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틀넥 니트스웨터와 베스트 모두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코듀로이 팬츠 이자벨마랑 에뚜알(Isabel Marant Étoile).

재킷과 팬츠, 모자 모두 에르메스(Hermes), 스니커즈 로저 비비에(Roger Vivier).

최고의 다이빙 선수 ‘이영’은 어느 날 자신의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인 ‘수진’과 함께 교통사고를 당한다. 사고 현장에서 수진은 사라지고 이영만이 살아 돌아온다. 그는 예전의 실력을 되찾으려고 애쓰지만 사라진 수진이 자신이 알던 모습의 친구가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에 혼란스럽고 사실을 찾아갈수록 두려움이 커진다. 끝도 없이 다이빙하듯 아래로 추락하고 그 깊이는 가늠할 수가 없다. 신민아가 스릴러영화 <디바>에서 이영을 연기한다. 디바가 되기 위해 4개월 여간 다이빙 연습을 한 끝에 최고 높이까지 올라갔고, 다이빙 연기를 위한 와이어 액션도 훈련했다. 혹독한 훈련, 진폭이 큰 감정 연기. 영화 <디바>에서 신민아는 이 모든 것을 해내야 했다. 그렇게 전투복 같은 수영복을 입고 머리를 매끈하게 빗어 넘긴 채 수심 깊은 곳으로 추락했다. 열정과 열기로 마친 <디바>에는 우리가 몰랐던 신민아의 얼굴이 담겨있다.

예능 프로그램부터 라디오까지 신민아의 이름이 이렇게 다양한 채널을 통해 등장한 적이 있나 싶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이후 오랜만에 영화 개봉을 준비하고 있어 홍보 활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는 많은 배우가 적극적이고 전투적으로 자신의 영화를 알리지 않나. 그런 적극성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내게 중요한 작품이어서 되도록 많은 채널을 통해 작품을 이야기하고 싶다.

어떤 점에서 영화 <디바>가 중요한 작품인가? 뜨거운 애정으로 참여한 <디바>는 내 살점 같은 작품이다. 크랭크인 전에 다른 배우들과 다이빙 연습을 오랫동안 열심히 했다. 준비 기간이 길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개봉에 이르기까지 공을 많이 들였다. 이영의 심리에 대한 생각도 많았고, 다이빙 기술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내가 다양하게 준비하고 참여했기에 더욱 내 살점처럼 느껴지는 영화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무엇이 마음을 이끌었나? 이야기가 이영의 감정선을 따라간다. 굉장히 복잡하고 예민한 그 감정선에 공감했다. 이전에 해보지 않은 결의 연기라 도전이었지만, 그럼에도 낯설진 않았다. 캐릭터를 글로 읽었을 때 마치 내 안에 있을 것 같은 결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인물과 이야기에 계속 끌렸다.
운동선수는 스코어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배우와 닮은 듯하다. 이런 점 때문에 이영에게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걸까? 운동선수에 대해 뭔가 알 것 같았다. 내가 왜 이 캐릭터에 공감하고 선택한 건지 생각해봤는데 분명 직업적인 면에서 닮은 점이 있다. 운동선수도 배우처럼 멘털을 단단히 붙잡고 있어야 하는 직업이다. 목표를 이뤄야 하고. 물론 운동선수가 배우보다 더 예민하게 평가받지만 많은 사람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다는 점도 비슷하다.

처음 출연한 스릴러물이다. 한 사건 이후 이영의 심리가 불안정해지는데, 배우가 인물에 공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영에게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를 관객이 이해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어려웠다. 나는 글을 통해 인물을 느끼고 이를 표현하지만 관객은 내 연기를 통해 그 감정을 따라 가야 하니까 적정선을 찾으려고 했다.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칫 과해질 수 있고, 또 내가 이해하지 못하면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생각해봤다. 내가 이영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인물에게 마음이 많이 갔다. 영화는 이영의 자존감에 대해서도 말한다. 상황 때문에 만들어진 무게감과 자존감, 예민함에 공감했다. 나도 이영의 상황에 처했다면 같은 감정을 느낄 것 같았다. 이영은 사고를 당하기 전에는 누구나 좋아하는 성격에 실력도 있는 완벽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사고 이후 압박감을 느낀다.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완벽한 사람이 넘어지면 오히려 더 크게 충격받는 것. 인물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게 다가왔다.

