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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T OUT

마른 사람도 수영복을 입을 때 신경 쓰이는 부위가 바로 배다. 몸 전체는 뚱뚱하지 않은데 배만 나온 D자형 체형은 체중에 비해 근육량이 적은 경우, 하체가 비대칭인 경우, 코어의 힘이 약한 경우 등 원인이 다양하다. 에디터의 경우 아침마다 공복 운동을 30분 이상 하고 야식과 밀가루를 멀리하는 등 나름 노력을 해왔는데도 뱃살이 빠지지 않았다. 유원한의원 김규형 원장이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진찰 전 자율신경 밸런스 검사 결과 부신(콩팥 위에 위치한 내분비기관) 저하로 판단됩니다. 야근과 스트레스가 많은 직종에서 흔히 나타나죠. 지금 운동을 열심히 하면 되레 역효과가 납니다. 휴식이 절실한 상태에서의 운동은 가혹한 고문일 뿐이거든요. 트럭에 실을 만큼 큰 짐을 오토바이에 싣고 움직인다고 생각해보세요.” 그의 처방은 공복 운동은 당분간 쉴 것, 늦어도 밤 11시 이전에 잠들 것, 군것질을 줄이는 대신 오리, 소고기, 두부 같은 단백질과 떨어진 신진 대사를 활발하게 만드는 한약을 규칙적으로 먹어 체력을 만들 것. 요지부동이던 체중이 일주일 만에 체지방만 2kg이 빠졌으니, 신진 대사를 좋게 만들어 몸을 따뜻하게 하면 자연히 살이 빠질 거라는 그의 말은 거짓 말이 아니었다. 운동하고 난 후 두드려 맞은 것처럼 몸이 아프기만 하고 뱃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운동에 박차를 가할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되돌아보길.

시에나 밀러와 페넬로페 크루즈를 담당하는 자연요법 의사 니그마 탈리브(Nigma Talib)도 불룩한 뱃살이 신체 기능 이상의 징후라고 얘기한다. 그녀가 <마리끌레르> 영국판 뷰티 에디터 소피 쿠레시와 나눈 인터뷰 중 박테리아가 뱃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 점이 흥미롭다. “배에는 약 1백 조에 이르는 박테리아가 살고 있어요. 항생제, 스트레스, 가혹한 다이어트 등으로 몸이 균형을 잃으면 ‘나쁜’ 박테리아가 배를 지배합니다. 장내 음식물을 발효시켜 배를 부풀게 하는 가스를 발생시키는 거죠. 박테리아의 불균형이 실제로 지방을 늘린다는 연구도 있고요. 어떤 박테리아는 신진대사율을 감소시키고 식욕을 촉진해 지방의 저장량을 늘리거든요.” 디톡스 주스를 한 달 이상 마셔(딱히 식사 대용이 아니더라도) 나쁜 박테리아를 줄이고 배 속의 미생물 균형을 회복하는 것, 그리고 생균제를 섭취해 ‘좋은’ 박테리아의 증식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건강에 문제가 없는데도 뱃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미파문 피부과의 아포 토시스 시술을 추천한다. 이 시술은 지방세포의 사이즈만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방을 배출하고 림프 순환을 돕는 목적의 주사 요법으로, 요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주사 후 약물이 퍼지게 할 목적으로 마사지하는 5초간은 비명이 절로 나올 만큼 아프지만 그만큼 효과는 크다. 2회만 시술해도 배가 납작해지는 효과가 나타나므로 의사도 되도록 그 이상의 시술은 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