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 TOP 4에 오른 이승윤, 정홍일, 이무진, 이소정

이승윤 실크 셔츠 디올 맨(Dior Men), 데님 재킷과 팬츠 모두 이구일(Iguill), 반지와 귀고리는 본인 소장품.
이소정 홀터넥 원피스 문선(MOONSUN), 베이지 오버사이즈 재킷 리리(LEE y. LEE y), 귀고리 아니타 베리샤(Anita Berisha).
정홍일 블랙 셔츠 아미(Ami), 디스트로이드 니트 톱 다잉 브리드(Dying Breed), 팬츠 마가렛 호웰(Margaret Howell), 블랙 로퍼마르셀(Marsell).
이무진 체크 셔츠 피안(Pian), 넥타이 구찌(Gucci), 와이드 팬츠 드보(Deveaux).

이승윤

이승윤 싱어게인

스트라이프 셔츠 엠에이치엘 바이 마가렛 호웰(MHL by Margaret Howell), 피케 셔츠 구찌(Gucci), 팬츠 드보(Dereaux), 첼시 부츠 앤더슨 벨(Andersson Bell), 반지와 귀고리는 본인 소장품.


2011년 MBC 대학가요제 본선에 진출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2016년에 발매한 앨범 <무얼 훔치지>를 비롯해 다수의 음원을 공개했다.
밴드 ‘알라리깡숑’의 보컬이며
<싱어게인>에 30호 가수로 출연해 우승했다.

 

이승윤 싱어게인

스트라이프 셔츠 엠에이치엘 바이 마가렛 호웰(MHL by Margaret Howell), 피케 셔츠 구찌(Gucci), 팬츠 드보(Dereaux), 첼시 부츠 앤더슨 벨(Andersson Bell), 반지와 귀고리는 본인 소장품.

 

<싱어게인> 이후 적응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아주 바쁘게 활동 중이다. 감사한 기회에 무례해지지 않는 동시에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고민하며 치열하게 지내고 있다.

관심과 사랑을 실감할 때 <싱어게인>의 무대를 향한 관심이 이전에 발매했던 자작곡에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 자작곡을 알리는 것은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들어줘 기쁘다.

기억에 남는 팬의 응원 지난해 9월에 낸 ‘영웅 수집가’라는 곡에 달린 댓글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 ‘이 노래의 가사와 같은 상황에 처할 수도 있겠지만 잘해낼 거라고 믿고 응원한다’는 말을 해줬다.

편곡 평소 곡을 만들 땐 백지와 같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만큼 작사와 작곡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는 반면, <싱어게인>에서는 기존 노래를 편곡해 선보이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편곡에도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한편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노래를 커버해 부르는 모습이 방송된다면 그중 분명히 평생 부르게 될 노래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평생 부르고 싶게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임했다. 내 방식대로 편곡하며 노래에 애정이 생기게끔 한 것이다.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은 심사위원의 말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무대가 끝난 후 유희열 심사위원이 했던 말. “너 누구야?”라는 한 마디에 많은 찬사가 담겨 있는 듯하다.

이승윤의 음악 내 시선이고 고민이고 마음이다.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사람들에게 제일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가사에 우주와 관련한 비유가 많은 이유도 하늘의 시선을 통해 땅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음악이 좋다고 느낀 순간 예전에 음악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음악은 누군가의 마음을 건드리는 것이라고 보는데, 어느 순간 제3자인 내가 누군가를 위로한다는 것이 공허하다는 생각이 들어 한동안 음악을 내려놓고 지냈다. 그때 습관처럼 틈틈이 메모하거나 녹음하는 등 억누를 수 없는 마음이 생기곤 했다. 그리고 여러 음악을 들으며 실제로 위로받는 경험도 했다. 이를 계기로 다시 음악을 시작할 수 있었다.

가사 어떤 창작물이든 그 안에는 창작자의 의도가 담기기 마련이다. 가사도 마찬가지로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쓰며 누군가를 대상화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나를 완전히 배제하거나 타인의 이야기를 하듯이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를테면 무언가에 대해 비판하거나 슬프다고 말할 때 나는 그러고 있지 않은지 염두에 두는 식이다.

