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현 빅나티 BIG Naughty 버킷리스트 Bucket List 커피가게 아가씨
안에 입은 체크무늬 셔츠와 재킷 피안(Pian), 더블 팬츠 써저리(Sur8ery), 레이스업 슈즈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왼손 검지에 낀 링 쿼르코어 × 아몬즈(QUARQOR × AMONDS), 약지에 낀 링 논논 × 아몬즈(NONENON × AMONDS), 오른손 검지에 낀 링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약지에 낀 링 마마카사르 × 아몬즈(MAMACASAR × AMONDS),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선글라스는 본인 소장품.

서동현 빅나티 BIG Naughty 버킷리스트 Bucket List 커피가게 아가씨

서동현 빅나티 BIG Naughty 버킷리스트 Bucket List 커피가게 아가씨
안에 입은 프린트 셔츠 어나더유스(Another Youth), 레더 재킷과 비니 써저리(Sur8ery), 레이어드 팬츠와 벨트 키미제이(Kimmy.J), 레이스업 워커 팀버랜드(Timberland).

 

2월 25일 첫 EP가 발매된다. 먼저 소감이 어떤지 궁금하다. 앨범이 나오면 울 것 같다. <Bucket List>라는 제목처럼 내 버킷 리스트 중 하나를 이루는 기분이다. 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나니 신기하면서도 뿌듯하고 감격스럽다. 그만큼 앨범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이며 최선을 다했다.

앨범 단위의 작업은 처음인데, 이전에 비해 무엇을 신경 썼나? 사실 지난 해에 앨범 한 장을 거의 다 만들었는데, 부족한 점이 보이고 마음에 들지 않아 전부 버렸다. 처음부터 다시 만들다 보니 당연히 모든 부분에 더 신경을 쓰게 됐다. 그중에서도 프로덕션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고 피제이, 디피알 크림, 그레이 등 존경하는 프로듀서들과 작업했다. 그 곡들을 소화하는 과정을 거치며 스스로 성장한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앨범에 담긴 음악의 스펙트럼도 넓은 편이다. 각 트랙의 스타일이 겹치지 않는 것을 지향해 일곱 곡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앨범을 완성했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수록곡 ‘커피가게 아가씨’를 미리 공개했다.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를 오마주한 곡이다. 회사를 통해 연락드리고 ‘이런 곡을 만들어 발매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쿨하게 그냥 사용하라고 하셨다.

1990년에 나온 원곡을 어떻게 접했나? 평소 여러 장르의 노래를 자주 들려주신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이후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다 보니 직접 다양한 곡을 접했다. 그러면서 음악 취향이 생겼는데, 확실히 옛날 감성을 좋아하는 것 같다. 최근 하수빈의 노래에 꽂혔고 강수지의 ‘보라빛 향기’와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도 즐겨 듣는다.

오늘 스튜디오에 도착하자마자 비치되어 있는 LP를 살펴보더니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를 틀어놓았다. 나도 <사랑하기 때문에> LP가 집에 있다. 당시 노래를 힙합보다도 많이 듣는다.

1980~90년대 음악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끼나? 요즘은 믹싱할 때 대중이 좋아하는 정도로 맞춰진 일종의 틀이 있다. 반면 옛 음악은 이런 믹싱을 거치지 않고 노래나 기타 연주를 바로 녹음하는 방식이 많아 날것의 느낌이 있다. 빵빵하고 뾰족한 사운드를 주로 접하다가 과거의 곡을 들으니 오히려 더 와닿고, 가사도 훨씬 낭만이 있는 듯하다.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났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도 재미있게 봤다.

