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 진진

THE FLOWER OF MY SECRET 1995

스페인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모든 영화를 깊이 사랑한다. 그중에서도 1995년에 개봉한 <비밀의 꽃>은 서정적인 풍경과 다채로운 색감, 그리고 세련된 룩이 어우러져 미장센이 돋보이는 작품. 특히 주인공이 집 안에 있을 때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인데, 곱슬머리와 어우러진 짙은 레드 립스틱, 브라운 아이섀도와 아치형 눈썹이 1990년대 커리어 우먼을 그대로 보여준다. 붉은 벽지와 브라운 톤의 가구가 대칭적으로 놓인 집 안에서 빨간 재킷과 완벽하게 메이크업을 한 얼굴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떠나간 남편이 그리워 심적으로 무척 괴롭지만, 그럼에도 일상을 놓지 않고 매일 흐트러짐 없이 치장하는 모습이 그녀가 얼마나 강인한 사람인지 표현하는 듯하다.

세트 스타일리스트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