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amgung Hyun
#VEGAN BEAUTY #TIME FOR YOURSELF #BEIGIC #K-BEAUTY
베이지크의 제품은 100% 에센셜 오일 블렌딩으로 만들어 향이 인공적이지 않고 편안한 감각을 제공합니다. 많은 고객이 고급 스파에서 경험한 향 같다고 이야기하죠. 이것이 ‘K-뷰티 = 매스마켓’이라는 기존의 인식을 깨는, 베이지크만의 독특한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에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는 요즘, 그 시선의 변화를 실감하시나요? K-뷰티는 이제 단순한 한류를 넘어, 산업적 영향력을 지닌 영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기술력, 혁신적인 포뮬러, 그리고 감각적인 브랜드 경험까지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단계에 이르렀죠. 사실 제가 프랑스에서 일할 당시에도 한국 화장품은 이미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로레알 내부에서 K-뷰티 트렌드를 분기마다 분석하는 세미나가 열릴 정도였으니까요. 그 당시 글로벌 소비자들이 K-뷰티를 시트 마스크나 BB크림 정도로 인식했다면, 지금은 브랜드와 제품명을 명확히 알고 직접 찾아 구매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베이지크의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높이 평가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베이지크의 제품은 100% 에센셜 오일 블렌딩으로 만들어 향이 인공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고 편안한 감각을 제공합니다. 많은 고객이 고급 스파에서 경험한 향 같다고 이야기하죠. 이것이 ‘K-뷰티 = 매스마켓’이라는 기존의 인식을 깨는, 베이지크만의 독특한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베이지크는 K-뷰티 시장에서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스파나 호텔 어메니티 같은 프리미엄 채널을 중심으로 브랜드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중입니다.
지난해, 크로아티아의 5성급 웰니스 호텔, 마테라(Materra)와 협업하며 주목받았습니다. 마테라의 CEO가 호텔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베이지크를 발견하고, 모든 룸과 스파에서 우리의 제품을 사용하고 싶다고 직접 연락해왔습니다. 이후 대면 미팅을 통해 베이지크의 감성과 브랜드 철학에 깊이 공감하셨죠. 심지어 기존의 다크 우드 톤 인테리어를 베이지크와의 조화를 위해 밝고 내추럴한 스타일로 변경하며, 브랜드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푸른 들판과 맑은 하늘이 맞닿은 지평선이 펼쳐지는 자연 속에서 베이지크를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니 꼭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2022년에 프랑스의 라이프스타일 컨셉트 스토어 ‘스몰레이블(Small-able)’에 국내 비건 브랜드 최초로 입점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까다로운 프랑스 시장을 설득한 비결은 무엇이었나요? 프랑스 시장은 단순히 브랜드의 판매 실적이나 인지도를 따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브랜드를 만든 사람과 그가 가진 철학을 중시하는 독특한 특성이 있죠. 스몰레이블 또한 제품의 품질뿐만 아니라 창립자의 철학과 브랜드의 세계관을 깊이 들여다보는 바이어들이 모인 곳입니다. 베이지크가 단순히 ‘비건 브랜드’라는 타이틀을 넘어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브랜드를 운영하는지를 진정성 있게 전달한 점이 주효한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국내외 소비자 간 제품 선호도에 뚜렷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현재는 어떤 변화가 있나요? 과거에는 우리나라 소비자가 빠른 효과와 강력한 기능성을 중시한 반면, 해외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나 지속 가능성 같은 전반적인 방향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SNS 플랫폼이 트렌드 확산 속도를 급격히 가속화시키면서, 특정 국가에서 인기 있는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소비되는 흐름이 강화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국내 소비자도 글로벌 트렌드의 영향을 빠르게 받아 더욱 다양한 뷰티 카테고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해외 소비자들은 K-뷰티의 독특한 기능성과 혁신적인 포뮬러에 매료되었습니다. 전 세계 소비자의 취향이 빠르게 동기화되며 지역 간 소비 패턴의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습니다.
