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ung Hyung Rock
내가 당장 먹는 것, 몸을 움직이는 것,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는 것, 누군가를 만나는 것까지. 웰니스는 모든 것이 연결된 하나의 총체적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연결감이 앞으로 더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할 겁니다.
#POSITIVE HOTEL #MINDFULNESS #GOOD IN BAD OUT #K-WELLNESS
웰니스는 초기에 힙한 트렌드처럼 소비되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흐름이 될 거라 확신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최근 몇 년간 단순한 힐링을 넘어 습관을 바꾸고, 삶 전체를 건강한 방식으로 조율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보다 많아졌습니다. 사회가 점점 더 복잡하고 피로를 낳는데, 우리 마음에 그 여파가 더 크게 다가오는 이유는 스스로 ‘선택’했다기보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일상에 처해 있기 때문이겠죠. 결국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자기 돌봄과 회복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특히 팬데믹을 거치며 이 확신이 더 강해졌죠. 이제 웰니스는 우리의 새로운 생존 방식이라고요.
처음부터 뷰티업계에서 일하신 건 아니죠. 파지티브 호텔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첫 직장은 삼상전자였고, 6년간 상품 기획자로 일했습니다. 이후 벤처 캐피털에서 브랜드 콘텐츠 스타트업 투자에 종사하다 뷰티 브랜드의 CEO 역할도 했죠. 10년가량 다양한 일을 끊임없이 이어오며 느낀 건 결국 내 삶에서 나를 돌보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진리였습니다. 원래 건강과 뷰티에 관심이 많았지만, 무엇보다 내 인생을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늘 컸습니다. 웰니스를 단순한 루틴이 아닌 ‘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2021년부터 본격적인 파지티브 호텔 브랜딩을 시작했습니다.
브랜드명에 ‘호텔’이라는 단어를 붙인 이유가 있나요? 파지티브 호텔이란 공간을 만들 때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머물러도 좋은 곳’, ‘잠깐이라도 나를 회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느껴지길 바랐습니다. 원래 병원(hospital)과 호텔(hotel)은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라는 하나의 어원을 공유합니다. 시간이 흐르며 두 개념과 공간이 분리됐지만, 저는 언젠가 이것이 하나로 합쳐질 때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끔 파지티브 호텔의 경쟁사가 어디냐는 질문을 받으면 스포츠나 요가복 브랜드가 아니라 현대적 병원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웃음) 지금 우리 사회는 높은 자살률, 정신적인 고통 등이 큰 문제입니다. 이건 미래에 더 심각해질 수도 있죠. 파지티브 호텔은 일종의 테라피스트로서 사람들의 심신을 건강하게 돌보며 동시에 한 차원 높은 웰니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파지티브 호텔은 건강식, 운동, 뷰티의 영역까지 웰니스를 다층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이유가 있나요? 해외에서는 셀프케어를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여전히 웰니스를 건강식품이나 러닝 중심으로 생각하고 소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특정 운동이나 음식만으로 완전한 웰니스는 불가능해요. 파지티브 호텔은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루틴을 제안합니다. 이를테면 요가 수업을 한 후 바로 웰니스 푸드를 먹고, 클린 뷰티 제품으로 피부를 돌보는 경험을 한 공간에서 할 수 있게 설계했죠. 실제로 클린 기능성 식품과 웰니스 요가 클래스의 조합은 가장 반응이 좋습니다.
작년에 다양한 온·오프라인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를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바이레도(BYREDO)와 함께 한 협업이 떠오릅니다. 바이레도 측에서 밝히길 한국에서 웰니스에 진심인 커뮤니티로 파지티브 호텔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하더군요. 단순히 브랜드의 신규 향이 탄생한 것을 알리는 팝업 행사가 아니라 파지티브 호텔이라는 공간에서 ‘후각을 통한 명상’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안했습니다. 이벤트에 참여한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주면서 K-웰니스의 감각과 예술적 면모를 매개로 글로벌 브랜드와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 또한 보여준 프로젝트였습니다.
내년을 전망하며 중요하게 보는 웰니스 키워드가 있다면요? ‘연결’입니다. 내가 당장 먹는 것, 몸을 움직이는 것,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는 것, 누군가를 만나는 것까지. 웰니스는 모든 것이 연결된 하나의 총체적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연결감이 앞으로 더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할 겁니다.

