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점령한 가장 쿨하고 말랑한 패션 아이템을 꼽으라면 단연 ‘젤리 슈즈(Jelly Shoes)’입니다. 지금의 젤리 슈즈는 과거의 유치한 해변용 신발이라는 고정관념을 가볍게 비웃으며, 가장 힙한 트렌드의 영역으로 진입했죠. 특히 이번 시즌 젤리 슈즈를 즐기는 셀럽들의 태도는 조금 더 과감하고 영리합니다. 단순히 기성품을 신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투영할 수 있는 다양한 파츠와 독창적인 참을 더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슈즈’로 커스텀하는 놀이에 푹 빠진 것인데요. 트렌드의 최전선에 선 셀럽들과 패션 인플루언서들은 이 말랑한 캔버스 위에 어떤 위트를 더하고 있을까요? 지금 가장 뜨거운 젤리 슈즈 꾸미기, 일명 ‘젤꾸’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들여다봅시다.

최근 글로벌 패션 아이콘 리사의 SNS에 올라온 스토리가 화제가 됐죠. 평소 자타 공인 ‘젤리 슈즈 마니아’로 잘 알려진 그녀가 선보인 DIY 젤리 슈즈의 등장 때문인데요. 크록스의 지비츠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키치한 디자인의 젤리 슈즈를 선택한 리사의 픽은 강렬한 체리 레드 컬러입니다. 여기에 자신의 취향을 대변하는 키치하고 볼드한 팝 아트적인 파츠들을 불규칙하게 매치했습니다. 리사만의 개성과 사심을 듬뿍 담아 완성된 전 세계에 단 하나뿐인 슈즈가 탄생한 것이죠. 데님 팬츠나 심플한 화이트 티셔츠 조합에도 이 슈즈 한 켤레만 더하면 나만의 개성 있는 룩 완성입니다. 리사랑 동일한 파츠를 더해 리사와 커플 신발을 신어보는 것도 좋겠네요.

젤리 슈즈는 리조트 룩이나 해변에서만 신는 서머 아이템이라는 편견은 잠시 접어두세요. 아이브의 레이는 이 해묵은 공식을 아주 우아하고 파격적인 방식으로 깨부쉈죠. 공식 시상식이라는 포멀한 자리에서 레이는 입체적인 드레스 아래 투명한 젤리 슈즈를 매치하는 대담한 믹스 매치 스타일링을 선보였습니다. 그녀의 무기는 역시 커스텀에 있었죠. 레이는 투명하게 빛나는 젤리 슈즈 위에 입체적이고 볼륨감 넘치는 큼직한 꽃 파츠들을 장식해 로맨틱한 무드를 극대화했는데요. 젤리 슈즈 특유의 발등에 밀착되는 부드러운 텍스처와 볼드한 참이 주는 구조적인 실루엣이 조화를 이뤘습니다. 드레스가 주는 무거운 클래식함을 젤꾸가 지닌 키치하고 영한 매력으로 중화시킨 전 세계 하나뿐인 룩이었습니다.

@bella_w.young
@kyungwanxon

젤리 슈즈는 유치하고 아동용 신발이라는 의구심이 든다면, 묵직하고 모던한 블랙 컬러의 젤리 슈즈를 선택해 보세요. 자칫 더워 보일 수 있는 블랙 젤리 슈즈 위에 화이트 진주 파츠와 스틸 무드의 리본 참을 더하면 90년대 하라주쿠 스트리트를 연상시키는 힙한 슈즈로 변신합니다. 젤리 슈즈 특유의 글로시한 에나멜 같은 광택감과 하이라이트를 주는 반짝이는 파츠들의 조합은 이질감 없이 미끄러지듯 녹아들죠. 시크한 모노톤의 아웃핏을 즐겨 입는 미니멀리스트라도 부담 없이 시도해 볼 수 있는, 가장 모던하고 컨템퍼러리한 조합입니다.

@onesujin
@heavenlyjelly

젤리 슈즈 본연의 아이덴티티인 클리어 무드를 극대화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습니다. 슈즈 전체를 파츠로 뒤덮는 대신 여백을 주어 시각적 시원함을 선사하는 방식으로요. 발등을 감싸는 뱀프 라인을 따라 흐르듯 실버와 화이트 계열의 크리스털 파츠를 촘촘히 세팅하는 반면 시선이 집중되는 앞코 부분에는 과감하게 여백을 두어 맑고 깨끗한 스킨이 그대로 비치도록 연출하는 것이죠. 전체적인 컬러 팔레트를 화이트, 실버, 투명으로 통일시켜 정제된 무드를 유지하되 군데군데 청량하고 볼륨감 있는 클리어 파츠를 매치해 리듬감을 살리는 것 또한 잊지 마세요. 깨끗하고 퓨어한 여름의 무드를 발끝에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이 커스텀으로 깨끗하고 청량한 무드를 완성해 보세요.

@kyungwanxon

셀럽들의 젤리슈즈만큼이나 멋진 나만의 젤리 슈즈 커스텀에 도전하고 싶다고요? 그렇다면 딱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첫째, 테마와 컬러 팔레트의 통일성. 파츠의 모양이 제각각이더라도 파스텔 톤, 모노톤, 비비드 톤 등 컬러를 맞추면 전체적인 룩이 산만해 보이지 않습니다. 둘째, 크기와 볼륨감의 강약 조절. 메인이 되는 오버사이즈 참을 중심에 배치했다면, 주변에는 자잘한 마이크로 파츠나 미니멀한 스터드를 배치해 시각적인 완급 조절을 주는 것이 훨씬 스타일링적으로 안정감을 줍니다. 이번 여름에는 뻔한 선택지 대신 내 취향과 예술적 영감을 고스란히 박아 넣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말랑한 젤리 슈즈 위로 유쾌한 발걸음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요?

젤꾸를 위한 젤리 슈즈 리스트

크리스털 장식이 돋보이는 그러데이션 컬러의 젤리 발레리나 플랫 슈즈 61만원 Jimmy Choo.

투명한 위브 디자인의 발레리나 슈즈 8만9000원 Melissa.

발등 위 스트랩 위에 브랜드 더블 T 로고가 담긴 사각 골드 장식이 포인트인 젤리 슈즈 39만8000원 Tory Burch.

스피드캣 특유의 스포티한 디자인을 유지한 젤리 소재 로우 프로파일 슈즈 9만9000원 Puma.

성긴 짜임새로 완성한 슬라이더 샌들 49만9000원 Vi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