이영은 최고의 자리에 오른 다이빙 선수다. 이런 인물을 연기하는 만큼 실제로 다이빙 기술을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취미로 하는 운동이 아니라 정교한 기술로 습득해야 하니까. 맞다. 인물의 감정선이 중요한 영화지만 감정에만 충실하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다이빙 동작이 허술하면 인물의 감정이 온전히 표현되지 않는다. 출연 배우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 게다가 극 중 등장인물이 모두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다. 이 중에서도 이영은 세계적인 선수여서 고난도 기술을 구사하는 인물이다. 다이빙 훈련은 물론이고 동작 사이의 연결 동작을 위한 와이어 훈련도 필요했다. 도입부터 입수까지 전부 해낼 수는 없더라도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 모든 배우가 4개월 여간 정도 훈련을 받았다. 실제 다이빙 선수처럼 상체 위주로 근육을 기르기 위해 기초 체력 운동도 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수영 선수 같은 몸이 만들어졌다. 매일 코치들과 지상 훈련 두세 시간, 물속 운동 두 시간 정도씩 차근차근 훈련했다. 크랭크인 이후에도 몸이 기술을 기억하게 해야 했기 때문에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몸이 동작을 잊으면 부상 위험이 있어서 촬영이 없을 때는 늘 수영장에서 연습했다.

포스터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최고가 되기 위해 추락해야 한다.’ 디바와 다이빙에 모두 걸맞은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빙은 참 묘한 운동 종목이다. 정상에서 밑으로 잘 떨어져야 점수가 높게 나온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데 그 모습을 슬로비디오로 세세하게 보면서 동작을 하나하나 분석해서 평가한다. 어찌 보면 매우 예민한 종목이다. 다이빙이라는 종목과 이영의 감정이 잘 어울리기도 하고. 그 카피를 보고 모든 상황과 딱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촬영하면서 가장 고민되는 건 어떤 장면이었나? 이영의 감정 변화. 그 방점을 어디에 찍을지 고민했다. 방점을 어디에 찍어야 할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조율해갔다. 하지만 크게 다르진 않았다. 그리고 이영이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도 고민을 많이 했다. 뭐랄까, 그냥 외형적으로 폭발하는 게 아니라 폭발한 듯 아닌 듯하면서 깊숙이 들어가려고 했다.

강인했던 이영은 무엇 때문에 위태로워진 걸까? 관계라고 생각한다. 라이벌인 수진이와의 관계. 이영에게 수진이는 라이벌 이상의 특별한 존재다. 이영을 흔드는 건 그 친구와의 관계다.

셔츠 르메르(Lemaire), 팬츠 잉크(Eenk).

수지를 연기한 이유영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라이벌 관계면 현장에서도 긴장감을 유지해야 할 것 같다. 그런 면이 좋았다. 선수를 연기하는 모든 배우가 함께 훈련받았는데 서로 의지도 되고 자극도 됐다. 이를테면 이런 거다. (이)유영 씨와 (오)하늬 씨와 각각 함께 해야 하는 동작이 있다. 난이도를 점점 올리며 연습했는데 동작을 하나씩 할 때마다 기다리는 시간이 떨려서 그냥 먼저 하곤 했다. 그런데 나중에 상대 배우들이 내가 뛰어서 따라 뛰어버렸다고 하더라. 아, 이번엔 그냥 안 뛰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상대 배우가 해내니까 할 수 있었던 거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못 할 것 같은 동작을 다른 배우가 해내면 나도 따라 해냈다. 다이빙을 0m부터 시작했다. 수심 때문에 0m도 막상 다이빙을 하면 깊게 느껴진다. 쑥 들어간다. 그렇게 조금씩 높이를 올렸다. 상대가 잘해내면 “정말 잘했어” 하고 칭찬하는 동시에 ‘나도 해야 하는데’ 하고 생각한다. 좋은 에너지가 되었다. 아마 혼자 했으면 이렇게 빨리 다이빙을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이영의 욕망은 승부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이기고 싶고,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자 하는 욕망. 보통 영화에 담기는 여자의 욕심은 연적에게 느끼는 질투와 시기인데 반해 <디바>는 승부를 말한다. 이영의 욕망은 질투나 시기의 감정과는 다르다. 또한 욕망의 감정이 얕지 않다. 다이빙 선수인데 여자일 뿐이지, 특별히 여자의 감정선을 표현하는 건 아니다. 남자 캐릭터 두 명이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이 많지만, 그렇다고 그 영화가 남자의 심리를 말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 않나. 운동은 굉장히 치열한 분야다. 그중에서도 다이빙은 치열하면서도 아름다운 동작을 완성해야 한다. 다이빙 선수들은 수영복을 입지만 이는 아름다움을 위한 것이 아니다. 수영복을 입고 높은 곳에서 빠른 속도로 떨어지다 보니 처음엔 옷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운동복이자 전투복이라고 생각하라는 감독님의 말에 수영복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머리도 잘 뛰어내리는 데 방해되지 않도록 바짝 묶고 다이빙대에 섰다. 그래서 이 시나리오가 더 반가웠다. 지금은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인 영화가 꽤 많아졌지만 지금까지 그런 인물을 연기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 기회가 반갑고 소중하다.

