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가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칸 영화제는 엄격한 드레스 코드로 유명하죠. 올해에는 비교적 완화되었지만, 정석적인 이브닝 드레스나 턱시도 착용이 원칙입니다. 지나친 노출과 극적인 볼륨 실루엣은 지양하라는 까다로운 기준 속에서도, 패션 아이콘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세련되게 녹여내며 레드카펫을 빛냈습니다. 2주간의 영화제 동안 절제된 드레스 코드 안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셀럽들의 스타일을 집중 탐구했습니다.
오카모토 타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다>로 최초의 일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오카모토 타오. 그는 이번 칸에서 샤넬의 2026 가을/겨울 컬렉션 피스를 선택해 조용하지만 강렬한 스타일을 보여주었습니다. 로우 웨이스트에 레드 벨트로 포인트를 주었죠. 여기에 오버사이즈 재킷으로 단정하고 성숙한 무드를 연출했습니다. 또 다른 날엔 동양적인 무드가 피어오르는 플로럴 블랙 자카드 패턴으로 우아함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레나테 레인스베

이제는 명실상부 칸이 사랑하는 배우가 된 레나테 레인스베는 루이 비통의 커스텀 의상으로 과감한 스타일을 보여주었습니다. 앞면을 시원하게 오픈한 블랙 케이프에 화려하게 반짝이는 실버 시퀸 팬츠를 매치해 드레스 일색인 레드카펫에서 독보적인 아우라를 풍겼습니다. 그는 이번 영화제에서 영화 <피오르드(Fjord)>로 황금종려상(Palme d’Or)을 수상한 거장 크리스티안 문주(Cristian Mungiu) 감독과 함께 자리하며, 당당하고 현대적인 여성의 실루엣을 완벽하게 재정의했습니다.
틸다 스윈튼

등장만으로 레드카펫을 압도하는 틸다 스윈튼은 샤넬의 2026 봄 오트 쿠뛰르 컬렉션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마티유 블라지가 디자인한 이 룩은 심해의 깊은 파도를 연상시켰죠. 부드럽게 찰랑이는 실크 벨벳 소재 위에 화이트, 코발트 블루, 실버, 네이비, 스카이 블루 컬러가 물감처럼 어우러지며, 하나의 움직이는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벨라 하디드


전설적인 아이콘 제인 버킨의 1969년 아카이브 룩을 모티브로 삼은 벨라 하디드. 스키아파렐리의디렉터 다니엘 로즈베리가 오직 그녀만을 위해 디자인한 커스텀 드레스를 착용해 관능미와 클래식의 정수를 보여주었습니다. 무려 130명의 장인이 2만2160시간 동안 공을 들여 완성한 이 드레스는 감탄 그 자체였는데요. 바디라인에 정교하게 밀착되는 코르셋 실루엣 위로 배꼽까지 대담하게 파인 네크라인이 아찔한 매력을 더했습니다. 특히 트롱프뢰유 레이스 자수 위로 흐르는 백 라인의 커다란 리본 장식은 포인트를 더했죠. 여기에 매치한 쇼파드의 하이 주얼리는 순백의 룩을 더욱 고혹적으로 완성해 주었습니다.
김도연
영화 <도라>를 통해 첫 칸 레드카펫을 밟은 배우 김도연은 미니멀리즘의 정석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녀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블랙 튜브 톱 드레스를 선택해 우아한 숄더 라인을 강조했습니다. 과장된 요소 없이 클래식한 실루엣 하나만으로 세련된 그녀의 인상을 남겼죠. 특히 턱선에서 똑 떨어지는 시크한 칼 단발 아래로 매치한 화려한 초커 네크리스는 미니멀한 룩에 날카로운 긴장감과 모던한 터치를 더하며 룩의 완성도를 끌어올렸습니다.
두아 리파


두아 리파는 낮과 밤 가리지 않고 빛났습니다. 낮에는 페라가모 2026 가을/겨울 컬렉션의 보라색 오간자 셋업을 착용했는데요. 시어하게 속이 비치는 톱과 스커트 위로 정교한 스트링 디테일이 더해져 관능적인 매력을 자아냈습니다. 여기에 대비되는 강렬한 토마토 컬러의 백과 슈즈로 완벽한 컬러 포인트를 줬습니다. 반면 밤에는 장 폴 고티에의 2009 봄/여름 컬렉션의 미니 드레스로 위풍당당한 디바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가느다란 스트랩과 유연하게 흘러내리는 메탈릭 소재가 은하수처럼 반짝였으며, 여기에 불가리의 아이코닉한 세르펜티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를 매치해 화려함의 정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정호연


칸 영화제 기간의 정호연은 포토월 밖의 자유로운 룩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포토월에선 루이 비통 2026 가을/겨울 컬렉션의 아이보리 니트 톱과 스커트 셋업에 세련된 슬라우치 부츠를 매치해 시크한 룩을 완성했습니다. 젊고 발랄하면서도 니트의 차분한 느낌으로 밸런스를 맞춘 룩이었습니다. 반면, 포토월 밖에선 더 자유롭고 쿨한 스타일링을 즐기죠. 역시나 루이 비통의 브릭 레드 컬러의 레더 블레이저에 화이트 슬리브리스 톱, 생지 데님을 매치해 담백하면서도 힘 있는 데일리 룩을 완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