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쟈뎅 드 슈에뜨의 화이트 라벨을 선보인 디자이너 김재현. 기존의 컬렉션 라인보다 훨씬 실용적이고 베이식한 아이템들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쟈뎅 드 슈에뜨의 화이트 라벨을 선보인 디자이너 김재현. 기존의 컬렉션 라인보다 훨씬 실용적이고 베이식한 아이템들로 구성되어 있다.
장윤주가 입은 옷은 모두 쟈뎅 드 슈에뜨 화이트 라벨(Jardin de Chouette White Label).
장윤주가 입은 옷은 모두 쟈뎅 드 슈에뜨 화이트 라벨(Jardin de Chouette White Label).

두 분이 오랜만에 만나셨죠? 윤주씨는 지난 컬렉션 때 프런트 로에 앉아 있는 걸 봤어요. JANG YUN JOO(이하 J) 쇼 끝나고 통 못 만나다가 한 달 전쯤 만나서 같이 밥 먹으면서 수다 떨었죠. 늘 컬렉션 땐 무대 위에 있다가 프런트 로에 앉아서 쇼를 감상하니 새로웠어요. KIM JAE HYUN(이하 K) 이번엔 앉아 있지 말고 쇼 해. 장윤주가 나와서 워킹 한 번 해야지.(웃음)

프런트 로에서 리듬을 타며 쇼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J 아무래도 오랫동안 모델 일을 하다 보니 좀 넓은 시각으로 컬렉션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모델들의 워킹은 물론 조명, 음악, 무대장치, 쇼 분위기, 옷까지 모든 게 한 눈에 눈에 들어와요. 쟈뎅 드 슈에뜨 쇼는 옷도 더없이 멋지지만, 대한민국 톱 모델들을 모두 볼 수 있고, 무엇보다 음악이 참 좋아요. 나는 좀 깊이 있고 리듬이 있는 쇼 음악을 좋아해서 가끔 아쉽긴 하지만, 뭐랄까…, 쟈뎅 드 슈에뜨 쇼 음악은 김재현이 만든 옷처럼 밝고 세련된 느낌이에요. K 모델들도 쇼 음악이 맘에 들면 워킹할 때 신나지? J 물론이죠. 쟈뎅 드 슈에뜨 쇼는 모델들로 하여금 워킹하면서 웃게 만들어요. 언니 옷을 입으면 막 예쁘게 보이고 싶고, 춤추고 싶고, 마음에 드는 남자를 유혹하고 싶어지죠.(웃음) 그나저나 이번 쟈뎅 드 슈에뜨 쇼 때는 어떤 음악이 나오나요? 예전처럼 계속 힙합과 뉴웨이브? K 아직 잘 모르겠어. 나름대로 쟈뎅 드 슈에뜨는 힙합, 럭키슈에뜨는 록이라는 큰 공식이 있었는데, 이번 쇼는 지난번과 뭔가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쟈뎅 드 슈에뜨는 조금 더 프라이빗하면서도 쿠튀르적인 살롱쇼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고, 럭키슈에뜨 컬렉션은 록 공연처럼 신나고 꽉 찬 느낌이 드는 게 맞는 것 같아. J 개인적으로 쟈뎅 드 슈에뜨 컬렉션이 좀 더 클래식하고 깊어졌으면 좋겠어요. 옷도 음악도 모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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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뎅 드 슈에뜨 컬렉션을 음악에 비유한다면 어떤 장르일까요? J 초반에 쟈뎅 드 슈에뜨 컬렉션엔 ‘클래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컸어요. 모델로 일하면서 갖게 된 커다란 추억 중 하나인 쟈뎅 드 슈에뜨의 첫 번째 컬렉션이 특히 그랬죠. 악기로 치자면 사중주가 있었어요. 첼로 선율도 있고, 피아노 건반 소리도 들렸죠. 시간이 지나면서 드럼 소리가 크게 들리는 록 음악과 힙합적인 요소가 들어가긴 했지만, 난 쟈뎅 드 슈에뜨는 영원히 ‘클래식’이라고 생각해요. K 윤주는 우리가 ‘장 디렉터’나 ‘장 장군’이라고 놀릴 정도로 예리하게 컬렉션을 꿰뚫고 있어요. 컬렉션이 끝나면 리뷰를 해주는데, 그게 아주 정확한 지적이라 놀랄 때가 많아요.

많은 사람이 쟈뎅 드 슈에뜨의 첫 번째 컬렉션을 많이 기억해요. 그땐 카를라 브루니 음악이 나왔잖아요. 지금이랑은 많이 달랐죠. K 그땐 ‘컬렉션’에 대한 기본개념조차 없을 때였어요. 첫 쇼를 야외에서 한다는 것도 말도 안 됐고, 캣워크도 없는 호텔 정원에서 한다는 것도 쇼를 진행하는 팀에겐 난처한 제안이었죠. 음악은 늘어지기 쉬운 샹송에… 아무튼 뭐하나 제대로 준비된 게 없었는데, 사람들은 아직도 그때 컬렉션에 대해 이야기해요.

