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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웨어가 패션의 중심에 선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매 시즌 트렌드 키워드로 손꼽히기 때문일까? 트렌드라고 명명하는 것 자체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럼에도 이번 시즌 다시 한번 스포츠 룩을 짚어보아야 하는 이유는? 캐주얼하거나 에너제틱한, 전형적인 스포츠웨어와 확연히 다른 스타일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여자라면 누구나 꿈꿀 법한 세련되고 현대적인 스포티 룩을 만날 수 있게 된 것.

 

오프-화이트의 버질 아블로와 MSGM의 마시모 조르제티는 상반된 아이템을 믹스 매치하는 데서 그 해법을 찾았다. 깨끗한 화이트 블라우스와 바스락거리는 트레이닝팬츠, 아가일 패턴 니트 베스트와 심플한 트랙 레깅스의 조합 같은 영리한 스타일링은 기존의 스포티 룩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분위기를 지녔다. 예민한 감각을 드러내는 동시에 편안한 매력을 선사함은 물론이다. 막스마라는 브랜드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아우터를 부각하기 위해 스포츠웨어를 불러들다. 나일론 보디수트, 후드 재킷, 선바이저 같은 전형적인 아이템을 특별하게 만든 건, 바로 그 위에 걸친 깔끔한 스프링코트! 스텔라 매카트니와 끌로에 역시 여유로운 여자들의 일상을 떠올리며 스포티한 디테일을 충실하게 담았다. 그 낙낙한 실루엣은 입었을 때도 편하지만, 낮과 밤의 든든한 스타일 조력자 역할을 하기에도 손색없다.

 

이쯤 되면 모던한 스포츠웨어가 이번 시즌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음을 눈치챘을 터. 그럼 이를 실생활에서 도전하기 전 기억해야 할 팁을 꼽는다면? 첫째, 기존의 스포츠 웨어에서 사용하지 않는 소재를 택할 것. 이자벨 마랑의 메탈릭한 코튼 윈드 브레이커나 펜디의 부드러운 가죽 조거 팬츠, N°21의 레이스 아노락이 좋은 예다. 둘째,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의상을 과감하게 매치할 것. 컬러 블록 실크 셔츠와 플리츠스커트 위에 윈드브레이커를 두른 베르사체, 펑퍼짐한 트레이닝팬츠 위에 빳빳한 트렌치코트를 입은 Y 프로젝트의 반전 스타일링은 올여름 모두의 예상을 깨는 꽤 강력한 한방이 되어줄 테니까. 이 두 가지만 기억한다면 모던한 서머 룩을 완성하는 건 생각보다 간단한 일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