지금 문득 떠오르는 자작곡의 가사 2019년에 발매한 <새벽이 빌려준 마음>의 수록곡인 ‘정말 다행이군’에 ‘그런데 눈이 팅팅 부은 너는 나를 보고선 웃어, 나도 그런 너를 보고선 웃음이 터져버렸네’라는 가사가 있다. 서로의 아픔을 알고 있는 이들이 마주 보고 있는 상황을 그린 것인데, 마음이 울컥하는 부분이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앨범 소개 글을 직접 쓰는 이유 일단 음악계에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웃음) 그리고 곡에 대한 해석을 진지하게 딱 적어놓으면 듣는 즐거움이 없어지는 것 같아 소개 글을 장난처럼 쓰는 경우가 많다. ‘영웅 수집가’처럼 설명이 필요한 노래라고 느낄 때만 열심히 쓰는 편이다.

자작곡을 들려준다는 것 스스로 음악을 만드는 창작자라고만 생각해왔는데, 최근에는 무대에 서는 것도 즐겁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음악이 좋은 이유를 묻는 질문을 받을 때면 한 문장으로는 답하지 못하겠다. 그냥 좋다.

음악인으로서 이승윤의 강점 내 음악의 가장 큰 토대는 밴드 사운드이고 힙합, 팝, 포크 등도 좋아해 여러 방면으로 접목하고 있다. 특정 장르의 끝판왕이 돼야겠다는 마음은 없으니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배 아픈 가수 지금 문 밖에서 들리는 무진이의 노랫소리에도 배가 아프다. 다른 음악에 자극을 받지 않고 무던해지면 창작자로서 생명이 끝난 거라고 본다. 그러니 앞으로도 쭉 배 아픈 가수이고 싶다.

음악을 하며 지켜가려는 가치 거창해지지 말자. 내가 모든 이를 대변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저 살아가며 느낀 것들을 음악에 담아 얘기하고 싶다. 그리고 무구한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방식을 취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흑과 백, 적과 청 등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구조를 힘들어하는 편이다. 내가 여러 곳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지나온 10년과 현재 음악을 막 시작한 당시에는 솔직히 조금 자신 있었는데, 그때 잘되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잘됐다면 지금의 나는 없을 거고 음악을 그만뒀을지도 모른다. 지나온 시절이 힘들긴 했지만 후회는 없다. 그 시간과 경험 덕분에 현재의 내가 들뜨지 않고 오히려 덤덤할 수 있는 듯하다. 나를 향한 많은 관심과 사랑이 오래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주 금방 사라질지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지금을 살아가려고 한다.

장기적인 목표 개인적으로는 이마가 넓은 편이라 모발 이식을 받으면 어떨까 하며 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웃음) 그리고 음악인으로서 계속 음악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

이승윤은 앞으로 장르가 이승윤인 음악을 하겠다.

하고 싶은 말 요즘 <싱어게인>에 함께 출연한 이들끼리 밀고 있는 말이 있다. “그래도 고마워요.”

이무진

이무진 싱어게인

데님 셔츠 자크뮈스(Jacquemus), 니트 컬러 블록 스웨터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 벨티드 팬츠 르메르(Lemaire), 운동화 디올 맨(Dior Men).

2018년 고양시를 소재로 한 웹툰의 OST 앨범 수록곡
’산책’을 불렀고
해당 음원이 발매되었다.
지난해 여름
유튜브 채널 <나는 이무진이다>에 올린
’서울예대 그 유명한 복도’
영상이
화제가 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무진 싱어게인

데님 셔츠 자크뮈스(Jacquemus), 니트 컬러 블록 스웨터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 벨티드 팬츠 르메르(Lemaire), 운동화 디올 맨(Dior Men).