2캡슐×30포, 3만2천원.
K-뷰티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만큼, K-웰니스도 같은 흐름을 탈 수 있을까요? 한국인은 ‘루틴’을 꾸준히 실천하는 문화가 있고, 무언가에 깊게 파고드는 습성이 있습니다. 감각도 매우 섬세하죠. 어쩌면 지금까지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에 익숙하지 않았을 뿐, 성장에 발동이 걸린다면 엄청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요소가 많습니다. 작년에 룰루레몬 글로벌 크리에이티브팀이 파지티브 호텔 스튜디오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한국의 웰니스는 무언가 다르다. 시각적 디자인과 가치철학이 일치한다”라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파지티브 호텔이 하는 일을 더 직관적이고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었죠.
웰니스를 논하는 다양한 브랜드가 있지만, 파지티브 호텔만의 차별화된 시각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해요? ‘융합’ 아닐까요? 완전히 새로운 것은 더 이상 없다고 여겨지는 세상에서 아주 드물게 새롭고 날카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것들의 공통점은 만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의 조합이 만들어낸 의외성, 거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묘한 새로움이죠. 파지티브 호텔을 움직이는 구성원들은 저마다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이 있는 저를 비롯해 패션 브랜드에서 공간을 디자인했던 디렉터, 룰루레몬에서 커뮤니티를 이끌어온 리더, 건축학을 공부한 셰프, 평생 요가를 수행한 분까지 다양하죠. 이런 사람들이 한데 모이면 처음엔 대화조차 매끄럽게 흘러가지 않습니다.(웃음) 하지만 이런 조합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순간, 전례 없는 독특한 결과물이 탄생하죠. 저는 그걸 우리만의 ‘컬트’라고 부릅니다.
파지티브 호텔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나 제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침마다 ‘지중해 올리브 오일 캡슐 쿠파주’를 꾸준히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세계 최초 비건 전분 캡슐 형태로 개발한 제품으로, 지금 유행하는 저속 노화 트렌드가 시작되기 훨씬 전인 7년 전부터 소개하며 검증해온 루틴입니다. 감각적인 공간에서 온전히 나 자신에 집중하는 움직임을 원한다면 파지티브 호텔 도산과 선릉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요가 클래스에 참가하기를 권합니다. 특히 도산점에서는 직접 만든 웅장한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소리와 심신의 피로도를 낮추는 에센셜 향으로 오감을 깨울 수 있습니다.
매일 실천하는 웰니스 루틴이 있나요? 매일 아침, 올리브 오일 캡슐을 먹고 찬물 샤워로 몸을 깨웁니다. 하루 한 번은 반드시 땀을 흘리고, 저녁에는 10분 명상으로 마무리하죠. 저 또한 부정적 감정이 올라오기도 합니다.(웃음) 그럴 땐 무조건 뜁니다. 뛰면서 내 호흡과 몸의 변화에 집중하면 감정을 받아들이게 되고 자연스럽게 해소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웰니스’란 어떤 개념인지 묻고 싶습니다. 저는 ‘죽음을 가까이 두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유한성을 정면으로 바라볼 때 하루하루를 더 충실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죠. 한 인간으로서 자신에게 집중하고, 사회적 유대와 자아실현을 생각하며 도전하는 건 결국 죽음이라는 유한성에서 오는 감정 때문이지 않을까요? 결국 일도, 가족도, 동료도 더 깊이 아끼게 되고 그럼으로써 삶의 밀도가 달라지죠.

85ml, 30매, 3만2천원.

50ml, 각각 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