‘담배가게 아가씨’를 어떻게 편곡하고 싶었나? 옛 재즈나 포크송의 분위기가 살아 있길 바랐다. 프로듀서 피제이가 멋있게 편곡해줬다. 이 외에도 요즘 오마주를 많이 했는데, 원곡을 부른 아티스트를 향한 존경의 마음이 가장 크다. 그 음악을 나와 비슷한 세대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싶기도 하다. 내 음악을 듣는 어린 학생들은 이전에 활발하게 활동한 아티스트들을 잘 모르지만, 내가 오마주하면 이들도 원곡을 찾아 듣게 될 거다. 나를 통해 예전의 좋은 노래를 알게 되고 그 시대의 음악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원곡의 느낌을 살리는 동시에 본인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할 듯하다. 오마주할 때 무엇에 중점을 두나? 비트와 내가 오마주할 부분이 어울리는지 생각한다. 비트를 접한 순간 특정 곡이 떠오를 때가 가끔 있는데, 이를테면 지난 1월 중순 발매한 ‘격리해제’ 비트는 듣자마자 지드래곤의 ‘One of A Kind’가 연상됐다. 또 원곡이 내 감성과 잘 맞는지, 내가 원곡을 얼마나 알리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신경 쓴다. 한편으론 멋진 아티스트를 동경하는 건 좋지만 그 안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되는 것 같다. <Bucket List>는 오마주에 마침표를 찍는 작업이기도 하다. 오마주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들었을 때 재지팩트의 느낌이 나는 ‘커피가게 아가씨’를 앨범 발매에 앞서 공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얼마 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커피가게 아가씨’가 흘러나오는 카페에서 인증 샷을 찍은 후 스토리에 본인을 태그해 올리면 한 곳을 직접 찾아가 일일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했다. 최근 코로나19로 많은 카페가 운영하기 힘들어진 것이 이벤트를 한 이유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는 그 카페를 찾아가며 잠시 일상을 벗어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내 노래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기회이기도 하다.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나를 태그한 스토리는 대부분 내 계정에 다시 공유하고 있다. 당사자가 이를 확인한다면 하루 종일 기쁘지 않을까? 예전에 빈지노가 내 스토리를 공유했을 때 내가 느낀 기분처럼 말이다.

‘커피가게 아가씨’ 가사 중 빈지노의 ‘Nike Shoes’를 인용한 부분이 있다. 단 한 명의 롤모델을 고른다면 여전히 빈지노인가? 그렇다. 음악을 넘어 사람 자체가 멋있는 것 같다.

실제로 만난 적이 한 번도 없다니 의외다. 사실 기회는 몇 번 있었는데 부끄러워서 일부러 숨기도 했다. 팬이 아닌 뮤지션으로서 스스로 더 당당해졌을 때 그와 마주하고 싶다.

 

서동현 빅나티 BIG Naughty 버킷리스트 Bucket List 커피가게 아가씨

서동현 빅나티 BIG Naughty 버킷리스트 Bucket List 커피가게 아가씨
프린팅 셔츠 루이 비통(Louis Vuitton), 베스트 피안(Pian), 데님 팬츠와 벨트 더 스톨른 가먼트(The Stolen Garment), 로퍼 팀버랜드(Timberland), 선글라스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 목걸이 베르사체(Versace), 왼손 중지, 약지, 오른손 소지에 낀 링 모두 마마카사르 × 아몬즈(MAMACASAR × AMONDS).

 

빅나티가 가진 장점 중 하나는 ‘싱잉 랩’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싱잉’과 ‘랩’을 따로 보아도 각각 잘 소화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더 시도하고 싶은 음악 스타일이 있나? 일단 개인적으로 랩만 세게 하는 건 선호하지 않는다. 물론 ‘할 줄 안다’고 보여줘야 할 때가 있고 그런 랩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종종 들지만, 그보다는 R&B 스타일을 좋아한다. <Bucket List>의 두 타이틀곡 중 하나인 ‘Joker’도 이와 결이 비슷하다.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음악을 최대한 좋은 퀄리티로 만들려고 한다.

