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향이 실린 바람이 불던 첫 만남의 기억을 여자의 두 뺨과 눈에 고스란히 담았다. 샤넬(CHANEL) 레 꺄트르 옹브르 4색 아이섀도우 팔레트 #394 디비네이션의 라일락 컬러를 눈두덩이에 넓게 칠한후, 크리스챤 디올 뷰티(CHRISTIAN DIOR BEAUTY) 로지 글로우 #006호를 광대뼈 바깥에서 안쪽으로 길게 뻗치듯 터치해 눈가와 연결했다.
남자 어깨의 멍은 리스키(RISKY) 피그먼트 아이섀도우 팔레트 #더스티 블루의 블루와 그레이를 블렌딩해 표현했다. 

“우리가 서로를 향해 ‘너’라고 부른 그 순간만큼은 구도 나도 명징하게 기억했다. 그 날 노곤한 한낮의 햇살과 온기처럼 허공에 깃든 라일락 바람도”

구의 머리칼이 한 움큼 빠진 부분을 핑크색 스프레이로 칠하고, 머리칼을 꿀꺽 삼킨 담의 모습은 꽃잎을 입에 물어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길이가 긴 인조 속눈썹을 여자의 속눈썹 위에 불규칙적으로 붙인 뒤, (M.A.C) 맥스택 마스카라를 세로로 세워 가닥가닥 되직하게 발라 머리칼처럼 만들었다.

“깊은 밤 잠 못 드는 몸처럼 이리저리 뒤척이던 걱정과 바람. 쇄골까지 내려온 구의 머리칼을 어루만지니 푸석한 머리칼이 한 움큼 빠졌다. 손에 쥔 그것을 가만히 보았다. 버릴 수 없어서, 돌돌 말아 입에 넣고 꿀꺽 삼켰다. 밤은 천천히 가고 비는 오지 않았다.”

집어삼킨 머리칼이 마치 은하수처럼 여자의 입에서 흘러내린다.

니트 탱크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