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4월이면 디자인 신의 중심은 밀라노로 향합니다. 올해 열린 2026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가구뿐만 아니라 기술, 소재, 문화, 패션, 경험까지 아우르는 종합 디자인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단단히 했죠. 패션 하우스들 역시 단순히 시그니처 패턴을 입힌 가구를 넘어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담은 몰입형 설치 미술과 지속 가능한 신소재 실험을 통해 패션과 리빙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진 독창적인 미학을 선보입니다. 그중 밀라노 비아 델라 스피가(Via della Spiga)에 위치한 롱샴 플래그십 스토어는 유독 특별한 공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가죽 공예 하우스 롱샴(Longchamp)과 거장 디자이너 패트릭 주앙(Patrick Jouin)의 조우가 실현되었기 때문이죠.

사실 롱샴은 꽤 오래전부터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브랜드의 지평을 넓혀왔습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소피 델라폰테인은 이번 프로젝트가 ‘아름답고 견고한 오브제로 일상을 풍요롭게 한다’라는 패트릭 주앙과의 공통된 철학 아래 완성되었다고 밝혔는데요. 미슐랭 스타 셰프 알랭 뒤카스의 레스토랑부터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럭셔리 하우스 브랜드의 공간까지 넘나들며 브랜드의 미학을 설계해온 패트릭 주앙의 실험적 터치는 롱샴의 고집스러운 장인 정신과 만나 소재와 기능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긴 가구로 재탄생했습니다.


이번 팝업의 주인공인 가구들은 패트릭 주앙의 에디션 제품을 기반으로 하되, 롱샴 특유의 컬러 팔레트와 가죽 디테일을 입혀 완전히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습니다.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DROP’ 사이드 테이블과 커피 테이블입니다. 롱샴의 시그니처 컬러인 라이트 그린과 헤리티지 그린이 스핀 스틸 소재의 에나멜 표면 위로 매끄럽게 흐르며 모던한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라이트 그린 염색 디테일을 더한 가죽 테두리로 섬세한 변주를 준 ‘OLO’ 암체어도 있습니다. 가죽 시트의 절단면을 섬세하게 메운 롱샴의 시그니처 엣지 다잉(Edge Dyeing) 디테일은 ‘OLO’ 암체어를 단순한 가구가 아닌, 앉는 기능을 수행하는 하나의 정교한 공예품으로 완성시켜주죠. 하지만 이번 컬렉션의 하이라이트를 꼽으라면 10점 한정으로 출시되는 ‘OSTARA’ 램프일 것입니다. 봄의 춘분에서 영감을 얻은 이 조명은 따뜻한 질감의 오크 우드 베이스와 마이크로 펀칭 처리된 풀그레인 가죽이 완벽한 대비를 이룹니다. 충전식 LED를 탑재한 모듈식 디자인은 실용적일 뿐만 아니라, 재활용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속 가능한 디자인의 미래를 몸소 보여줍니다.
밀라노에서 처음 공개된 이 근사한 오브제들은 이제 전시장을 넘어 엄선된 롱샴 부티크를 통해 우리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 준비를 마쳤습니다. 롱샴과 패트릭 주앙이 써 내려간 이 우아한 기록은 좋은 디자인은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가치를 지닌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