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SANNE KAUFMANN 아이 레스큐 세럼. 10ml, 18만5천원.
CHANEL N°1 DE CHANEL 레드 까멜리아 세럼 인 미스트. 50ml, 16만5천원.
NONFICTION 베르가못 너리싱 비건 립밤. 8g, 2만6천원.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설렘은 고작 몇 초. 답답하고 건조한 기내에서 어떻게 버텨야 할지, 출발 전부터 마음이 갑갑하다. 불편한 걸 조금도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공항에는 늘 편안한 ‘자연인’의 차림으로 향한다. 정신없이 수속을 마치고 탑승동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양치만은 빼놓지 않는다. 마치 세수를 한 듯 개운해 한결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비행기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기내에서는 민낯에 가까울 정도로 피부 표현을 최소화하지만, 립밤을 자주 덧바르게 된다. 최근 기내에서 잘 사용한 제품은 논픽션의 베르가못 너리싱 비건 립밤. 포트 타입이라 듬뿍 떠서 바를 수 있고, 입술은 물론 코끝, 팔꿈치, 손톱 큐티클 등 건조한 부위에 쓱쓱 바르기 제격이다. 제형이 무겁지 않아 겉도는 일이 없고, 상쾌한 베르가모트 향이 은은히 퍼져 리프레시 효과는 덤. 평소에도 얼굴이나 몸이 잘 붓는 편인데, 비행 중에는 특히 심하다. 눈가가 유독 무겁게 느껴질 때는 수잔 카프만의 아이 레스큐 세럼을 꺼낸다. 특유의 화한 느낌과 시원한 쿨링감이 느껴지는데,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정신을 맑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한 몸처럼 챙겨 다니는 미스트는 수많은 제품을 거쳐왔지만, 다가오는 여름휴가에는 샤넬의 N°1 DE CHANEL 레드 까멜리아 세럼 인 미스트를 가져가고 싶다. 조약돌처럼 동그란 보틀을 어여쁜 미스트 파우치에 쏙 넣어서 나만의 기내 루틴을 완성할 예정!

<마리끌레르> 송현아 뷰티 에디터

CHRISTIAN DIOR BEAUTY 캡춰 토탈 히알루샷. 20ml, 16만원.
PURCELL 24/7 초유 포어 디펜스 앰플 미스트. 55ml, 3만8천원.
DOLCE & GABBANA BEAUTY 노 퍼프 카페인 아이 패치. 2.3g×5개입, 5만4천원.

평소엔 피부 건조를 모르는 무던한 타입이지만, 비행기 안에서만큼은 다르다. 기내 습도는 평균 20% 이하, 일반 실내 습도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이니 사막과 비교해도 과장이 아니라는 말이 실감 난다. 장거리 비행이 잦은 직업 특성상 피부 컨디션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선 기내 보습 루틴이 필수다. 크리스챤 디올 뷰티의 캡춰 토탈 히알루샷은 콤팩트한 사이즈로 파우치에 쏙 들어가 기내에서도 부담 없이 꺼내 쓰기 좋다. 건조한 환경에서 주름이 깊어지기 전에 선제 대응하는 고보습 링클 세럼으로, 소량만 원하는 부위에 정밀하게 바를 수 있는 토출구 덕분에 눈가나 입가 같은 건조 취약 존 케어에 제격. 무겁지 않게 얇고 부드럽게 펴 발려 산뜻하게 사용할 수 있다. 최근 혼성 그룹 올데이 프로젝트의 타잔이 같은 그룹 멤버 애니에게 선물받았다고 인증하면서 또 한 번 주목받은 퍼셀의 24/7 초유 포어 디펜스 앰플 미스트. 기내 반입 가능한 용량으로 출시해 어디서든 부담 없이 뿌릴 수 있다. 특히 송아지 분만 후 72시간이 지나지 않은 암소에게서만 얻을 수 있는 귀한 초유 성분이 피부 장벽을 탄탄하게 다져주고, 외부 자극에 민감해진 모공 케어에도 도움을 준다. 한 번만 펌핑해도 미세한 안개 같은 입자가 얼굴 전체에 고르게 수분을 씌워줘 확실한 보습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돌체앤가바나 뷰티의 노 퍼프 카페인 아이 패치는 활기를 잃고 예민해진 눈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수면 전 꼭 붙이는 아이템. 커피 추출물과 아데노신이 칙칙한 피부 톤과 주름 완화에 도움을 주며, 기압 변화로 푸석하고 붓기 쉬운 눈가에 확실한 쿨링 리프레시를 선사한다. 게다가 아이코닉한 DG 로고 패치는 기내 셀피에 확실한 포인트까지 더해준다.

