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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수트 발렌시아가(Balenciaga).

한중 합작 드라마 <스완>은 한국의 성형외과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웹드라마다. 미쓰에이의 페이가 <스완>에서 성형외과 인턴을 연기한다. 그녀가 보여줄 캐릭터는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커리어 우먼쯤 된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던 페이는 어느 날엔가는 의외의 요리 실력을 보여줬고, 또 어느 날에는 모두가 놀랄 실력으로 댄스스포츠를 추었다. 그리고 이제는 연기에 도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매번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 즐겁고, 노력으로 재능을 완성하고, 욕심으로 그다음을 준비하는 페이의 도전은 분명 기대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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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톱과 스커트 모두 페이우(Fayewoo), 스틸레토 힐 생 로랑(Saint Laurent), 브레이슬릿 넘버링(Numbering).

한창 촬영 준비 중이겠다. 아직 촬영은 시작하지 않았다. 대본 리딩만 마쳤다. 요즘은 열심히 연기 레슨을 받으며 촬영을 준비 중이다. 집에 가면 꼭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듣는데, 목소리의 톤이나 색깔을 확인하며 대사 전달력이 어떤지 스스로 평가해본다. 내일 또 대본 리딩인데 걱정이다. 실수하지 않고 잘해야 할 텐데. 그래도 감독님이 많이 좋아졌다며 칭찬해주셨다.

촬영 전에 자신의 어떤 면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게 있나? 평소 낯을 가리는 편이다. 그래서 좀 더 뻔뻔해지려고 한다. 연기라는 게 갑자기 상대 배우에게 ‘사랑해’라고 말하기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예전의 내 성격으로는 절대 할 수 없다. 또 현장에서 처음 만나는 스태프에게 안부라도 한마디 더 물으려고 한다. 현장에 모인 스태프들이 모두 나를 비롯한 연기자를 위해 움직이기 때문에 내가 먼저 나서서 그들 마음을 편하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격적인 촬영을 앞두고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것은 뭔가? 처음이라서 모든 게 어렵다. 신경 써야 할 것도 너무 많다.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칭찬도 받고 싶다. 발연기 한다는 말은 듣지 말아야 할 텐데, 사실 많이 부담된다. 실수하고 싶지 않다. 감독님이 지적하는 부분을 빨리 고치고 싶다.

도전하지 않으면 비난받을 일도 없다. 그동안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에도 출연했고 마술도 했다. 댄스스포츠 서바이벌 프로그램에도 나갔다. 댄스스포츠는 일반적인 춤과 많이 달라 지금껏 내가 연습해온 것과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익혀야 했다. 이상한 일이다. 나 스스로 내가 얼마큼 잘할 수 있을지, 내가 과연 이런 것도 할 수 있을지 자꾸 확인하고 싶어진다.

그 많은 재능은 타고난 걸까? 노력이 7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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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수트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블랙 링을 제외한 링 모두 넘버링(Numbering), 블랙 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틸레토 힐 생 로랑(Saint Laur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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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초커와 링 모두 넘버링(Numbering), 뷔스티에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욕심도 많은가 보다. 몰랐는데, 내가 욕심이 많은 사람이더라. 나는 연예인이고, 많은 사람이 연예인을 지켜보고 따라 하고 싶어 하기도 한다. 그런데 내가 잘 못하면 너무 창피하다. 그런 건 정말 못 참겠다.

원래 하고 싶은 일이 많은 편인가? 나의 여러 재능을 찾아서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다. 그러고 보면 내 성격이 많이 변했다. 연예인이 되기 전에는 그냥 평범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점점 변하고 있다. 원래는 옷에도 관심 없었고, 미쓰에이로 3집 앨범을 낼 때까지는 메이크업에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전적으로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맡겼고 거울도 안 봤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점점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쩌면 예전의 나는 연예인과 맞지 않는 성격이었을지도 모른다. 가수가 하고 싶었지만 댄스 음악을 하는 아이돌 가수가 될 줄은 몰랐다. 받은 노래를 열심히 불렀고 무대에 오르려고 열심히 춤도 췄다. 그런데 정작 나 자신에 대한 관심도, 욕심도 없었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개인기라도 보여줘야 하는 때는 한 발짝 뒤에 숨어 있었다. 그런데 그러던 내가 변했다.

