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출연 이후 많은 관심을 받으며 방송, 화보, 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인기를 실감하나요? 타로 <스우파> 방송 중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생방송이나 콘서트에서 응원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봤을 때? 관객분들을 마주하니 이제야 실감 나요. 정말 감사하죠.
<스우파>에서 일명 ‘허니제이 퇴근 가방’으로 스트레치엔젤스의 호보 백이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죠. 그 덕분에 홀리뱅 멤버 전원과 화보도 함께 찍게 되었어요. 허니제이 예뻐서 들었을 뿐인데 이렇게 화보도 찍고, 무엇보다 멤버들과 함께해 정말 뜻깊어요.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 나비효과처럼 특별한 경험을 안겨줘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었어요.
재입고된 제품도 완판됐다고 하죠? 허니제이 아, 정말요? 제인 완판의 완판녀네요. 허니제이 감사합니다. 소문 좀 내주세요.(웃음)
이제 홀리뱅 이야기를 해볼게요. 홀리뱅은 어떻게 만들게 된 팀인가요? 허니제이 원래 활동하던 팀이 없어지면서 예정된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만들게 되었어요. 멤버를 뽑기 위해 오디션을 열었는데, 많은 제자들이 참가했고, 그 친구들이 지금의 멤버가 되었죠.(웃음) 제자들과 함께 하니 합이 잘 맞을 수밖에 없어요.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각자의 개성도 더욱 자유롭게 뽐낼 수 있고요. 멤버 개개인이 다채로운 색을 지니고 있어서 어떤 스타일이든 잘 소화할 수 있는 팀이에요.
홀리뱅만의 색은 뭘까요? 이븨 다크하면서도 세련되고, 우아하면서도 묵직한 힙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끼리 ‘고급 섹시’라고 자주 말합니다.(웃음) 로아 힙합을 기반으로 해 그루비하면서도 섹시함을 잃지 않는 팀이죠. 제인 힙하고 트렌디하기도 해요.
허니제이는 어떤 리더인가요? 벨 엄마 같기도 하고 친구 같기도 해요. 평소에는 따뜻하게 챙겨주고 작업할 때는 강단 있게 잡아주죠. 제인 (허니제이) 앞에서 말하려니 되게 낯간지러운데.(웃음) 한마디로 천재? 원래 알고 있었지만 이번 경연 프로그램을 하며 더 많이 느꼈어요.
그렇다면 ’홀리뱅의 리더 허니제이’와 ’댄서 허니제이’는 어떤 점이 다르고 어떤 점이 닮았나요? 허니제이 일단 춤을 좋아하는 허니제이는 똑같아요. 댄서 허니제이는 혼자니까 아무래도 자유롭죠. 홀리뱅의 허니제이는 항상 생각이 많아요. 잘해내야 하니까. 때론 스트레스도 받고 예민해지기도 해요. 하지만 리더로서 감당해야 하는 당연한 무게이기도 하죠. 솔직히 좋은 리더가 어떤 리더인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리더는) 아무리 해도 어렵지만, 홀리뱅의 허니제이는 항상 팀을 위해 고민하죠. 정말 고맙게도 제가 힘들어할 때면 멤버들이 많이 이해해주고, 나이도 좀 많아졌다고 먼저 달래주기도 해요.(웃음)
각자 춤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허니제이 어릴 때부터 스스로 댄서라고 생각하며 살았기 때문에 시작점을 꼽기는 조금 애매한데,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무대에 서기 시작했어요. 그 시절 아이디도 ‘dancerhn’이었죠.(웃음) 대학을 졸업하고 팀에 들어가면서 ’허니제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이븨 그 전에도 춤을 췄지만 고등학생 때부터 춤을 제대로 배웠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 팀에서 활동하다 홀리뱅이 되었어요. 헤르츠 초등학생 때 보아의 ‘Valenti’를 커버하면서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이후 실용무용과 입시를 준비하며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춤은 평생 해도 재밌을 것 같았거든요. 타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요. 어릴 때 ’애니모션’ CF 속 이효리의 모습에 완전히 반해서 영상을 수시로 보곤 했어요. 당시 유튜브가 활성화되지 않은 때라 포털사이트 카페에서 겨우 영상을 찾아 안무를 딸 수 있었죠. 정식으로 춤을 배운 건 입시 준비를 하던 고등학생 때였어요. 벨 어릴 때부터 춤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어요. 고등학생 때 허니제이 선생님의 무대를 보고 너무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 춤을 추기로 마음먹었죠. 로아 마냥 춤이 좋아 뮤지컬을 시작했어요. 이후 극단 생활을 그만두고 현대무용, 발레, 재즈 쪽으로 입시를 준비하던 중에 허니제이 선생님의 춤을 보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힙합에 매료돼 장르를 바꿔 홀리뱅에 들어왔습니다. 뮬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육상 선수로 뛰다가 부상 때문에 그만두게 되었어요. 운동만 보고 달려왔는데 벽에 가로막힌 듯 길이 없어져 한참을 방황했죠. 이런 저를 보고 친한 언니가 재활 겸 춤을 제안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단순한 취미였는데 가랑비에 옷 젖듯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그 덕분에 재미있게 살고 있어요. 제인 어릴 때부터 춤을 출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쫓아다녔어요. 대학 때 방송연예과로 진학해 잠시 춤을 쉬긴 했지만 졸업 이후 나아갈 길을 생각했을 때 유일하게 떠오르는 게 춤이었죠. 그렇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이어졌어요.
