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 미감이 주도하던 시대를 지나 아시아 뷰티는 로컬 미감을 품은 아이코닉한 얼굴로 확장되고 있다. 그 흐름 속에서 강력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필리핀과 중국의 뷰티를 짚어봤다.




최근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타고 바이럴된 베봇 메이크업이 화제다. 베봇(bebot)은 타갈로그어권에서 매력적인 여성을 가리키는 슬랭으로 영어권의 핫 걸(hot girl)에 가까운 뉘앙스를 지닌다. 이 트렌드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 필리핀 로컬 팝 컬처가 만들어낸 특유의 글램 미감을 다시 소환했다. 매끈한 피부, 얇은 아치형 아이브로, 스모키한 아이 메이크업, 글로시 립, 또렷한 콘투어링과 풍성한 헤어가 특징으로, 오늘날의 클린 걸 메이크업의 대척점에 선 필리핀식 Y2K 글램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주목할 흐름은 중국식 뷰티다. C-뷰티는 단순히 하나의 메이크업 룩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브랜드와 제품, 색조 트렌드, 인플루언서 문화까지 아우르는 더 큰 뷰티 인더스트리를 아우른다. 중국판 틱톡 더우인(Douyin, 抖音)에서 출발한 더우인 메이크업은 백옥처럼 깨끗한 베이스에 반짝이는 펄 아이섀도와 클러스터 아이래시를 붙이고, 채도 높은 핑크 블러셔와 블러리한 립스틱을 바르는 것이 특징이다. 전체적으로는 인형 같고 포토제닉한 얼굴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반면 왕훙 메이크업은 중국 인플루언서인 왕훙(网红)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중국 특유의 인플루언서 이미지를 연출하는 보다 화려한 스타일이 두드러진다. 더 하얗고 뽀얀 피부에 붉은 입술로 강렬한 느낌을 더하고, 여기에 중국 전통 의상과 화려한 가발, 촬영 세팅까지 결합한 패키지형 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트렌드는 단순히 메이크업 방법이라기보다는 중국 인플루언식 토털 변신을 경험으로 소비하는 것에 더 가깝다. 이처럼 베봇 코어부터 더우인, 왕훙 메이크업까지, 지금의 아시아 뷰티는 하나의 얼굴로 수렴되기보다 각 지역의 컬처와 미적 감각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