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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10년 차 부부의 82㎡의 아파트. 30년 된 아파트의 빛바랜 외관과 달리 이 집의 내부는 재미있고 컬러풀한 소품들로 볼거리가 풍성하다. 커다란 가구부터 작은 소품은 물론 가구의 배치까지 이 집에 이유 없이 놓여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주방에서부터 거실, 베란다가 하나로 이어지는 구조는 작은 평수를 보다 넓게 사용하기 위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집을 특색 있게 만들어주는 베이스가 된다.

 

주방에 만든 ‘ㄷ’자형 공간과 거실과 주방 사이에 설치한 디터 람스 디자인의 비초에(Vitsoe) 시스템 선반은 작지만 알찬 공간을 만드는 데 한 몫한다. 소파 대신 선택한 보라색 LC3 소파와 빈티지 바르셀로나 체어가 놓여 있는 거실과 이웃해 있는 베란다에 있는 임스 라운지 체어는 과거 공항에서 쓰던 제품을 구입한 것으로 지금은 볼 수 없는 레어템이다. 과거의 흔적이 있는 빈티지한 스타일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 안의 색깔이 결정되었고, 이에 맞는 가전을 선택하게 되었다.

“가전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디자인이에요. 물론 기능을 고려하기도 하지만 집에 들여놓았을 때의 조화를 먼저 생각해요. 다행히 우리 둘의 취향이 같아 물건을 고를 때도 잠깐만 상의해서 선택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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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나 둘씩 채워 넣은 가전제품은 튀지 않으면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제 기능을 충실히 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오래된 애플 컴퓨터의 본체를 TV로 사용하는 것인데, 부부가 합심해서 만든 하나의 작품 같은 것이라고 한다. 빈티지 보스 오디오와 듀얼릿 토스터는 일본 야후옥션과 영국 사이트에서 직구한 것이며 공기청정기는 샤오미, 히터는 플러스마이너스제로의 에코 히터를 사용하고 있다. 상부장을 없앤 대신 오픈형 수납공간을 만들어 아기자기함을 더한 주방에는 세척력이 좋다는 평을 듣고 구입한 동양매직의 식기세척기와 하츠에서 구입한 후드가 설치되어 있다.

 

집 안의 분위기를 망치는 가전이 하나라도 있을 법하지만 이 집만큼은 예외다. 평범한 아파트를 비범하게 채우고 있는 가전제품에서는 결코 값비싼 물건들만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결국 집주인의 취향이 공간의 색깔을 만든다는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