앞서 프랑스에서 일하던 당시의 이야기를 잠깐 해주셨는데, 대표님이 뷰티 산업에 입문한 계기가 무언지 궁금합니다. 어린 시절, 스킨케어는 제게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의 일부였습니다. 대학에서 정보통신공학과 미술사학을 복수 전공하고, LG전자에서 상품 기획 업무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늘 뷰티에 대한 애정이 강했고, 결국 이것을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공부하며 경험을 쌓기 위해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지만, 뷰티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프랑스 화장품업계의 상품 기획 부문에 취업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중 록시땅의 회장님이 제 대학원 40년 선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분께 직접 연락드려 저 자신을 소개하며 제가 이곳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바로 채용이 결정되었습니다.(웃음) 그렇게 록시땅에서 스킨케어 상품 기획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뷰티업계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이후 로레알의 라로슈포제에서 상품 기획을 맡았고, 싱가포르로 건너가 시세이도의 APAC 면세 마케팅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베이지크는 단순히 비건 화장품을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조용히 실천하는 브랜드가 되고자 합니다.
당시 생소했던 비건 뷰티를 사업의 모토로 삼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싱가포르에서 심한 피부 트러블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약물 치료를 받았지만, 3개월이 지나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죠. 그러던 중 이탈리아인 친구가 유럽에서 가져온 작은 아틀리에 브랜드의 비건 크림을 추천해줬습니다. 패키지는 심플하고 향도 특별히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그 크림을 바르면서 피부가 진정되는 것을 직접 경험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죠. 그때부터 비건 스킨케어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시작했고, ‘내가 비건 뷰티 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에 베이지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비건 뷰티가 일상적 트렌드로 자리 잡았기에 더 이상 새로운 요소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향도 있습니다. ‘비건’이라는 요소를 처음부터 마케팅의 핵심 요소로 삼으려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비건이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라 생각했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라 여겼죠. 비건 포뮬러는 개발 과정에서 더 많은 실험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동일한 텍스처와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더 정교한 연구가 요구되며, 그만큼 비용과 시간이 더 들죠. 그럼에도 동물을 존중하는 가치는 환경적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는 꾸준히 지켜나가는 핵심 가치입니다. 단순히 비건 화장품을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조용히 실천하는 브랜드가 되고자 합니다.
현재 뷰티 과학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며 안티에이징을 표방한 제품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건 원료, 유기농, 친환경적 요소의 효능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비건 포뮬러가 효능이 약할 것이라는 인식은 아직 일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근 기술 발전 덕분에 비건 원료도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점차 입증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베이지크가 사용하는 그린 커피빈 오일은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원료로, 기존의 안티에이징 성분들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 효과를 내는 성분입니다. 비건 원료든 아니든,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포뮬러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이지크는 비건 원료 중 효과적인 성분을 최적의 비율로 배합해, 고객들이 원하는 피부 변화를 확실히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뷰티 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한 철학이 있을까요? 저는 브랜드를 ‘사람을 키우듯이’ 성장시켜야 한다고 믿습니다. 베이지크는 이제 일곱 살입니다. 마치 한 살 한 살 성장하는 아이처럼, 브랜드도 시간이 지나면서 배워야 할 것이 있고, 경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베이지크가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브랜드가 되어야 할지 고민하며 지금 일곱 살의 베이지크가 경험해야 할 것을 결정합니다. 그래야만 자기만의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지속 가능한 뷰티 산업을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3년 반 정도 육식을 하지 않는 페스코테리언을 실천했습니다. 하지만 저혈압이 심해지면서 건강상의 이유로 지속하기 어려웠죠. 이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각자가 놓인 상황에 따라 실천할 수 있는 노력의 기준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중요한 것은 각자가 정한 선과 기준을 따라 꾸준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베이지크가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는 방식도 이와 같습니다.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꾸준히 실천해가고 있습니다.
‘K-뷰티 성공 신화’라는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지금처럼 주목받는 시대는 이전에 없었습니다. 더 많은 인디 브랜드에 큰 기회가 열리고, 그만큼 새로운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죠. 하지만이럴 때일수록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one of many K-beauty products’가 될 것인가, ‘one of a kind’ 브랜드가 될 것인가의 싸움인 셈이죠. 브랜드가 가진 고유한 가치와 세계관을 지켜가며 긴 호흡으로 지금 이 순간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끊임없이 질문하며 브랜드를 키워가야 합니다. 베이지크도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K-뷰티 브랜드가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글로벌 시장에서 그 존재감이 더욱 선명해지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