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화보는 컨셉추얼한 동시에 오뜨 꾸뛰르 요소를 지닌 크리스챤 디올 뷰티의 ‘플랑 드 파리’ 리미티드 메이크업 컬렉션과 함께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컬러를 활용하고, 과감한 터치를 가미하는 등 이전과 다른 메이크업에 도전했어요. 시안을 받아보니 설레고 즐거웠어요. 평소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편이라 그런지 ‘빨리 해보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크리스챤 디올 뷰티와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함께 해왔는데, 이번에도 어떻게 하면 시너지를 더욱 발휘할 수 있을지 다각도로 고민하며 좋은 경험을 했어요.
크리스챤 디올 뷰티와 오랜 기간 협업하며 다양한 제품을 써봤을 것 같아요. 그중 특히 애정이 가는 건 무엇인가요? 크리스챤 디올 뷰티의 어딕트 립 글로우가 제게는 필수템이에요. 평소 선크림만 바르고 다닐 때가 많은데, 그때 어딕트 립 글로우로 입술을 촉촉하면서도 생기 있게 가꿀 수 있으니까요. 사용하는 기초 화장품도 전부 크리스챤 디올 뷰티 제품이에요. 특히 ‘디올 프레스티지 라 마이크로-륄 드 로즈 어드밴스드 세럼’은 몇 통째 쓰고 있어요.(웃음)
보습에 신경 쓰는 것이 피부 컨디션을 좋게 유지하는 방법이군요.(웃음) 디올의 글로벌 앰배서더로서 매해 파리를 방문하고 있죠. 최근 파리에서 경험한 시적인 순간이 있나요? 일정을 마친 뒤 호텔로 돌아와 감상한 야경이 떠올라요. 무더운 계절에 파리를 찾은 적은 드문데, 창밖으로 펼쳐진 풍경이 참 예쁘더라고요. 여름밤 파리의 빛나는 장면을 두 눈에 많이 담아 왔어요.
디올 쇼뿐 아니라 여러 스케줄을 소화하며 올여름을 알차게 보냈을 것 같아요. 최근 두 작품 촬영을 마쳤다는 소식도 접했어요. 크랭크업 하며 작품이 내 손을 떠났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촬영하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어요. 아무리 힘들더라도 ‘순간의 편함’을 택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왔는데, 혹시라도 제가 놓친 부분이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했나?’ 생각하다 보니 다양한 감정이 느껴졌어요. 마지막은 아쉽기 마련이지만, 긴 시간 함께하며 한마음을 이룬 사람들과 뜨겁고도 즐겁게 촬영한 것 같아요.
배우 김지수는 현장에서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요. 드라마나 영화를 촬영하러 가면 어떤 자세로 임해요? 하나의 작품을 위해 수많은 이들이 저마다 노력을 쏟듯이, 저도 제 자리에서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주변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걸 인지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현장에서는 되도록 개인적인 기분을 드러내지 않고, 늘 비슷한 컨디션을 유지하려 해요. 계속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캐릭터 그 자체로 존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아요.
그 노력이 담긴 차기작 두 편이 2025년에 공개된다고 들었어요. 필모그래피를 채워가는 요즘 느끼는 연기의 즐거움과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대본 속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가장 즐거워요. 제 표정과 말투를 비롯한 모든 표현이 캐릭터에 일종의 색으로 입혀지니 신기하더라고요. 만약 제가 잘 표현해내지 못하면, 캐릭터의 매력이 무채색처럼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을 테니 부담도 느껴요. 감사하게도 그동안 감독님과 배우분들이 조언과 응원의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이런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가다 보면 어느새 저만의 것이 생기겠죠?(웃음)
그럼요. 더욱 다채로운 연기를 볼 수 있기를 바라요. 가수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죠. 어느덧 데뷔 8주년을 맞았고, 얼마 전 블랙핑크의 월드 투어 실황을 담은 영화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 핑크] 인 시네마>도 개봉했어요. 월드 투어도, 영화 개봉도 ‘블링크’ 덕분에 가능한 일일 거예요. 블랙핑크에 보내주시는 커다란 사랑에 다시금 고마움을 느끼고 있어요. 세계 곳곳의 블링크를 만나면서 느낀 행복, 그 벅찬 감정이 영화를 관람하는 분들에게도 오롯이 전해질 수 있었으면 해요.
블링크가 기뻐할 소식이 더 있죠. 내년 중 블랙핑크 컴백과 새로운 월드 투어가 예정되어 있다고요. 체력 관리를 포함해 지난 투어의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해서 보다 좋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 중이에요. 내년에는 블링크와 만날 날이 더 많을 것 같아요. 블링크가 저희와의 만남을 통해 힘을 얻기를 항상 바라거든요. 블링크와 함께 앞으로 어떤 반짝이는 순간들을 더 만들어갈 수 있을지 큰 기대를 품고 있어요.
향후 활동도 기대돼요. 음악부터 드라마, 영화까지 본인의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으니 더더욱요. 마리끌레르와의 지난 인터뷰에서 “처음 하는 일에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마음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알고 있어요. 이토록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제게 다가온 기회에 온전히 집중하고 싶을 뿐이에요. 원하는 일에 몰두하는 것 자체로 좋더라고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매사에 열심히 임하다 보면, 제가 나아가는 속도와 방향은 자연스레 잡힐 거라고 믿거든요.
단단한 내면이 느껴지는 말이네요. 내면을 굳게 다지며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아름답다고 느낄 때가 있더라고요. 지수 씨는 평소 어떤 내면을 지닌 사람에게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지 문득 궁금해요.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요. 나와 다른 무언가를 인정한다는 건 그 대상을 높여주려는 넓은 마음, 배려심과 이해심을 지녔다는 거잖아요. 그와 동시에 스스로를 기꺼이 낮출 수 있는 자존감도 갖췄을 테고요. 또 본인의 잘못이나 부족한 면을 용기 있게 인정하는 사람도 아름다운 것 같아요. 모두 여유로운 내면에서 비롯되는 태도죠.
내면이 여유로우면 더 낭만적인 삶을 살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바삐 지내다 놓치기 쉬운, 사소하지만 멋진 일상 속 순간들을 누릴 수 있을 테니까요. 평소 일상에서 무엇을 마주할 때 낭만적이라고 느끼나요? 지금 떠오르는 건 변화하는 계절을 맞이하는 제 모습이에요. 계절이 지날 때마다 낭만을 느껴요. 시간이 흐르고, 서서히 계절이 바뀌고, 그 안에 제가 있고. 계절과 함께 변하고 있는 이 모든 순간이 참 낭만적인 것 같아요. 늘 똑같아 보이지만 그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나무나 바람의 변화를 만끽하며 산책을 할 때도 그렇고요.
여름을 건너 가을로 향하는 이 시기가 또 한 번 낭만을 선물한다면 좋겠습니다.(웃음) 마지막으로 궁극적으로 그리는 낭만이 무엇인지 묻고 싶어요. 제가 꿈꾸는 궁극적 낭만은 어떤 순간에도 저를 잃지 않고, 제가 저로서 있는 거예요. 물론 변화하는 순간 속에서 스스로를 지켜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아요.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 낭만적으로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