 

근황 여러 활동을 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 <싱어게인>이 끝난 후 한 예능 프로그램을 녹화하러 방송국에 갔을 때 팬이 다가와 음료와 편지가 든 작은 쇼핑백을 건네줬다. 그 순간 나름대로 공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싱어게인> 첫 촬영일 그날 촬영하러 온 출연자 중 두 번째로 현장에 도착했다. 나 다음으로 60여 명이 차례로 들어왔는데, 그때마다 점점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그곳에 가기 전에 들었던 노래를 만들었거나 나의 노래에 영감을 준 음악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내가 한국 음악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이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에서 경쟁할 자격이 있나 싶었다. 운이 따라준 덕분에 3위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 목소리가 2020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원하는 목소리인 것 같다고 느끼기도 했다.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은 심사위원의 말  ‘누구 없소’를 불렀던 1라운드에서 이선희 심사위원이 “왜 이제 나온 거예요”라는 말을 했다. 스스로 실력은 갖췄다고 생각했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통할지는 확신이 없었는데, 그 의문을 단번에 지워준 칭찬이었다.

<싱어게인>을 통해 얻은 것 일단 내게 기회를 줬고 내 음악에 관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디오와 비디오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안일한 태도를 주의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멋진 표정이나 제스처가 돋보이진 않으니 비디오에 강한 사람은 아니다. 항상 ‘듣는 음악’을 우선으로 여기며 살아왔는데, 경연에서는 눈에 보이는 요소에도 신경을 써야겠다고 느꼈다. 이뿐 아니라 음악 안팎으로 많은 것을 배워 여러모로 고마운 프로그램으로 기억될 듯하다.

음악을 시작한 계기가 된 앨범 제이슨 므라즈의 <Love Is A Four Letter Word>. 이 인터뷰를 읽은 사람들이 이 앨범을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다. 예전엔 높은 음역대의 보컬이나 힘 있는 연주 등의 임팩트 있는 노래 를 주로 들었는데,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은 그렇지 않은데도 귀 기울이게 됐다. 그 이후 다른 무엇보다도 듣기 편한 음악을 하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음악을 잘하기 위한 노력 재능을 타고나기보다는 노력으로 현재의 실력을 갖출 수 있었다. 무언가를 잘하려면 열심히 해야 하고, 열심히 하려는 사람에겐 칭찬이 필요하고, 칭찬받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뭐라도 보여줘야 칭찬받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자신감을 얻는 데 중요한 건 바로 경험이다. 그 경험을 쌓기 위해 고등학생 때 무작정 낙원상가 근처의 송해길을 찾아갔었다. 큰 무대에서 창피한 일을 겪어야 최소한 작은 무대에라도 자신 있게 오를 수 있을 것 같아 포장마차가 줄줄이 늘어선 길 한 쪽에 서서 노래 몇 곡을 불렀다. 놀랍게도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더라. 부끄러운 기분이 들어 기타를 멘 후 다시 연습실로 향했고, 이후부터 자신감이 생겼다.

영감을 주는 것 사물, 감정, 대화 등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 평소 무언가를 가만히 바라보며 생각하는 걸 좋아해 깨어 있는 매 순간 영감을 얻으려고 한다. 상상만 하기보다는 내게 어떤 사건이 일어나야 곡이 나오는 듯하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틈틈이 적어둔 후에 작업하는 편이다.

기타 치며 이야기하는 싱어송라이터 모든 존재는 누군가와 교감하지 않는다면 행복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대화가 중요하고, 나는 내 대화 방식을 음악으로 정했다. 곡을 만들 땐 내 노래가 공감을 얻을지를 먼저 생각한다. 대화할 때 아무리 논리적으로 말해도 상대가 알아듣지 못하면 소용없듯, 음악에도 듣는 이들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야 한다고 본다. 직접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내 음악을 듣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길 바란다.

음악인으로서 이무진의 장점 비교적 똑똑한 것 같다. 물론 잘하는 것이 중요하고 주변에서도 ‘네가 잘하면 된다’고 하지만, ‘뭘 하면 더 많이 들어줄까’에 대해 신경 쓰는 편이다. 완전히 비주류인 음악보다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음악을 해야 하는 것 같다. 대중성이라는 집합 안에 듣기 편한 음악이 있고, 내 음악이 여기에 속한다고 믿는다.

이무진의 현재를 시간에 비유한다면 밤 10~11시. <싱어게인>에서 약 3초 동안 최선을 다해 빛을 내는 노란 신호등이 나와 닮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몇 시간 지나면 곧 전국의 모든 신호등이 노란빛으로 물들 것이다.

지금 꾸는 꿈 코로나19의 종식.