배우로서 신민아의 욕망은 뭔가? 글쎄. 욕망이라는 단어가 크게 다가오지만 사실 우리는 누구나 조금씩 욕망을 가지고 있다. 뭔가를 하고 싶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욕망. 배우로서 자꾸 뭔가 해내고 싶기에 지금까지 이 일을 하는 게 아닐까?

필모그래피의 많은 작품이 몸으로 뭔가를 익혀야 가능했다. 이런 식으로 에너지를 써야 제대로 연기했다는 생각이 드는 건가? 그건 아니다. 이상하게 그런 작품과 연이 닿았다. 데뷔작인 <화산고>부터.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작품을 위해 많은 것을 배웠다. <달콤한 인생> 때도 분량이 많지 않았지만 첼로를 연습했고, 드라마 <때려> 때는 복싱 연습을 하다 5초 정도 기절한 적도 있다. <고고70> 때는 춤을 배우고 <무림여대생> 때는 액션 스쿨에 다녔다. 그때는 지금보다 어렸으니까 힘으로 아주 열심히 했다. 온몸으로 연습하고, 몸이 익숙해져야 할 수 있는 연기를 많이 했다. <디바>도 마찬가지다. 동작을 꼭 해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고, 그렇게 나를 몰아가다 보니 더 애착이 가고 내 살점처럼 느껴진다.

첫 스릴러라는 점, 처음으로 영화를 위해 다이빙을 배운 점, 운동선수를 연기한 점. 많은 것이 처음인 <디바> 이후 배우로서 선택이나 생각에 변화가 생겼나?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마다 인터뷰를 하다 보면 이 작품을 계기로 내가 뭔가 바뀐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예전 작품 이야기를 함께 하다 보면 그때도 정말 열심히 했다 싶다. 난 늘 지금 가장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 ‘열심히’의 방식이 연차가 쌓일수록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힘으로 했다면 이제는 힘의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힘으로만 밀어붙이면 체력적으로 지치게 된다. <디바>는 좀 더 즐기면서 했다. 몸은 엄청 힘들었지만 현장 스틸 사진을 보면 난 늘 웃고 있다. 피 묻힌 채 웃고 있고, 현장에서 늘 즐겁다. 힘으로 연기했다는 게 무슨 말이냐 하면, 예를 들어 감정 신을 앞두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지 않고 무거운 감정을 유지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지치면 안 돼. 끝까지 다치지 않고 즐겁게 잘해내야 해’ 하고 생각했다. 지금 이렇게 홍보하는 순간도 즐겁다. 지치지 않는다. 늘 일이 재미있다. 오늘 같은 사진 촬영도 계속 모니터로 확인하는 이유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어떻게 일이 똑같이 재미있을 수 있지. 일을 대하는 온도가 늘 똑같았나? 똑같은 온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웃음) 하지만 늘 재미있다. 사람들이 물어본다. 도대체 뭘 먹기에 기운이 솟느냐고.

