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ĒSOP 비레레 오 드 퍼퓸. 50ml, 17만원.
MOLTON BROWN 리바이빙 로즈마리 배쓰 & 샤워 오일 인 젤. 300ml, 5만3천원.
GIVENCHY BEAUTY 프리즘 리브르 스킨-케어링 글로우 쿠션 #N95. 본품 12g, 9만9천원대, 리필 12g, 6만3천원대

마리끌레르 뷰티팀의 막내 에디터가 되면서 새롭고 다양한 뷰티 제품을 만날 수 있었다. 여러 제품이 머릿속을 스쳐가는 가운데, 올해 유난히 잘 쓴 제품은 뭐가 있는지 떠올려보았다. 먼저 이솝의 비레레 오 드 퍼퓸! 향수 없이 못 사는 향수 러버로 다양한 향을 즐기는데, 비레레 오 드 퍼퓸이 나의 올해 향수 셀렉션에 꼽혔다. 듬직한 나무,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싱그러운 무화과 향 등 생기로운 자연의 내음이 어우러진 아로마틱 향수다. 평소 묵직한 향을 좋아하는데도 비교적 가벼운 비레레 오 드 퍼퓸은 잔향이 오묘해 계속 살냄새를 맡게 한다. 두 번째는 몰튼 브라운의 리바이빙 로즈마리 배쓰 & 샤워 오일 인 젤. 고단한 하루의 끝에 리바이빙 로즈마리 배쓰 & 샤워 오일 인 젤로 샤워하면, 잠드는 순간까지 진한 로즈메리 향이 느껴지며 마치 아로마테라피를 한 듯 기분 좋은 노곤함이 몰려온다. 마지막 주자는 지방시 뷰티의 프리즘 리브르 스킨-케어링 글로우 쿠션이다. 피부를 완벽히 커버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정돈하는 정도로 가볍게 피부 화장을 마치는 터라, 지방시 쿠션의 세미글로 피니시가 ‘베이스 추구미’와 잘 맞는 느낌이랄까? 이 제품을 바른 날이면 다들 입 모아 피부를 칭찬하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올여름 홍콩행 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 라운지에 앉아 화장을 고치고 있던 중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이 이 쿠션 콤팩트에 호기심을 보이더니 제품명을 듣고는 곧장 면세점으로 달려가는 것이 아닌가!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괜스레 뿌듯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이렇게 내 곁을 든든하게 지켜준 세 제품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2024년 올해의 ‘비러브드’를 마무리해본다.

<마리끌레르> 뷰티 에디터 송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