어느 날 갑자기?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가면서 욕심이 생기더라. 사실 나는 집에서 만드는 가정식만 잘 만들었지, 스테이크를 굽고 파스타를 만드는 건 아예 몰랐다. 한식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일단 한번 해보기로 했다. 막상 프로그램을 시작하니 잘하고 싶었다. 힘들게 요리했는데 사람들이 맛없다고 하면 속상하지 않나. 서바이벌을 위해 잘하려고 했다기보다는 그냥 잘 만들고 싶었다.

연기 말고 또 도전하고 싶은 게 있나? 사업! 내 꿈은 사장님이다.(웃음) 친구끼리 ‘요즘 뭐가 뜬다더라’ 하며 사업 아이템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 재미있다. 너무 재미난 사업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날은 생각하느라 잠도 못 잘 때가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건 없지만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다.

어쨌거나 지금 현재 앞두고 있는 도전은 연기다. 연기는 결국 다른 사람의 인생을 경험하는 거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롤러코스터를 탄 듯 변화무쌍하게 경험한 편인가, 아니면 평탄했나?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았다. 오랫동안 연습생 생활을 하며 긴 시간을 버텨야 했다. 원래는 5인조로 데뷔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멤버에 빠지거나 다른 팀으로 가게 되었다. 그러다 덜컥 나랑 지아만 남았다. 그렇게 또 한참을 기다리다 데뷔할 수 있었다. 학교 다닐 때도 이런저런 집안일 때문에 삶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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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톱 원피스와 체인 네크리스 모두 아크네(Acne Studios), 레이스업 부티 생 로랑(Saint Laurent).

힘들 때마다 힘이 되는 것은 뭔가? 친구가 이런 말을 해줬다. ‘사람은 영원히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 어떤 사람도 쭉 올라가기만 하거나 쭉 내려가기만 하지 않는다’라고. 인생은 소년, 중년, 노년으로 나뉜다. 어릴 때 공부 잘하고 반장도 한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도 승승장구하는 건 아니다. 또 중년까지 힘들 게 사는 사람도 열심히 살다 보면 나이가 들어 자식이 성공해서 행복하게 살 게 되기도 한다. 인생은 늘 그렇게 오르락내리락하는 거다. 나는 힘들 때마다 그 순간을 잘 버텨내면 분명 좋은 시절이 올 거라고 믿었다. 또 하나, 우리 가족은 거의 내가 책임지다시피 한다. 내가 넘어지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버텼다.

믿음직한 장녀인 것 같다. 맞다. 나는 지금도 가족 얘기를 하면 당장이라도 울 것만 같다. 엄마가 나와 성격이 완전히 똑같다. 나는 가까운 사람에게는 내 모든 것을 보여주고 화도 잘 낸다. 엄마도 나와 똑같아서 엄마랑 싸울 때도 있다. 그런데 가장 얘기를 많이 나누고 친한 사람도 엄마다. 그래도 부모님께 잘하는 것 같긴 하다.(웃음) 엄마, 아빠, 동생이 원하는 거라면 뭐든 다 해주고 싶다. 엄마들은 딸한테 선물 받으면 괜히 사람들한테 막 자랑하지 않나. 우리 엄마도 그렇다. 좋은 게 있으면 집으로 다 보내고 싶고, 좋은 것을 선물 받으면 동생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최근에 가장 크게 웃은 건 언제인가? 중국 친구랑 같이 있을 때. 가장 페이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다행히 친구들이 가수가 되어도 변한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해준다. 지금도 중국에 가면 호텔에서 자지 않고 친구 집에서 친구랑 같이 잔다. 참, 친구들이랑 놀 때면 꼭 노래방에 간다. 중국 사람들은 노래방을 진짜 좋아한다.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중국 노래를 많이 부르지 못하니까, 중국에 놀러 가면 실컷 부른다.

마지막 눈물은? 며칠 전에 엄마랑 크게 싸웠다. 도대체 왜 나를 이해하지 못하느냐며 펑펑 울었다.

지금은 화해했겠지? 내가 양보했다. 우리 엄마는 절대 양보 안 한다.(웃음)

마지막 질문이다. 지금껏 해보지 못해 후회되는 일이 있나? 미쓰에이로서 더 많은 활동을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우리는 1년에 한 번 정도 앨범을 낸다. 그게 좀 아쉽다. 내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미쓰에이로서 무대 위에 설 때인 것 같다. 미쓰에이가 없으면 결국 페이도 없는 거니까 말이다. 언젠가 솔로 앨범을 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앨범을 내게 된다면 재즈 음악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