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끌레르 코리아 편집장이 전하는 2026년 8월호의 에디터스 레터
2026 August Issue
Dreams Realized
#잘하고 있고 또 잘할 거야 #에디터스_경험부자
8월호를 준비하는 시기는 경계에 선 달입니다. 지나간 6개월의 시간을 살피며 상반기를 잘 보냈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동시에 분주한 하반기로 진입하는 시기이기도 하죠. 9월의 ‘마리끌레르×키아프 아트나잇’과 10월의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스타어워즈’라는 마리끌레르 코리아가 주관하는 굵직한 행사들을 앞두고 준비에 돌입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마음은 분주한데 일이 더디게 진행될 때, 마치 물속을 부유하는 기분이 듭니다. 아직 여름휴가조차 떠나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잘 쉬어야 일도 잘될 거라는 자기 위안의 믿음을 되새기며, 마리끌레르 에디터들이 건넨 수많은 웰니스 관련 기사를 살펴봅니다. 이달에도 마리끌레르 팀은 피렌체와 파리 등에서 펼쳐진 맨즈 패션위크, 파리 오트 쿠튀르까지 출장 릴레이를 펼쳤습니다. 그 앞뒤로 일정을 붙여 살가운 업계 파트너들의 초대를 받아 베네치아, 생갈렌, 몽트뢰, 로마 등을 오가며 인터내셔널 이벤트에 참여하기도 했죠. 저는 늘 팀원들에게 “에디터들에게 경험이야말로 가장 큰 자산”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돈이 아니어도 건강, 웃음, 친구, 취미 등 많은 부자 타이틀이 있지만 에디터들은 특히 ‘경험 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직접 경험한 현장이 자산이자 자부심이 된다고 말하죠. 이러한 인풋이 오랜 시간 축적되어 혜안과 감각이 배어든 기사와 화보를 비롯한 여러 프로젝트를 훌륭히 진행해낼 수 있는 힘이 되죠. 저 역시 스스로 기획하고 추진하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황금 허들을 넘어 만들어낸 창의적인 결과물이 모두 경험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꾸준하게 나아가며 #꿈에 다가가며
요즘 저는 ‘꾸준함의 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합니다. 얼마 전 중학생 딸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이에게 다음과 같은 순자(荀子)의 말을 전했습니다. “절름발이 자라가 천 리를 간다.” 뛰어난 사상가인 그의 철학을 빌리자면 쉬지 않고 나아가면 천 리를 갈 수 있으니 남보다 더디 가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결국 큰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천리마는 하루에 천 리를 달리지만, 둔한 말도 열흘 동안 쉬지 않으면 결국 천 리에 도달한다”라고도 이야기했습니다. 타고난 재능보다 후천적 노력과 학습을 훨씬 중요하게 보았죠. 저 역시 이런 진리를 믿기에 현재는 마음이 더 앞서도 몸을 계속 움직이겠다고, 우리의 뜻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또 정진하며 때론 그 과정이 고되더라도 멈추지 말고 나아가겠다고 마음먹게 됩니다. 토끼와 거북의 우화가 일깨우듯 결국엔 빠른 사람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 사람이 목적지에 먼저 도달하게 되니까요. <마리끌레르> 8월호는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분야에서 입지를 다진 인물들을 만났습니다. 우리에겐 그들이 성공의 경지에서 도착점에 다다른 듯 보이지만, 그들은 모두 아직 목표를 향해 가는 중이라고 말합니다. 또 누군가는 끊임없이 새로운 출발점에 서서 초심을 다지기도 하죠. 출발점과 도착점 사이 그 어딘가에 있는 우리처럼 말이죠. 이달 마리 팀은 새로운 작품과 작업으로 우리 앞에 선 배우 신민아, 엄정화, 정해인·하영, 그리고 뮤지션 실리카겔 등을 만났습니다. 또 톱 플레이어들로 이루어진 e-스포츠 팀 T1과도 마주했습니다. 