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터 스킨은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루틴으로 완성한다. 무엇보다도 기본은 건강한 피부 상태. 꼼꼼한 스킨케어를 통해 피부 본연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영화 <아노라>로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마이키 매디슨(Mikey Madison). 무대에 오른 그의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우아하고 고급스러웠다. 여우주연상의 위엄도 컸지만, 그의 완벽한 메이크업 룩이 빛을 발했기 때문. 본연의 피부 톤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스러운 베이스 컬러에 적당한 광채를 더한 텍스처가 그의 분위기를 더욱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여기에 색조 메이크업 또한 베이스 톤과 조화를 이루도록 뉴트럴 톤을 선택해 과하지 않으면서도 품격 있는 룩을 완성한 모습. 배우 마거릿 퀄리(Margaret Qualley) 역시 주목할 만하다. 영화 <서브스턴스>에서 보여준 대담한 연기와 상반되게 이번 아카데미 레드카펫에서는 담백하고 우아한 룩으로 또 다른 매력을 과시했다. 애써 글로시하게 표현하지 않고 피부를 매끈하게 커버한 후 하이라이터로 자연스러운 윤곽을 강조한 모습은 감탄을 자아냈다. 이렇듯 할리우드 스타들이 선택한 메이크업은 SNS를 타고 빠르게 퍼져 ‘버터 스킨(Butter Skin)’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트렌드로 탄생했다.
컴플렉션 메이크업, 우리말로 직역하면 안색 메이크업이다. 안색은 피부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만큼 메이크업의 기본은 피부 표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그간 베이스 메이크업과 관련한 뷰티 트렌드가 많이 등장했다. 설탕 시럽을 묻힌 도넛처럼 빛나는 피부가 돋보이는 글레이즈드 도넛 스킨, 유리알처럼 맑고 투명한 글라스 스킨, 건강한 창백함을 연출한 페일 스킨,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아 마치 민낯처럼 보이지만 자연스러운 피부 톤이 포인트인 노 메이크업 스킨 등이 그 예다. 이렇듯 최근 몇 년간 유행한,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뷰티 트렌드를 살펴보면 자연스러움에 중점을 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베이스 제품을 두껍게 바르거나 결점을 완벽하게 가리는 대신, 가벼운 텍스처로 최소한만 커버하는 방식으로 여기서 각 트렌드의 디테일 차이를 낳는 것은 광택을 더하거나 질감 표현을 추가하는 것이다.
내추럴, 미니멀, 무해력이 트렌드를 이끄는 지금, 여전히 인위적이지 않은 건강한 아름다움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앞서 간략하게 소개한 베이스 메이크업에 이어 버터 스킨이 2025년 뷰티 트렌드로 발돋움했다. 버터 스킨은 글레이즈드 도넛 스킨, 글라스 스킨 등과 비슷한 맥락을 이어가지만, 그 자체로 특별한 질감과 느낌을 강조한다. 매끈한 표면에 윤기가 도는 버터처럼 크리미한 질감에 과하지 않으며 균일한 피부 톤이 특징. 너무 보송하지도, 그렇다고 과하게 반짝이는 고광택 피부도 아닌, 적당한 윤광 표현이 핵심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자연스럽되 부드럽고 매끈한 피붓결로 마치 잘 녹인 버터를 피부에 얇게 발라 탐스러운 광택이 도는, 은은하게 빛나는 피부 말이다. 피부 본연의 질감을 살려 건강한 피부로 표현하는 버터 스킨은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뷰티 트렌드로 볼 수 있다.
뷰티 브랜드 로드(Rhode)의 설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 중인 헤일리 비버(Hailey Bieber)는 버터 스킨 메이크업을 사랑하는 셀럽 중 한 명이다. 그는 자신의 브랜드 로드를 통해 버터 스킨 연출에 최적화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배리어 버터(Barrier Butter)’라는 이름의 모이스처 밤은 실제 버터 같은 부드럽고 크리미한 질감으로 화제를 모았다. 피부에 녹아들 듯 밀착되는 텍스처에 최대 24시간 동안 수분을 공급하는 히알루론산 복합체와 수분을 잠그는 역할을 하는 보습제 무루무루 버터를 함유해 밤 시간에 사용하면 더욱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피부 세포 재생이 활발한 밤사이, 피부 깊숙한 곳까지 보습과 영양 성분을 전달하기 때문에 피부 본연의 톤을 맑고 건강하게 만든다는 평이다. 이 제품은 출시 후 틱톡을 중심으로 크게 바이럴되며 약 3천7백만 건의 영상에 등장했다. 버터 스킨 콘텐츠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버터 스킨 트렌드를 이끄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버터 스킨은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루틴으로 완성한다. 무엇보다도 기본은 건강한 피부 상태. 꼼꼼한 스킨케어를 통해 피부 본연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두껍게 커버하는 메이크업이 아닌 만큼, 피부 표면에 거칠게 각질이 일어나 있거나 울긋불긋 트러블이 올라와 있으면 얇고 매끈한 버터 스킨 표현은 결코 쉽지 않다.
결국 버터 스킨의 시작은 피붓결을 정돈하고 충분한 보습으로 바탕을 탄탄하게 다지는 것이다. 그 위에 가벼운 포뮬러의 베이스 제품을 얇게 레이어링해 자연스러운 커버와 윤기를 더해보자. 워터리한 텍스처처럼 과하게 글로시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보송한 파우더 타입은 피할 것. 대신 약간 점성이 있는 세럼 혹은 크림 타입 하이라이터와 브론저를 선택해 피부에 은은한 광채를 입혀보길. 이때 시머한 입자의 제품을 블렌딩해 자연스러우면서 고급스러운 윤광을 표현하는 것이 포인트! 이렇게 완성한 피부는 마치 갓 녹인 버터처럼 곱고 부드럽게 빛난다. 과하지 않지만 분명한 존재감을 지닌, 바로 그 절제된 광채 표현이야말로 버터 스킨이 지향하는 아름다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