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HORA

누구나 주인공인 세상

세포라는 주기적으로 ‘We Belong to Something Beautiful’이라는 캠페인을 전개하며, 사회적으로 그늘에 가려진 이들을 조명한다. 성 소수자부터 이주민, 신체적·정신적으로 장애를 가진 이들까지 다양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다루고 있다. 이들은 인터뷰 영상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주며 세포라와 함께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특별한 여정을 소개한다. 이들 중에는 세포라에서 일하는 직원도 포함되어 있어 더욱 의미 깊다. 이 캠페인은 우리가 소수자들을 대할 때 범하기 쉬운 의도하지 않은 차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특정 대상을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누구나 하지만, 우리 일상에는 이미 너무 많은 차별적 행동과 말이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뜻하지 않게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일을 방지하고, 구조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세포라의 이 프로젝트는 반드시 필요한 움직임이다.

 

 

LUSH

진짜 세상에서 만나요

러쉬는 2021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스냅챗, 왓츠앱, 틱톡 등 주요 SNS 플랫폼에서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브랜드에서 밝힌 이유는 명확했다. 소셜 미디어가 광고 수단으로 전락하며 기업이 개인 정보를 문제의식 없이 사용하는 데 극심한 회의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외모 지상주의와 불안, 우울, 차별 등 디지털 폭력이 한층 심각해진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복잡한 현실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배스 밤과 소셜 미디어의 목적이 정반대로 향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이 늘 남과 비교하며 불안에 떨고, 스트레스를 받곤 하죠.” 러쉬 제품의 발명가이자 글로벌 디지털 수장인 잭 콘스탄틴(Jack Constantine)은 일부 SNS 활동을 중단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사람들은 이 이유 있는 결심에 너나없이 박수를 보냈다. 과연 러쉬다운 결정이라며, 브랜드의 진심이 느껴진다는 응원의 목소리가 쏟아진 것은 물론이다. 이후 러쉬는 이 결정이 완전한 안티소셜(anti-social)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보다 윤리적인 소통 창구가 있다면 즉시 돌아올 것이라는 반가운 컴백을 예고하기도 했다.

 

 

YSL BEAUTY

폭력의 정당화를 멈추기 위해

최근 파트너 폭력의 심각성이 대두하며 사회 전반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입생로랑 뷰티는 이런 흐름에 발맞추어 ‘Abuse is not love’ 프로그램을 2020년부터 전개하고 있다. 브랜드 앰배서더인 조 크래비츠와 두아 리파 등 많은 셀럽도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여성의전화와 협력해 ‘파트너 폭력 추방’을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했다. “파트너 폭력은 물리적 폭력뿐 아니라, 다양한 유형으로 안전과 자유를 위협합니다. 이런 폭력에 대한 인식 수준을 높이고자 입생로랑 뷰티 직원은 교육을 이수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활동을 이어가려고 해요.” 캠페인의 취지를 전한 브랜드의 제너럴 매니저 박다현의 말처럼, 파트너 폭력은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포장하기 쉽다. 이런 의미에서 피해자들의 입장을 전적으로 대변하며 사회적 인식을 바꾸려는 브랜드의 노력이 돋보인다.

 

 

MAYBELLINE NEW YORK

삶을 지탱하는 손길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스스로 목숨을 버릴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시간당 1.5명, 하루 평균 38명이 자살을 선택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불안과 우울감이 퍼지며,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아졌고, 이는 더 이상 특수한 문제가 아니다. 메이블린 뉴욕은 이런 정신적 우울을 해소하고자 ‘Brave Together’ 캠페인을 시작했다. 향후 5년 동안 정신 건강 관련 조직에 1천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공표하며,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등 혼자서 이 고통을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메이블린 뉴욕 코리아도 캠페인의 일환으로 ‘사람사랑 생명사랑 밤길걷기’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함께 걸으며 우울증을 자가 진단할 수 있도록 리플릿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개개인의 마음을 살피고자 한 것. 우울에 잠식된 누군가에게 따뜻한 손길을 건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행보야말로 불안이 살냄새처럼 배인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 아닐까.

 

 

L’OCCITANE

여성을 일으키는 연대의 힘

록시땅의 대표 제품인 ‘시어버터’ 라인은 훌륭한 품질 너머에 유의미한 서사가 깃들어 있다. 창립자 올리비에 보송(Olivier Baussan)이 부르키나파소를 여행하던 중, 그곳 여성들에게 시어버터의 히스토리를 듣게 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시어버터는 아름답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이었으며, 오로지 여성들만 수확해 ‘여성의 황금’이라고 불렸다. 이 일을 계기로 록시땅은 부르키나파소 여성들에게 시어버터를 주문하게 되었고, 마을 시장에서만 판매하던 시어버터 생산을 위해 그 지역 여성들과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파트너십은 부르키나파소 여성들이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지역사회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는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록시땅은 2025년까지 약 6만 명에 이르는 부르키나파소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발전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등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시어버터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