장기적인 목표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것. 여러 명곡들은 꾸준히 리메이크되고 있고, 재즈 바에 가면 옛 음악이 아직도 울려 퍼진다. 내 음악도 그렇게 사랑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음악이 좋은 이유 인터뷰 시작 전 라이브 영상을 촬영할 때 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가 연상되는 곡을 불렀다.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그 영화 속 대사를 말하고 싶다. “Why not?”

새롭게 붙길 바라는 수식어 이무진은 이무진이다.

 

 

이소정 정홍일 싱어게인

이소정 퍼프소매 원피스 리리(LEE y. LEE y), 메리제인 힐 잉크(EENK), 진주 귀고리 아니사 케르미슈(Anissa Kermiche).
정홍일 셔츠, 스웨트 셔츠, 넥타이와 조거 팬츠 모두 프라다(Prada), 그린 컬러 레더 트렌치코트 챈스챈스(Chance Chance), 하늘색 스웨이드 부츠 클락스(Clarks).

 

이소정

이소정 싱어게인

홀터넥 점프수트 잉크(EENK), 오버사이즈 재킷 챈스챈스(Chance Chance), 스틸레토 힐과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2012년 <보이스 코리아> 시즌 1에서
준결승에 진출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3년 아이돌 그룹 레이디스 코드로 데뷔했고
이후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월 신곡 ‘함께 했는데 이별은 나 혼자인 거야’를 발매했다.

 

이소정 싱어게인

홀터넥 점프수트 잉크(EENK), 오버사이즈 재킷 챈스챈스(Chance Chance), 스틸레토 힐과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싱어게인> 이후 모든 일이 그렇듯 열심히 했는데도 조금 더 노력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안아줘’를 불렀던 마지막 무대에서 실수를 하며 보인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활동 중이다.

또 한 번 경연에 참가한 계기 <싱어게인>에 출연한 이유는  딱 하나다. 노래할 무대가 필요하다는 것.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은 없었지만, 톱 10 안에 들면 <싱어게인> 콘서트에 참여할 수 있으니 10위를 목표로 삼았다.

다른 경연과 <싱어게인>의 차이 프로그램보다는 내 마음가짐이 조금 달랐다. 데뷔 전 <보이스 코리아> 시즌 1에 나갔을 땐 카메라 앞에 서는 것조차 신기했고 부담 없이 즐기면서 임할 수 있었다. 반면 <싱어게인>은 솔로 가수로서 새롭게 시작하는 듯한 일종의 도전이었다. 경연에 참가한 경험이 몇 번 있어 떨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막상 무대에 오르니 긴장되더라. <싱어게인>을 통해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 었고, 예상하지 못했던 큰 사랑을 받게 되어 감사하다.

선곡 기준 다양한 곡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처음 음악을 할 땐 ‘할 수 있는 노래’와 ‘하고 싶은 노래’ 사이의 괴리가 있었다. R&B와 소울 장르의 음악을 주로 해왔던 만큼 아이돌 그룹에서 활동하며 심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그 시간을 거치며 다다른 결론은 ‘다 할 줄 알아야 한다’였다. 발라드를 불러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 레이디스 코드 멤버로서 무대에 오를 때, 혼자 연습실에서 마음껏 재즈를 부를 때 등 상황에 맞는 곡을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 연습하다 보니 여러 무기가 생겼고 <싱어게인>은 이를 선보이기 좋은 기회였다.

가사 전달 <싱어게인>에서 ‘음악은 내가 하는 말에 음을 붙이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 내가 가사에 공감하고 깊이 이해해야 무언가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노래하기 전 대본이나 시를 읽듯이 가사를 찬찬히 훑어본다. 문장을 이루는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에 집중하고, 무대에서도 가사가 잘 들리도록 신경 쓰며 부른다.

음악이 좋다고 느낀 순간 어릴 때부터 무대를 좋아해 발레리나를 꿈꾸기도 했고 치어리더로 활동한 적도 있다. 노래도 마찬가지로 오래전부터 즐겨 불렀다. 집에서 공부하는 척하다가 부모님 몰래 베란다로 나가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면 박화요비, 박정현, 거미 등 R&B 가수들의 곡들을 부르며 칭찬도 많이 받았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 노래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했다.

