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6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10월 8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열립니다.
- 올해 축제는 ‘예술의 다중우주’를 주제로 서로 다른 장르와 시선이 만나는 20편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 이번 제26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는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세계 초연한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속 ‘새’를 국내 최초로 소개합니다.
무대 위 목소리로 다시 태어나는 한강의 문장들. 서로 다른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찾아옵니다.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축제, 제26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예술이 저마다의 목소리로 대화하는 사색의 계절,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계절을 맞아 오는 10월 8일부터 25일까지 서울의 주요 공연장에서 제26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열리는데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주관하는 이 축제는 국립극장과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대학로극장 쿼드 등지에서 18일간 풍성하게 이어질 예정입니다. 올해는 해외 초청작 7편과 SPAF 협력예술가 작품 5편, 국내 우수작을 선정한 팸스×스파프 초이스 5편, 차세대 예술가를 지원하는 살롱 넥스트 3편까지 총 20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죠.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 공연예술 축제가, 올가을 또 다른 창작의 지형을 그려낼 채비를 마쳤습니다.




‘예술의 다중우주’가 그리는 다채로운 무대
디지털 화면 속의 자극에 모두가 익숙해지는 요즘,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그 안에서 예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묻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실제로 마주하고 함께 숨 쉬며 감각과 감정을 나누는 공유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죠. 올해 축제의 주제인 ‘예술의 다중우주(Multiverse of Art)’ 역시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하나의 정해진 답이나 스타일로 관객을 이끌기보다, 서로 다른 장르와 시선이 한자리에서 부딪히며 각자 다른 의미를 만들어내도록 하겠다는 취지인데요. 이런 방향 아래 20편의 작품들은 몇 가지 테마로 묶여 소개됩니다. ‘지역성과 초지역성’이라는 이름 아래에는 한국과 아시아, 남미의 연극 작품들이 모여 각 지역이 품고 있는 시간과 기억을 서로 다른 시선으로 들여다봅니다. ‘창작미학의 경계 실험’에서는 물질과 기술, 설치미술과 사운드 등을 활용해 기존 연극이나 무용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실험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고요. ‘동시대 무용언어의 확장’은 몸의 움직임에 집중하며, 단순한 춤을 넘어 인공지능과의 결합처럼 몸을 통해 사유를 표현하는 시도들로 채워지게 됩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언어와 형식으로 뻗어나가는 스무 편의 작품들은, 결국 이 시대 사람들이 서로의 존재를 더 깊이 느끼고 공감하는 순간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예술은 다시 한번 새로운 의미를 얻게 될 테고요.



한강의 ‘새’, 아비뇽을 거쳐 국내 초연으로!
이번 제26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바로 ‘아비뇽 페스티벌@SPAF 2026’ 섹션입니다. 올해 80회를 맞은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과의 지속적인 교류 아래 마련된 이 프로그램에서는 지난 7월 아비뇽에서 세계 초연한 낭독 공연 ‘새’를 국내 최초로 선보입니다.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제1장 ‘새’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프랑스 연출가 줄리 델리케(Julie Deliquet)가 무대화했는데요. 당시 제주 4·3 사건이 남긴 상처를 섬세하고 시적으로 보여주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서울 병원에 입원한 인선이 제주 집에 홀로 남겨진 새를 걱정하고, 친구 경하가 폭설을 뚫고 그 새를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그 여정이 잊혀진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려는 인간의 윤리적 책임을 상징적으로 담아내죠. 아비뇽 초연에 이어 이번 국내 무대에도 프랑스의 대배우 이자벨 위페르(Isabelle Huppert)와 한국 배우 이혜영이 함께 올라 목소리로 묵직한 앙상블을 이어갑니다. 섬세한 표정 연기와 눈빛으로 관객을 압도해온 이자벨 위페르와 공연과 스크린을 오가며 단단한 존재감을 쌓아온 이혜영. 서로 다른 언어와 무대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연기의 깊이를 다져온 두 사람이 이번엔 한국 관객들 앞에서 다시 만나는 셈인데요. 두 대배우가 목소리만으로 빚어낼 역사와 상처의 울림이 어떨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역과 시간을 넘나드는 연극부터 몸으로 사유를 표현하는 무용, 미디어와 진실을 묻는 오페라까지. 서로 다른 언어와 형식으로 뻗어나가는 스무 편의 작품들이 향하는 곳은 하나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마주하고 감정을 나누는 순간을 되찾는 것. 디지털의 속도와 자극에 익숙해진 이 시대에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전할 새로운 예술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