세계적인 명성에도 들뜨지 않는 차분한 자세와 절제하는 마음가짐, 그 묵직한 존재감이 돋보인 리더 페이커를 비롯한 T1 5명의 선수들. 올해 e-스포츠 월드컵을 비롯한 수많은 경기에서도 결과를 떠나 이들의 멋진 팀플레이를 보길 기대하고, 또 응원합니다. 나아가 펜디의 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다시금 스타트라인에 서서 첫 시즌의 레디투웨어 여성 쇼와 오트 쿠튀르 쇼를 선보인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를 인터뷰했죠. 제가 패션 디렉터 시절, 파리에서 만나 인터뷰했던 그 당당하고 멋진 이탈리아 여성의 기세를 떠올리며 인터뷰를 읽어보았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금 펜디 메종에 돌아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디자이너가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는 그가 펜디 액세서리 팀 디자이너로 일할 당시 선보인 바게트 백을 되살리는 것이었죠. 그리고 얼마 전, 로마에서 펼쳐진 펜디 오트 쿠튀르 쇼 프런트 로에 사라 제시카 파커가 자리하며 그 패션 헤리티지를 강렬하게 상기시켰습니다. 패션을 사랑하는 모두가 흠모했던 뉴욕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속 캐리 브래드쇼가 열광했던, 1990년대 후반의 ‘바게트 백’을 다시금 조망하면서 말이죠. 드라마 속 “Oh, this is not a bag. It’s a Baguette”라는 명대사가 잇 백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설명해주죠. 물론 이전 디자이너 역시 몇 해 전에 바게트 백 25주년을 축하하는 쇼를 선보였지만, 30년 만에 새로운 열망과 꿈을 품은 헤리티지의 주인공이 되살린 패션의 원형이라 더욱 반갑습니다.
#매번 새로운 출발과 도전
이달에 저는 프랑스의 한 고즈넉한 수도원에서 진행한 쇼메 하이 주얼리 테마틱 트립을 다녀온 기사를 쓰며, ‘경험’으로 확장된 자연과 주얼리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하이 주얼리의 직접적 영감의 대상이 단순히 자연 속 식물 자체가 아니라 그 후각적 경험으로 인한 오래전 기억이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요. 이처럼 우리는 매번 새롭게 경험하며 살아가고, 그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을 익히며 성장합니다. 물론 출발선에서 나아가는 ‘도전’을 해야만 이룰 수 있는 일이고요. 결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8월호를 통해 웨딩을 꿈꾸는 ‘영크크’들을 조명한 화보를 선보이며, 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되는 웨딩을 바라보는 유쾌한 시각을 담았습니다. 두려움보다는 설렘과 기대로 함께 출발선에 선다면, 그리고 가능한 작은 일부터 시도한다면 그 출발이 한결 수월해지지 않을까요? 이달 마리끌레르 팀 역시 새로운 도전을 하나 했습니다. 마리끌레르 코리아 웹사이트(www.marieclairekorea.com)를 통해 실시간으로 선보이는 다채로운 웹 기사의 전문성과 깊이를 더해가는 동시에 ‘AI 마리 챗봇’을 도입했습니다. 롱테일 웹 기사 요약을 비롯해 에디터의 기사를 바탕으로 한 질문의 답을 선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AI 어시스턴트 기능을 통해 보다 확장된 형태의 기사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거죠. 아는 만큼 보인다는 명제는 AI 시대에도 유효합니다. 마리끌레르가 ‘질문의 힘’을 더해갈 수 있도록 여러분이 많은 관심과 이야기를 건네주세요.
앞선 순자의 말을 또 다르게 정의하자면 ‘재능은 출발점을 결정하지만, 꾸준함은 도착점을 결정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도착점은 오롯이 나와 팀을 믿고 나아가는 태도로 결정되겠죠? 매번 새로운 출발을 선택해야 하고, 또 많은 도전 과제가 우리 앞에 놓이지만 모든 여정 끝에 웃으며 땀을 식힐 그날까지… 함께 힘을 내겠습니다.
<마리끌레르> 편집장 박 연 경
2026년 8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