함께 했는데 이별은 나 혼자인 거야 연인 간의 이별을 주제로 한 신곡이다. 살다 보면 누구든 이별을 경험하기 마련이고 그 대상은 연인뿐 아니라 반려동물, 부모님, 친구 등 무척 다양할 것이다. 듣는 사람이 어떤 이별을 겪었든 음악으로 위로해주고 싶었다.

노래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공감. 행복을 느낀다면 기뻐하며 춤을 춰주고, 슬퍼하는 사람 곁에 다가가 함께 울어주는 식이다. 누군가 일상에서 느끼는 여러 감정에 대해 내가 더 나서서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내 노래가 듣는 사람에게 편한 친구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

작사, 작곡 지난해 8월에 낸 싱글 ‘ISLAND’를 비롯해 작사와 작곡에 직접 참여한 노래들이 있다. 2015년쯤 내가 모두 작사, 작곡한 레이디스 코드의 앨범을 발매하려고 한 적도 있다. 녹음까지 다 되어 있는 상태였는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공개하진 못했다. 물론 지금 들으면 부족한 점이 있을 테지만, 얼마 전에 문득 그 곡들을 다시 꺼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요즘의 생각이나 감정을 곡으로 만든다면 진취적인 분위기가 느껴지고 내 꿈을 녹여낸 가사를 쓰고 싶다. <싱어게인> 첫 라운드에서 불렀던 ‘비상’처럼 말이다. 그리고 요즘 고음에 치중한 노래가 많은데, 그보다는 한결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멜로디가 담긴 곡이었으면 한다.

하고 싶은 음악 예전에는 내가 하려는 음악에 대한 고집이 있었다. 아티 스트로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많은데, 이를 위해서는 대중적인 사랑을 얻어야 하는 듯하다. 그러니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음악을 하려고 한다. 힙합 아티스트와의 협업에도 관심이 많다. 래퍼의 랩과 내 노래가 만났을 때 시너지 효과가 좋을 것 같고 자신도 있다.

이소정을 행복하게 하는 것 팬들의 응원. 지금도 가방에 팬들에게 받은 편지들이 들어 있다.

음악을 하는 이유 노래 부르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 그리고 노래할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 취미이자 특기가 직업으로 이어진 셈이니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인 목표 70세에 디너쇼 하기.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있다. 패티 김 선생님이나 심수봉 선생님처럼 공연을 매진시킬 만한 대중적인 인기가 있어야 하고 건강관리도 잘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사람으로서도 올바른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무대를 보면 가수가 진심인지 아닌지 다 느껴지기 마련이다. 더 좋은 노래를 들려줄 수 있도록,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정홍일

정홍일 싱어게인

실크 셔츠 디올 맨(Dior Men), 재킷과 팬츠 문선(MOONSUN), 더비 슈즈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베이스볼 캡 오베이(Obey).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록 밴드
‘바크하우스’의 보컬로 무대에 올랐다.
밴드 활동을 중단하기 3~4년 전부터 대중음악을 했고
지난해 11월 첫 솔로
앨범 <숨 쉴 수만 있다면>을 발매했다.

 

정홍일 싱어게인

실크 셔츠 디올 맨(Dior Men), 재킷과 팬츠 문선(MOONSUN), 더비 슈즈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베이스볼 캡 오베이(Obey).

 

근황 김해에서 올라와 서울에 숙소를 얻어 생활하기 시작했다. 한창 경연에 최선을 다해 임할 땐 <싱어게인> 다음의 삶을 떠올릴 여유가 없었다. 톱 10 안에 들고 나서야 향후 생활과 벌어질 일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싱어게인>에 출연한 이유 록을 하다가 대중음악을 시도하기는 했지만 경연 프로그램 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한 적은 없었다. 경연이 진행되는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있었고, 나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해 그동안 회피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싱어게인>은 다른 느낌이 들었고 ‘무명 가수전’이라는 점도 인상 깊었다. 부담을 조금은 덜어내고 참가해도 될 듯해 출연하기로 마음먹었다.

