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인생에 갑자기 들어온 웰시코기 한 마리, 럭키. 그 이름엔 새로운 식구가 우리 집에 행운이 되길 바란 아빠의 소박한 바람이 담겨 있었다. 럭키가 정말 행운을 가져다주었느냐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 녀석 덕분에 행복했느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럭키는 시크하고 도도했으며 때로는 인간의 관심을 귀찮아하는 모습이 꼭 고양이 같기도 했다. 그럼에도 바깥에서 마음이 마구 망가져 집에 돌아온 날 밤에는 조용히 다가와 그 육중한 엉덩이를 내 몸에 살짝 밀착했다. 그게 럭키식 위로였다. 집에 돌아가면 언제나 누워 있던 그 자리에 영원히 머물 것만 같던 럭키가 떠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아주 가끔 침대 밑에서 하얀 털 한 올을 발견할 때면 마음속 깊이 봉인해두었던 감정이 훅 올라온다. 우연히 탬버린즈의 퍼퓸 리미티드 퍼피의 향을 맡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말랑하고 고소한, 강아지만이 낼 수 있는 특유의 향이 퍼지면 내 무릎 위에 동그랗게 몸을 말고 누워 있던 럭키가 떠오른다. 요즘처럼 추운 날이면 부드러운 담요보다도 더 따뜻했던 럭키처럼 이 향은 조용하고 심심한 위로가 되어준다.
<마리끌레르> 뷰티 마켓 디렉터 김경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