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끌레르> 뷰티 에디터 현정환

SNS 알고리즘을 점령한 왕홍 메이크업의 첫인상은 코스프레를 연상시킬 정도로 진하고 인위적이었지만, 점차 익숙해지며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지 않게 보인다. 다채롭고 트렌디한 뷰티 스타일을 좇는 에디터에게도 이는 더 이상 우악스러운 화장이 아니라, 연구가 필요한 대상이 됐다. 중국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진 최근 상황은 지금이 왕홍 뷰티를 탐험하는 적기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다양한 국내외 패션과 뷰티 브랜드가 빅 이벤트를 여는 상하이로 향하게 됐다. 고풍스러움과 최첨단이란 상반된 매력이 어우러진 상하이는 뷰티 아이템 또한 입체적인 형태를 띠고 있었다. 중국식 화풍을 녹여낸 패키지부터 당장이라도 발광할 듯한 팝한 컬러의 아이섀도, 대왕 퍼프처럼 재미와 기능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애플리케이터까지! 수많은 선택지 중 에디터의 선택을 받은 건 플라워 노즈(Flower Knows) ‘버터플라이 클라우드 컬러 컬렉션’ 블러셔와 아이 팔레트였다. 왕홍 메이크업의 특징인 ‘뽀용함’과 영롱함을 표현하기에 적격인 두 제품은 엄청난 발색력을 자랑했다. 다소 불량식품처럼 도발적인 사용감이 처음에는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몇 번의 터치로 얼굴에 ‘MZ력’을 가득 채워줬기에 곧 파우치 속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 기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인기에도 ‘중국산’이라는 구시대적 시선으로 새로운 뷰티 컬처를 거부하던 스스로를 반성하며, 좀 더 너른 마음으로 다양한 뷰티 아이템을 받아들이겠다는 다짐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