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LABO 바디 크림 #히노키. 250ml, 6만9천원.

나의 일상은 ‘오전 8시 전철 탑승’ 같은 치열함에서는 조금 비껴나 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출근길 10분, 20분의 근소한 시간 차가 얼마나 큰 ‘밀집도’ 차이를 만드는지는 안다. 가끔 촬영 콜 타임이 이를 때면 대부분의 직장인이 출근하는 시간대에 전철을 타기도 하는데 여름에는 서로의 끈적이는 팔이 맞닿는 불쾌감을, 겨울엔 거대한 롱패딩에 갇힌 누에고치인 양 숨 막히는 기분을 느낀다. 출근길만 편해도 회사에 가는 마음이 가볍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나에겐 여섯 살 아래 남동생이 있다. 우리 삼 남매 중 가장 유순하고 선한 아이. 하지만 취업 후 둥글기만 하던 동생의 마음이 조금씩 마름모로 변하는 걸 느낀다. 사회 초년생이 흔히 느낄 만한 이런저런 불평을 털어놓는 동생에게 사회 선배로서 위로하기보단 “원래 회사란 게 그래”, “그럼 넌 그만큼 회사에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 같은 말을 던진다. 어설픈 위로가 괜히 동생의 마음을 약하게 만들어 혹 사회에서 더 상처받는 일이 생길까 두려워 쉽게 다정해지지 못한다. 이제 곧 겨울이다. 겨울 아침 출근길은 더 고되다. 아무리 꽁꽁 싸매도 매서운 찬 바람을 뚫고 나서는 일은 버겁다. 매일 아침 샤워 후 허겁지겁 집을 나서는 동생에게 르 라보의 보디 크림 #히노키를 건네고 싶다. 버터처럼 부드럽게 발리는 촉감은 물론이고, 마치 일본 온천탕에 몸을 담근 듯 마음이 부드럽게 풀리는 은은한 향까지. 그 향을 따라 하루를 시작한다면 차가운 겨울 아침도, 고된 사회생활에 임하는 마음도 조금은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마리끌레르> 뷰티 마켓 디렉터 김경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