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은 Beauty director

자연스럽지만 또렷하게. 내추럴 뷰티를 지향해 렌즈도 기본적인 스타일만 고집하지만, 새로운 뷰티 트렌드라면 일단 경험해봐야 하는 것이 에디터의 숙명. 오늘도 취향과 직업 정신 사이에서 소소하게 갈등하다 눈동자를 내어준다.

현정환 Beauty editor

10여 년 전, 팝 스타 리한나의 그린 아이에 푹 빠진 이후 여태껏 그린 렌즈만 고집하는 나. 혼혈인의 눈동자처럼 보이는 자연스러운 혼혈 컬러 렌즈 러버로서 또렷한 그래픽의 축 고정 렌즈가 대세로 떠오른 요즘, 남몰래 눈물 흘리는 중.

송현아 Beauty editor

컬러 렌즈는 특별한 날에만 꺼내 드는 비장의 카드. 이왕 끼는 거라면 눈빛이 확실히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축 고정 렌즈도 대환영, 심지어 트렌드라니 더 좋다. 그레이부터 블루, 라벤더까지 컬러도 디자인도 가리지 않는다. 나의 변신을 책임져다오, 컬러 렌즈여!


정환: 비상이에요. 제가 5년 동안 껴온 컬러 렌즈가 단종됐어요.

상은: 어머!

현아: 꼭 애착템만 그렇게 사라져요. 우리가 너무 사랑해서 부담스러운 걸까요?

정환: 그래도 이별이 있어야 새로운 만남도 찾아오는 법이니까요. 오늘은 새로운 사랑을 찾아 컬러 렌즈 이야기를 좀 해볼까 봐요. 마침 축 고정 렌즈가 대유행이잖아요.

현아: 좋아요. 저희 팀원 모두 컬러 렌즈 러버잖아요. 눈은 두 개뿐인데 렌즈는 많고 많죠.

정환: 일단 요즘 컬러 렌즈는 눈동자 그래픽 지름이 전반적으로 작아지는 추세잖아요. 그런 점에서 아이즈 렌즈의 모헤어 #밀크베이지는 네 제품 중 가장 손이 자주 갈 것 같아요. 서클 링도 자연스럽고 무엇보다 착용감이 아주 편안하더라고요.

EEYS LENS 모헤어 #밀크베이지. 1팩 10개입, 2만5천원.

상은: 맞아요. 축 고정 렌즈치고 그래픽 지름이 작아서 꽤 자연스러워요. 브라운 컬러도 부담스럽지 않고요. 빛이 반사된 듯한 부분도 실제 눈동자처럼 보여서 자주 낄 것 같아요.

현아: 평소에는 거의 그레이 렌즈만 끼는데 의외로 브라운 렌즈가 잘 어울려서 놀랐어요. 눈동자 그래픽 지름이 13.4mm인데 생각보다 크게 느껴지지도 않고요. 다만 확실한 컬러 체인지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밋밋하게 느낄 수도 있겠어요.

정환: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그래픽이 얇게 들어간 부분이 오히려 조금 인위적으로 느껴지긴 해요. 물론 남의 눈을 그 거리에서 볼 일은 거의 없긴 하죠.

현아: 그렇긴 하죠.

HAPA KRISTIN 스테이 프리티 크리스틴 원데이 #베이비핑크. 1팩 10개입, 2만5천원.

정환: 하파크리스틴의 스테이 프리티 크리스틴 원데이 #베이비핑크는 완전히 반대예요. 컬러의 존재감이 확실하죠. 처음에는 상단의 작은 하트 마크가 축을 맞추는 기준인 줄 모르고 그냥 꼈다가 양쪽 하이라이트가 제각각 달리 자리 잡아서 꽤 우스운 눈빛이 됐어요.

상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군요.

현아: 네, 눈동자끼리 의견 충돌이 좀 있었어요. 제대로 착용하니까 맑고 살짝 울먹이는 듯한 눈빛이 되더라고요.

상은: 셀피 찍었을 때 제일 예뻤어요. 브라운에 핑크를 한 방울 섞은 듯한 컬러도 특색 있고요. 그래픽 지름이 조금 크게 느껴지는데 서클의 아우트라인이 두꺼워서 그런 것 같아요. 그 대신 눈이 아주 그렁그렁해 보여서 화보 촬영할 때도 잘 쓸 것 같고요.

정환: 베이지에서 소프트 핑크로 이어지며 그러데이션을 이뤄 예상보다 자연스럽더라고요. 그래도 서클 링부터 컬러까지 워낙 ‘그렁그렁’한 쪽이라 민낯에 렌즈만 끼는 저에겐 약간 어색했어요. 갑자기 눈만 사연 있어 보여요.

현아: 저는 그런 사연 있는 눈 좋아해요.

LENSME 루미문 원데이 #미스트그레이. 1팩 10개입, 2만5천원.

정환: 렌즈미의 루미문 #미스트그레이는 축 고정 렌즈의 특징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느낌이었어요. 눈동자 색이 확 바뀌더라고요. 데일리 아이템이라기보다 캐릭터 하나 장착하는 느낌.

현아: 확신의 그레이 렌즈파라 그런지 끼자마자 ‘아, 이거 내 렌즈다’ 싶었어요. 차분한 그레이에 블루가 한 방울 섞인 컬러라 눈동자가 엄청 서늘해 보여요. 하이라이트까지 더해지니 눈동자도 훨씬 또렷하고 입체적으로 보이고요.

정환: 빌런 캐릭터가 된 느낌? 착용하자마자 얼굴의 체온이 3℃ 정도 내려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착용감도 나쁘지 않아요. 무게감은 살짝 있는데 거슬릴 정도는 아니에요.

상은: 매일 착용하기보다는 평소와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내고 싶은 날 손이 갈 것 같아요. 이국적인 메이크업이랑 매치해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정환: 존재감으로만 따지면 오렌즈의 빅글로이 #라벤더가 압도적이지 않아요? 컬러 렌즈 눈동자 그래픽 지름이 점점 작아지는 흐름 속에서도 혼자 뚝심 있게 제 갈 길을 가는 것 같아요. 컬러가 상단의 그레이와 하단의 라벤더가 나뉘어 있어서 눈동자도 훨씬 입체적으로 보여요.

OLENS 빅글로이 원데이 #라벤더. 1팩 10개입, 2만원.

현아: 의외로 이게 제일 잘 어울렸어요. 피부가 쿨 톤이라 그런지 라벤더 컬러가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받더라고요. 눈동자가 확실히 커 보이는데 예상만큼 과하지도 않고요.

상은: 저는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기보다 컬러 렌즈를 꼈다는 존재감이 확실하게 느껴졌어요. 그만큼 라벤더 컬러가 워낙 유니크해서 특별한 날이나 색다른 셀피를 찍고 싶을 때는 이만한 게 없을 것 같아요.

정환: 존재감은 마음에 드는데 오래 끼기에는 조금 힘들었어요.

현아: 아름다움에는 대가가 따르는군요.

정환: 눈은 대가를 지불할 생각이 없나 봐요. 그래도 새로운 만남 덕분에 단종의 상처는 조금 회복됐습니다.

상은: 새 사랑을 찾으셨나요?

정환: 아직요. 5년 만난 사이를 하루 만에 어떻게 잊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