<마리끌레르> 김경주 뷰티 마켓 디렉터

RENÉ FURTERER 세라믹 두피 괄사. 비매품.
DEWYTREE AC 컨트롤 딥 진정 모공 그린 카밍 패드. 60매입, 2만4천원.
UTAMA SPICE 민트 에센셜 오일. 10ml, 가격 미정.

장거리든 단거리든, 출장을 몇 번 다니다 보면 짐 싸는 손이 알아서 움직이게 된다. 좀 과장하면 눈 감고도 가능할 지경. 그중에서도 장시간 비행 시에 무조건 챙기는 세 가지가 있다. 말하자면, 나의 기내 생존템! 첫 번째는 듀이트리의 AC 컨트롤 딥 진정 모공 그린 카밍 패드다. 기내 세면대에서 완벽한 세안이란 불가능에 가깝기에, 이 패드로 슥 닦아내면 클렌징부터 진정 케어까지 한 방에 끝이다. 극세사 원단으로 만들어 민감해진 피부에 부담이 없다는 것 또한 큰 강점. 두 번째는 르네휘테르의 세라믹 두피 괄사. 그러잖아도 비행 중 두통에 자주 시달리는데, 불편하게 앉은 자세로 몇 시간씩 버티다 보면 두피가 한계에 다다른 듯 불편함을 호소하기 마련이다. 괄사의 돌기 부분으로 관자놀이와 뒤통수 부분을 쓱쓱 문지르면 머리가 금세 맑아지고 개운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손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에 그립감도 좋아 뭉친 두피를 푸는 데 이만한 도구가 없다. 세 번째는 발리에서 건너온 우타마 스파이스의 민트 에센셜 오일이다. 지인이 해외여행 기념으로 선물했는데, 은은한 향이 머리 아플 때도 좋고 갑자기 난기류를 만나 심장이 쿵쾅거릴 때도 살짝 바르면 마음이 어느 정도 가라앉는다. 더군다나 크기가 작고 가벼워서 공간도 거의 차지하지 않는다. 여행이든 출장이든, 이 셋만 챙기면 나의 기내 컨디션은 기본 이상으로 보장된다. 없으면 불안할 지경이랄까.

<마리끌레르> 김상은 뷰티 디렉터

POLA 화이트샷 세럼 UV. 45g, 7만5천원.
KIEHL’S 울트라 훼이셜 베리어 스틱 밤. 9g, 4만2천원.
CLARINS 립 오일 밤 #06 피그. 2.9g, 4만1천원.

답답한 비행시간,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건 창문 너머로 펼쳐진 드높은 하늘뿐이다. 곧 죽어도 창가 자리를 고집한 대가는 상상 이상의 선케어로 돌아온다. 높은 고도에서 기내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평소 지상에서 접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존재다. 대기층의 산란이나 오염 물질의 차단 없이, 보다 직접적이고 강한 자외선이 피부에 닿기 때문이다. 문제는 건조한 기내 환경. 평소에 사용하는 선크림이 외려 피부를 더 메마르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땐 스킨케어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적극 활용한다. 폴라의 화이트샷 세럼 UV는 스킨케어 제품처럼 사용감이 편안한 동시에, 클로브 꽃 추출물과 로즈힙 열매 추출물이 섞인 복합 ‘듀얼 데이 리퀴드’ 성분이 외부 유해 요소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보습막을 형성해준다. 환기가 어려워 실내 먼지가 걱정되는 기내 환경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제품이다. 입가나 눈가처럼 유난히 건조하기 쉬운 부위에는 키엘의 울트라 훼이셜 베리어 스틱 밤을 살짝 덧발라 촉촉함을 더한다. 세라마이드, 빙하 당단백질, 스쿠알렌을 조합한 포뮬러가 피부 깊숙이 보습 성분을 채워주며, 무엇보다 스틱 밤 특유의 간편함은 유지하면서도 번들거림 없이 산뜻하게 마무리되는 질감이 큰 매력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꼭 챙기는 제품은 얼굴에 혈색을 더해줄 클라랑스의 립 오일 밤 #06 피그. ‘기내에서 뭘 그렇게까지?’ 싶겠지만, 창가 자리와 기내 화장실은 셀피 스팟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안다. 평소와 사뭇 다른 분위기에 이왕이면 미모에 힘을 살짝 더해주는 아이템 하나쯤은 필요하다. 립 오일 밤을 입술에 바르고, 양 볼에 톡톡 두드리면 생기 있는 내추럴 룩이 단숨에 완성된다. 셀피 타임이 아니더라도 보습 립밤으로 제 역할을 해내고, 혹시 모를 인연과의 만남까지 대비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완벽한 기내 뷰티템이 또 있을까.

<마리끌레르> 현정환 뷰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