이번 앨범 수록곡의 가사 중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나? 마지막 트랙인 ‘Bucket List’의 가사를 꼽고 싶다. 서울대가 뭐라고 이렇게 난리인지, 우리는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고, 꿈이 뭐냐는 질문에 답을 못 하는 게 현실이라는 식으로 꿈에 대한 고민을 직설적으로 썼다. 누구든지 자신만의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은 그 재능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시스템도 재능을 발견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이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곡이다. 아마 내 또래 청소년들이 많이 하는 고민이 아닐까 한다.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다. 수험생이 되니 어떤가? 오늘 촬영하러 오기 전 오랜만에 국어 학원을 다녀왔다. 자주 가진 못하지만 최소한은 하려고 한다. 고3이라는 사실에 딱히 부담은 없다. 대학은 나이 들어서도 갈 수 있지 않나. 내가 입시 시스템을 이긴 지는 오래됐다.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카테고리를 ‘미술관’으로 설정해놓았고 전시도 자주 관람하는 듯하다. 미술의 어떤 점이 좋은가? 음악과 미술은 표현 방식이 다를 뿐 결국 똑같은 것 같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미술 작품을 보면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곡 작업이 잘 안 될 때 전시를 보러 다니기도 한다.

최근에 직접 그린 그림이 있나? <Bucket List> 피지컬 앨범 속지에 들어갈 그림들을 그렸다. 높이 2미터짜리 캔버스에 한 작업이 제일 재미있었다. 날개를 다시 꺼내고 있는 듯한 타조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그렸는데, 타조의 날개가 퇴화되어 날지 못한다는 점이 앞서 말한 재능에 관한 이야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앨범 커버를 보면 조형물이 하나 있다. 버킷 안에 시계, 해바라기, 비행기, 피아노, 물감, 조커 카드 등 내가 좋아하는 요소를 넣었다. 이처럼 앨범과 관련한 여러 디자인 작업에 함께했다.

<Bucket List>를 한마디로 소개한다면? 젊음이다. 젊음 하면 사랑, 꿈, 후회가 떠오른다. 이 세 가지가 자연스럽게 이번 앨범에 담겼다. 내 또래 청소년들은 공감을, 나보다 어린 친구들은 재미를,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회상의 마음을 느끼며 들어주길 바란다.

젊음이 가진 가장 큰 힘은 뭘까? 겁 없는 것. 젊음의 시기는 20대라고 생각하는데, 무엇이든 저지를 수 있는 나이인 듯하다. 20대는 10대와 달리 자신이 저지르는 일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30대가 되면 보다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할 거다. 이때를 놓치면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는 생각에 젊음이 더 소중하게 여겨진다. 사랑도 후회도 많이 해봐야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빅나티는 어린 시기를 지나 젊음으로 가는 중이겠다. 맞다. 그래서 젊음에 집착하는 면도 있다. 내 19년의 삶을 정리하며 젊음의 시작으로 향하고 있는 셈이다. 20대가 되기 1년 전이니 뭘 해야 할까 생각을 많이 해봤다. 올해의 목표는 남은 기간 동안 학교를 열심히 다니는 것이다. 교내 사람들과 더 친해지고, 급식 먹고, 축구도 하고.

20대가 되면 뭘 저지를 예정인가? 일단 초반에는 음악을 정신없이 하지 않을까? 음악 말고도 하고 싶은 일이 되게 많지만 아직 구상 중이라 이야기할 수는 없다. 미리 말하면 김새는 느낌이다. <쇼미더머니 8>도 아무한테도 말 안 하고 나갔다.

인터뷰가 거의 끝나간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번 사는 인생이니 모두가 재미있게,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하고 싶은 일을 전부 하며 살아가길 바란다. 그리고 조금만 더 긍정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다 같이 행복해지지 않을까?

빅나티는 지금 행복한가? ‘예’ 또는 ‘아니오’로 대답해야 한다면 ‘예’라고 말하겠다.

주관식이라면 뭐라고 대답하고 싶나? 물론 음악이 재미없을 때가 있고 부담이나 아픔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걸 넘어서는 즐거움이 있어 행복하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고, 좋은 부모님과 친구들이 곁에 있고, 오늘처럼 화보 촬영도 할 수 있다.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빈말이 아니라 진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