같은 온도가 아니었다는 건 때론 식은 적도 있다는 말인가? 식은 적은 없다. 작품도 결국 연이 닿아야 만날 수 있다. 열심히 활동하고 싶을 때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도 했고, 그 때문에 힘든 적도 있었다. 타이밍도 맞아야 하는데, 시간의 연이 맞지 않아 하고 싶은 작품을 할 수 없을 때도 있었다. 사실 20대에는 많은 작품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는 나이 때문인지 하고 싶은 작품과 제안받는 작품의 연이 잘 닿지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 지금껏 단 한 번도 힘드니까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나 힘든데, 괜찮은 거 있어? 그러면 나 할래.” 이런 식이었지. 최근에는 내 마음과 기회가 잘 맞아서 연달아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신나고 재미있다. 작품이 끝나고 또 다른 작품을 할 수 있으면 에너지로 다가온다.

재킷 아더(Ader)

작품을 선택할 때 걸림돌이 된 게 있나? 이미지 아닐까? 영화 <화산고>와 <달콤한 인생>을 마치고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하게 됐을 때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하기에는 내 이미지가 어둡다고 했다. 내 이미지가 어떤지 알고 나니 앞으로 다른 이미지를 보여줘야겠다는 압박감이 생기더라. 그래서 밝은 역할을 하다 보니 나를 다룬 기사에 ‘러블리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 전에는 서늘하고 차갑다고 했는데 반대가 된 거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내 이미지에 내 나이가 더해져 주어지는 작품과 캐릭터에 한계가 따랐다. 지금은 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미지가 고정되는 데 대한 부담감은 많이 덜었다. 그런 점에서 <보좌관>도 의미 있는 작품이다. 내게 도전이었다. 자신의 직업에 충실한 제대로 된 어른을 연기할 수 있었다.

도전 같은 선택을 앞두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것 같다. 그런 건 없다. 작품을 선택할 때 두려운 건 내가 이전에 했던 것일까 봐, 그게 두렵다. 보여준 적 있는 걸 또 보여주면 식상해하지 않을까, 이런 걱정. 새로운 것을 앞두면 늘 흥분되고 기대된다. 연기는 지루할 수 없는 일이다. 복잡하고 깊다.

독립영화부터 상업영화까지 신민아의 선택은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 이 중에서 본인에게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작품은 무엇인가? <고고70>. 그 영화도 아주 재미있게 준비했다. <디바>에 임할 때와 비슷했다. ‘나 정말 열심히 해. 이렇게 열심히 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 인물을 표현할 거야’ 하고 생각했다. 그야말로 열정적으로 준비했다. <디바>도 마찬가지다. 영화를 찍고 싶은 마음과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끓을 때 <디바>를 만났다.

연기는 고통의 순간이 많은 일인가, 기쁨의 순간이 많은 일인가? 고통의 순간. 지금까지 재미있다고 말했지만, 고통의 순간이 많다. 고통스럽지만 짜릿하다. 고통스러울수록 짜릿하다.

앞으로 신민아의 필모그래피에 어떤 작품들이 더해질까? 다양한 것에 계속 도전하고 싶다. 나이에 걸맞은 섹시함을 가진 여성이라면 좋겠다.

마지막 질문이다. 지금 문득 떠오르는 <디바> 현장의 기억이 있다면? 물 냄새. 한여름에 훈련을 했는데 무척 더웠다. 몸이 풀리고 근육이 자리 잡아야 입수할 때 부상 없이 원하는 자세가 나오기 때문에 지상 훈련 시간이 수중 훈련보다 길었다. 무더위에 지쳐 지상 훈련을 할 때면 계속 물에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참을 운동하고 찬물에 들어갈 때 느껴지는 서늘함이 좋았다.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어떤 추억을 떠올리면 당시의 공기와 냄새, 날씨가 생각나는 것. <디바>는 수영장의 물 냄새와 한창 더울 때 물속에 들어가던 느낌이 떠오른다. 아, 마지막으로 영화에 대해 더 말하고 싶은 게 있다. 이영은 일상을 살았던 사람이다. 최고의 자리에 있으니 주변 사람들에게 늘 좋은 사람이었고 실력도 좋았다. 하지만 사고 이후 이영은 자신의 감정과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그 감정선을 따라가면 이야기가 재미있고 안타깝다가 무섭기도 할 것이다.

<디바>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인다. 그렇다.(웃음) 앞서 말한 것처럼 내 살점 같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