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ISTAKE 앗! 출장길엔 늘 뭔가 하나쯤 집에 두고 와야 직성이 풀리기라도 하는 걸까. 이번 출장은 메이크업 파우치였다. 다행히 늘 가방 안에 넣어두는 에르메스 뷰티의 ‘옹브르 데르메스 12 옹브르 옵티크(25 FW 리미티드 에디션)’ 덕에 민낯은 면했다. 눈가에 그레이시한 컬러의 아이섀도 하나 툭 얹고 파리를 누비는 모습이 오히려 더 파리지앵 같았달까.(웃음)
HOW KOREA IS IT! K-뷰티의 파워가 해외시장에서 얼마나 대단한지 익히 들었지만,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까르뱅 2026 S/S 컬렉션 백스테이지에서 티르티르를 마주하며 생각이 달라졌다. K-뷰티 최초로 53년 역사의 파리 패션위크에 메이크업 부문으로 이름을 올린 것.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선명하게 와닿은 순간!
IMMATERIAL 출장을 가면 늘 한 곡만 반복해서 듣는 습관이 있다. 낯선 풍경 속에서 익숙한 노래를 듣는 안정감이 두려움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이번 출장의 플레이리스트는 스코틀랜드 싱어송라이터, 소피(Sophie)의 ‘Immaterial’. ‘우리는 모두 형태 없 는 존재’라는 메시지를 담은 이 곡만큼, 파리 패션위크와 어울리는 노래가 또 있을까.
BOUDOIR 비비안 웨스트우드 2026 S/S 컬렉션이 끝나자마자 이어진 향수 ‘부두아르’의 론칭 이벤트로 컬렉션의 여운을 이어갔다. 시그니처 ORB 로고 장식 패키지에 담긴 달콤하면서도 몽환적인 보랏빛 향은 시각과 후각 모두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자신의 사적인 영역을 과감히 드러내고, 그 가치를 당당히 존중하는 선언같았던 부두아르가 아주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A BRIEF PAUSE 과장을 조금 보태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이번 출장 중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던 건 오피신 유니버셀 불리의 부티크 덕분이었다. 마레 지구 한복판에 자리한 이곳은 커피와 간단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아늑한 바가 있는데, 여기서 마신 커피 한 잔 덕에 파리의 차가운 가을바람에서 잠시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VROOM VROOM 파리를 상상해보자. 자전거 바구니에 큰 바게트 빵을 담고, 느긋하게 거리를 거니는 파리지앵들. 하지만 패션위크의 현실은 꽉 막힌 도로 사이로 전기 자전거 라임(Lime)을 타고 쇼장으로 질주하는 K-에디터들로 가득했다. 평소엔 전동 이동 수단이 그다지 믿음직스럽지 않았지만, 쇼를 놓치게 생긴 마당에 무서울 게 없다는 심정으로 라임에 몸을 실었다. 의외로, 꽉 막힌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칠 때 묘한 해방감이 밀려왔다. 낯설었던 파리가 그 순간, 조금은 내 편이 된 것 같았다.
BEST FRIEND 패션위크는 언제나 꿈만 같은 시간이지만, 그 도시의 낯선 공기는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번 출장엔 록시땅의 마스코트인 아망이가 함께했다. 하루의 끝엔 아망이의 짝꿍인 아몬드 모이스처라이징 샤워 오일이 피로를 씻어주며 하루를 포근하게 마무리하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