카를라 브루니의 ‘You Belong to Me’에 맞춰 걷다가 나뭇가지가 보이면 살짝 들기도 하고, 드레스가 밟히며 웃으면서 스커트 자락을 살짝 드는 모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참 예뻤거든요. J 그때 많은 여자들이 ‘저 옷을 입고 싶다’라 고 생각했을 거예요. 요즘엔 어떤 음악을 들으세요? J 얼마 전에 제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초대 손님으로 장필순씨가 나오셔서, 그분의 새로운 음반을 들어봤어요. 그중 ‘난 항상 혼자 있어요’란 곡을 듣는데 왈칵 눈물이 나더라고요. 장필순씨도 참 아름답고 평온한 분이셨고, 그 분과 대화를 나누고 그분의 음악을 듣는 그 시간이 참 좋았어요. K 얼마 전까지 뉴욕의 인디 밴드 체어리프트(Chairlift)의 음악을 즐겨 듣다가 다시 요새는 옛날 음악을 들어요.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 대학 시절에 많이 들었던 뉴웨이브 그룹의 음악, 펫숍 보이스 같은 그룹의 음악은 언제나 신나고 좋죠.그럼 그걸 쇼 음악으로 써보는 건 어때요? K 이상하게 옛날 음악이 와인이나 맥주 한잔하면서 듣는 건 참 좋은데, 쇼 음악으로 쓰기엔 어딘가 모던한 느낌이 좀 부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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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외국처럼 뮤지션에게 쟈뎅 드 슈에뜨만을 위한 음악을 만들어달라고 청탁하는 건 어떨까요? K 정말 그러고 싶어요. 그런데 그게 참 어렵네요. 뮤지션과 취향도 맞아야 하고, 뮤지션이 패션도 잘 알아야 하는데, 그런 사람을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우리나라에도 다프트 펑크처럼 디제잉도 잘하고, 음악도 직접 만드는 DJ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두 분 다 기억에 남는 컬렉션 음악이 있다면요? J 지춘희 선생님 컬렉션에서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이 나온 적이 있었어요. 워킹하는데 마음이 움직이고 센티멘털해지더라고요. 가장 인상적인 음악이었어요. K 예전에 에디 슬리먼이 디올 옴므에서 일할 때 그즈음 디올 옴므 컬렉션 음악이 진짜 좋았어요. 군더더기 하나 없고 에지 있었죠. 옷과 음악이 서로 조화를 이룬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쟈뎅 드 슈에뜨와 럭키슈에뜨의 옷에는 늘 음악적인 요소가 있어요. 록과 힙합과 어우러진 쿨하고 신나는 느낌. 언젠간 어울리는 록 밴드가 있다면 컬렉션에서 라이브 연주를 해도 멋있을 것 같은데요. J 언니 안에 있는 ‘록적이고 힙합적인’ 감성이 점점 더 옷에 표현되는 것 같아요. 뮤지션이든, 가정주부든, 아티스트든, 나는 그 사람들이 내놓는 결과물이 바로 그 사람 자체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굳이 표현하는 직업에만 해당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물론 우리 같은 직업을 가진 사 람들은 조금 더 확실하게 나오긴 하지만요. 재현 언니도 마찬가지예요. 언니가 가진 젊고 건강한 생각과, 멋진 경험이 쌓여서 컬렉션에 자연스럽게 녹아나는 거거든요. 그래서 멋쟁이라면 누구나 김재현의 옷을 입고 싶어 하고 김재현이라는 사람에 대해 호기심을 갖죠. 물론 상업적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잘하고 있지만, 난 언니가 늘 자신을 ‘아티스트’로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작품을 만든다는 기분으로 ‘상품’을 만들었으면 좋겠고,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어요.(웃음) K 윤주는 가끔 나보다도 내 옷과 쇼에 대해 더 잘 아는 것 같아요.(웃음) 예전부터 윤주를 보면 늘 뭔가를 해낼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릴 때부터 다른 모델들이랑은 달랐어요. 총명하고 늘 촉이 서 있었죠. 지금은 어떤 안정감까지 느껴져요. 많은 모델에게 그야말로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이번 컬렉션에서 오랜만에 윤주 씨의 파워 워킹을 볼 수 있는 건가요? J 아유, 모르겠어요. 제가 나서도 될까요?(웃음) K 쇼 해야지! 피날레 때 장군처럼 모델들 쫙 끌고 나와야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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