정통 헤비메탈 가수 <싱어게인>에서 나를 소개할 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유일한 타이틀이었다. 우리나라에도 헤비메탈이 주류이던 시대가 있었다. 1980~90년대인데, 이후 다양한 음악이 생겨나며 소수 마니아들 이 좋아하는 음악이 된 것이다. 록이 묻어나는 내 목소리가 대중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깰 수 있는 시점이 언제쯤 올까 싶었다. 이런 측면에서 <싱어게인>은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내가 록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이번 경연을 계기로 록이 부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줬다. 또 그 사실을 모르더라도 내 목소리를 통해 힘을 많이 얻었다는 이들도 있었다.

기억에 남는 심사위원의 말 ‘Maria’ 무대 때 좋은 심사평이 많았다. ‘Maria’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 쓰이며 대중가요의 느낌을 갖게 됐지만 사실 원곡은 록이 맞다. 이 곡을 스트레이트하게 편곡한 덕분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당시 이선희 심사위원이 “정통 록의 느낌을 가진 동시에 부드러움, 따뜻함, 선량함, 순수함까지 갖췄다”라는 말을 했고, 김이나 심사위원도 “표정이 행복해 보였다”고 얘기했다. 실제로 헤비메탈 공연을 하면 늘 그렇게 웃으면서 노래한다.

노래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 음을 통해 내 목소리가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중점을 둔다. 어떤 공간에서 ‘아 ’ 하고 목소리를 냈을 때 울리는 느낌을 들어본 다음, 목소리의 크기와 감정 등을 세밀하게 조절한다.

록에 처음 빠진 순간 밴드 바크하우스의 리더가 내게 보컬 자리를 제안하며 록 음악을 들려주었다. 처음에는 잘 와닿지 않았지만 조금씩 자연스레 흡수하게 되었다. 내가 살아온 과정이나 성향 등이 록과 잘 맞는다고 느꼈다. 그 이후 가타드, 주다스 프리스트, 블랙 사바스 등 다양한 밴드의 음악을 접했다.

바크하우스 약 1년 전 바크하우스 활동을 그만두었다. 보컬리스트에게 밴드에서 나온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그 시점부터 많은 걸 내려놓으며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니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다. 삶을 살아가며 어느 하나를 포기하면 다른 것이 들어오기 마련이고, 그것이 곧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여부는 본인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숨 쉴 수만 있다면 지난해 11월에 발매한 첫 솔로 앨범으로, 대중음악의 요소를 많이 지니고 있다. 오래전에 통기타 연주로 만들어놓았던 아이리시한 멜로디의 노래들을 정리해 담았는데, 정리 과정을 거치며 기존과는 다른 방향으로 완성되었다. 타협과 조화가 동시에 이루어지며 결과물이 나온 셈이다. 이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음악을 하며 그려가야 할 그림에 대해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록의 매력 세부 장르에 따라 다르겠지만, 록은 음원보다 무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상상을 초월한다. 그중 정통 헤비메탈은 음악에 퍼포먼스를 더하며 멋을 드러낸다. 머리를 길게 기른 가장 큰 이유도 이 때문이다. 록으로 내 안에 꽉 차 있는 에너지를 쏟을 수 있고, 듣는 사람도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록이 지닌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함께 노래하고, 뛰어놀고, 고함도 지르며 무대를 즐기는 것으로 충분하다.

하고 싶은 음악 록이라는 뿌리를 간직하며 더 확장된 음악을 하는 나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가수로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다. 발라드나 드라마 OST 등 다양한 곡을 불러보거나 프로듀서와 협업하며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도 좋을 듯하다. 이를 위해 음악을 넘어 삶을 대하는 태도도 잘 다듬어가야 할 것이다.

오랫동안 음악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삶의 아픔이 록을 하게 한다. 무대에 올라 힘껏 노래하고 관객의 호응을 받으며 스스로를 정화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루하루 내일을 기약하며 연습을 반복해왔을 뿐이다.

음악을 하는 이유 일단 제일 잘하는 것이 음악이다. 그리고 잘하는 무언가에 힘을 쏟는 일만큼 행복한 건 없다. 나를 포기 하지 않고 근본을 지켜가며 더 잘할 수 있도록 애써보는 것. 그게 바로 음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