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배술

고온에 끓이지 않고 압력을 낮추어 증류하는 감압 방식으로 만드는 소주. 문배술의 기원은 평양인데 쌀이 귀한 곳이다 보니 조와 찰수수로 만든 술이다. 그런 이유로 같은 원료로 만드는 중국의 고량주와 닮은 점이 있다. 쌀로 빚은 소주에 비해 달콤한 향과 깔끔한 맛을 지닌 데다 술병 모양이 매끈해 젊은 층에서 인기가 많다. 23도, 25도, 40도 세 종류가 있다.

2 전주 이강주

배, 생강, 울금, 계피를 넣고 오랫동안 숙성시킨 미황색의 소주. 과일과 향채를 넣기 때문에 달콤한 맛이 은은하게 배어 있다. 최남선이 조선에 관한 상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1946년에 지은 <조선상식문답>에 따르면 이강주는 ‘조선 3대 명주’ 중 하나 특유의 향이 있기 때문에 담백한 음식보다는 양념한 안주와 더 잘 어울린다. 19도, 25도, 38도 세 종류가 있다.

3 로아

대표적인 전통 양조장인 배혜정도가의 소주. 배와 쌀을 넣어 만든 증류주인데 벌꿀이 들어 있어 뒷맛이 달콤하다. 로아는 곡물이나 사과 같은 과일을 발효시킨 뒤 증류하는 가향 증류 방식인 서양의 슈냅스를 차용해 만들었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이 특징. 40도.

4 톡 한잔 소주

보리 막걸리로 유명한 양조장에서 만드는 증류주. 전통 소주는 대부분 쌀로 빚는데 톡 한잔 소주는 전라남도 영광에서 많이 나는 보리로 만든다. 보리로 빚은 소주는 쌀로 만든 소주와 풍미가 많이 다르다. 무엇보다 가성비가 뛰어난 소주. 30도.

5 무작53

쌀과 누룩만으로 빚은 소주. 헌법 교수였던 정희철 선생이 전통주에 뜻을 두고 교수 자리를 마다한 채 홍천군 내촌에 있는 양조장에서 만드는 술이다. 지난해 출시되었는데 최근 세를 넓혀가는 프리미엄 소주 시장의 선두 주자이기도 하다. 53도로 알코올 도수가 꽤 높다.

6 삼해소주

서울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통 소주인 삼해소주는 전통 증류주 주조에 주로 쓰이는 상압 방식으로 빚는다. 발효주를 100°C 이상의 고온에 끓이면 생기는 증기가 맺힌 이슬을 모아 만드는 상압 방식으로 빚은 술은 향이 풍부한 것이 특징. 하지만 온도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탄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맛을 내기가 쉽지 않다. 삼해소주는 전통 증류주 제조 방식에 따라 진짜 소주의 맛을 지닌다. 45도.

 

How to Drink

2백여 종의 전통술을 맛볼 수 있는 백곰 막걸리&양조장의 이승훈 대표가 소주를 맛있게 즐기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 주었다. 우선 소주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상온에 보관한 상태로 음미하는 것. 소주의 향은 온도가 낮을수록 약해지므로 소주 특유의 향이 부담스럽다면 얼음을 넣어 온더록스로 마셔도 좋다. 온더록스에 레몬을 넣는 경우도 많은데 이강주처럼 과일이 들어 있는 소주에는 어울리지 않는 방법. 독주를 마시기 힘들다면 미지근한 물이나 찬물에 섞어 마셔도 좋다. 일본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