 <ZOOM IN Edition 7>에 참여한 김수연 작가와 함께한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캔버스에 아크릴 및 혼합 콜라주, 50×50×4CM, 2024
당신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무엇인가?
시간을 태양과 달의 움직임, 낮과 밤의 반복, 계절의 변화 속에서 만들어지는 구조로 바라보며, 시간이 만들어내는 비가시적 구조를 다양한 형태로 드러내는 것이 내 작업의 핵심을 이룬다. 독일에서 학부 과정을 밟던 시절, 유럽 미술의 전통적 주제인 천지창조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를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시간이라는 개념이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았고, 어느덧 12년째 탐구를 이어오고 있다.

LED 라이트박스, 25×25×4CM, 2019
시간에 관한 데이터를 기하학적 구조와 색, 빛, 소리로 풀어내는 작업 방식이 궁금하다.
먼저 해와 달이 뜨고 지는 시간 데이터를 모으는 것에서 시작한다. 특정 장소와 기간을 설정한 뒤 일출과 일몰, 월출과 월몰 시간을 수집해 기하학적 구조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작업 초기에는 시간을 선형이나 원형 구조로 표현했지만, 탐구 과정에서 점차 나선 구조로 확장해 시간의 흐름과 순환을 시각화하게 됐다. 더 나아가 하루의 시간 단위를 음과 코드에 대응해 소리로 번역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시뮬레이션 이미지)
지난 10년간 이어온 ‘달력’ 시리즈에 대해 소개한다면?
1년을 주기로 새롭게 구성해온 이 시리즈는 한 달을 기본 단위로 삼아 12개의 유닛을 모아 한 해의 시간 데이터를 한눈에 보여주는 작업이다. 이번 특별전을 위해 제작한 ‘달력 2026, 서울’ 은 드로잉 기반의 달력 시리즈를 캔버스와 오브제를 활용해 입체적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자석으로 구현한 달의 형태를 태양 위에 배치하는 구조를 통해 시간을 평면에서 공간으로 끌어내며 관람하는 순간의 현재성을 작품 안에 끌어들이고자 했다.

LED 라이트박스, 25.3×25.3×4.5CM, 2020
작업을 하며 무엇을 배우고 있나?
추상적이고 모호한 개념인 시간이 구조화되면서 드러나는 시각적 리듬과 형태를 마주할 때마다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느낀다. 특히 대개 1년 단위로 진행되는 달력 시리즈를 작업하다 보면 처음에 작업의 끝이 보이지 않아 막막해한 것이 무색하게 어느 순간 마지막 달에 다다라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어린 시절 어른들이 말하던 시간의 감각과도 닿아 있다. 작업을 통해 시간의 덧없음을 느끼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떤 그리움의 감정도 경험하곤 한다.

_260723’, 캔버스에 아크릴 및 혼합 콜라주, 50×50×4CM, 2023
작품이 관람객에게 어떻게 가닿길 바라나?
시간을 새로운 감각으로 경험하길 바란다. 우리는 시간을 숫자라는 단위로 인식하곤 하지만, 작업을 통해 시간이란 빛과 색, 리듬처럼 다양한 감각을 통해 느껴지기도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작품 앞에서 잠시 멈춰 시간이라는 개념을 사유하며 그 안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경험이 되길 바란다. 나아가 일상의 시간 역시 이전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충분히 의미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