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랑이 신간 에세이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를 출간했다.

고통 속에서 길어 올린 사

이야기장수

“2021년, 언니가 죽었다. 삶에 지친 언니는 모든 에너지를 쏟고 소진사(消盡死)하였다. 언니의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은 밤새 춤을 추었다. 나는 미친년이다, 그리고 우리 언니와 엄마는 더 미쳤다.” 작가 이랑의 신간 에세이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는 헤아릴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이 한 사람을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도, 그를 다시 살아가게 하는 사랑의 힘이 여전히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사랑하는 언니 ‘이슬’의 죽음과 가족이 남긴 상흔을 더듬으며 자신의 내밀한 역사를 기록하는 데서 더 나아가 침묵 속에서 대물림되어온 한국 여성들의 상처를 함께 응시한다. 책장을 덮고 나면 이랑이 남긴 노랫말들이 어째서 우리에게 이토록 적확한 위로를 건네왔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고통 속에서 이 모든 이야기를 적어 내려가며 끝내 사랑이라는 단어를 길어 올린 작가의 용기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