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BEAUTÉ LOUIS VUITTON LV 루즈 #854 루즈 루이. 3.5g, 가격 미정.

체인 스트랩이 달린 모노그램 쿠키 백, 모노그램 모티프 백 참, 스퀘어 프레임 선글라스 모두 Louis Vuitton.

늘 절대적인 레드 립스틱을 찾아 헤맸다. 레드 컬러는 언뜻 다 똑같아 보이지만, 취향이 극명히 갈리는 메이크업 영역이다. 브릭 컬러를 한 방울 더하느냐, 채도를 맑게 높이느냐에 따라 무드도 질감도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내 피부 톤과 더 나아가 나란 사람의 분위기에 꼭 맞는 건 어떤 레드일지 고민했다. ‘너무 탁하지도, 너무 밝지도 않은 톤에 맑은 토마토와 검붉은 체리 사이의 빛깔이면 좋겠다. 피니시는 적당히 뭉근하게 풀어지는 듯한 느낌이 어떨까? 패키징은 당연히 아름다워야 하고’ 이런 정도의 구체적이면서도 어딘가 모호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라 보떼 루이 비통의 LV 루즈를 마주했을 때, 그중에서도 #854 루즈 루이를 입술에 가볍게 발랐을 때 직감했다. ‘이건 내가 앞으로 평생 바를 레드 립스틱이다.’ 무채색 옷을 즐겨 입고, 적당히 시크한 무드를 좇는 내가 발라도 무겁지 않으면서 분명한 포인트가 된다. 입술 주름을 자연스레 감싸는 포근한 텍스처 역시 만족스럽다. 핸드백에 손을 넣어 쥘 때마다 느껴지는 묵직한 무게감과 정교함이 느껴지는 디자인. 그리고 당당히 꺼냈을 때 드러나는 아름다운 루이 비통 시그니처 모노그램까지. 이 모든 것이 이 립스틱을 더욱 원하게 만든다. 견고하고 아름다운데, 입술에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하는 기능마저 훌륭하다. 루이 비통은 어쩜 립스틱마저 이렇게 잘 만들까.

<마리끌레르> 뷰티 비주얼 디렉터 김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