다른 예술과 달리 춤만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면요? 헤르츠 춤은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동적인 예술인 만큼 현장감이 있죠. 대중이 노래만큼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하고요. 제인 사람의 몸을 사용하는 예술이다 보니 같은 춤을 춰도 매번 자로 잰 것처럼 똑같을 수 없어요. 춤을 추는 사람이 느끼는 기분, 감정, 가치관 등 여러 요소에 의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죠. 직접 제 몸을 도구로 사용해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춤의 고유한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평소 어디에서 영감을 받나요? 뮬 영감은 자기 자신에게서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가 다르듯 순간의 감정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제인 공감해요. 굳이 뭔가를 찾지 않아도 시시때때로 많은 것에서 영감을 받죠. 음악, 이미지, 이야기 등 춤을 추며 그때그때 떠오르는 것들에 포커스를 맞춰요. 영감을 얻는 곳이라고 특별하게 선을 긋고 생각하지 않아요.
<스우파> 출연 당시 대중 투표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안무를 제작할 때 대중의 취향을 담을지, 팀의 색깔을 더 부각할지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조율했나요? 허니제이 대중성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기에 어느 선까지 우리가 타협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 과정에서 멤버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죠. 어느 정도 타협하면서 우리의 것은 확실하게 지키다 보니 홀리뱅만의 색깔을 나타낼 수 있었어요.
<스우파> 우승에 이르기까지 방송에서 보여주지 않은 많은 노력과 갈등이 있었을 것 같아요. 서로 어떻게 소통하며 끝까지 팀워크를 유지할 수 있었나요? 타로 계속되는 배틀과 미션으로 모두가 예민하고 힘들었어요. 그렇다고 억지로 누군가의 기분을 맞추려 하기보다 서로를 잘 알기에 자연스럽게 배려하면서 지냈죠. 헤르츠 맞아요. 최대한 대화를 많이 하고 의견을 나눴어요.
춤을 잘추는 댄서가 되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남의 춤을 평가하기보다
자기 춤에 조금 더 집중해서 좋은 사람,
좋은 춤을 추는 댄서가 되면 좋겠습니다.– 허니제이
<스우파>의 출연은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요? 로아 터닝 포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코로나19로 공연이 줄어들어 힘든 시기였는데 <스우파>에 출연하면서 대중에게 우리 춤을 보여줄 기회가 생긴 것만으로도 소중했어요. 댄서, 그리고 홀리뱅에 쏟아지는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런 긍정의 바이브가 춤에도 반영되다 보니 이전보다 한 단계 나아가는 느낌이었어요. 값지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최근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였어요. 로아 지금까지 훌륭한 가수들이 꾸몄던 무대에서 최초로 댄서들만의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수 있어 굉장히 뜻깊었어요. 이븨 TV로만 보던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초대받은 사실만으로 신기하고 영광스러운데, 문소리 배우가 저희를 멋지게 언급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이번 일을 계기로 댄서들이 이런 멋있는 행사에 많이 초대되면 좋겠어요.
댄서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꾼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앞으로 댄스 신이 어떻게 발전했으면 하나요? 헤르츠 이번 기회로 댄서들의 무대가 넓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대중의 관심이 식지 않도록 댄서들이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이어지면 좋겠어요. 뮬 저희 어머니, 아버지 세대가 댄서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이런 관심을 유지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대중이 춤을 조금 더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건 저희 몫이겠죠.
‘춤을 추면서 아무리 힘든 상황이 닥쳐도
춤을 사랑하고 계속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저의 대답은 ‘예스’였거든요.본인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그래도 이 꿈을 계속 사랑할 수 있다면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헤르츠
여고생 댄스 크루를 선발하는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이하 <스걸파>)의 마스터로 참가하게 되었어요. 10대 친구들을 평가해야 하는 만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허니제이 10대 친구들에게는 저희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엄청난 무게감으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평가하기가 조심스러워요. 지난 경험을 공유하면서 그 친구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북돋우는 게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홀리뱅에 온 팀들은 저희와 닮은 구석이 많고, 한 마디를 하면 열 마디를 알아듣는 똑똑한 친구들이에요. 경연 중에 많은 것을 알려주지 못해 아쉽지만 기회가 된다면 방송이 끝나도 관계를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제인 기성 댄서의 말이 그 친구들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될 수 있는 한 칭찬을 많이 해주고 있어요. 저희도 경연 프로그램을 겪었지만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짧은 시간에 뭔가를 계속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 많이 힘들 거예요. 자주 만나진 못해도 든든하게 보듬어주고 칭찬해주는 존재가 있으면 그 친구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할 테니까. 가르치는 멘토라기보다는 정신적인 조력자가 되려고 해요. 춤 실력도 뛰어나지만 춤에 열정적이고 성실한 친구들이라 방송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면 좋겠어요.
<스걸파>에 참여하며 각자의 10대가 떠올랐을 것 같아요. 제인 춤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른 건 아니었어요. 다만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춤추는 일 외에 다른 일을 떠올려보지 않았어요. 그저 꾸준하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을 뿐이에요. 뮬 저는 집안의 반대가 굉장히 심했어요. 춤을 추기 위해 고등학생 때 아르바이트로 학원비를 벌고 독하게 춤을 췄어요. 운동을 그만두고 다시 무언가에 꽂힌 게 처음이라 또다시 무너질 수 없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죠. 지금 돌이켜보면 잘했고, 기특해요. 눈물이 나네.(웃음) 로아 저의 10대는 춤을 빼고 말할 수 없어요. 마냥 즐기면서 췄던 것 같아요. 벨 지방에서 살아서 친구들과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오곤 했어요. 집에 내려가는 버스를 놓쳐서 지하철 복도에 앉아 있기도 했죠. <스걸파>에 출연하는 친구들의 열정 넘치는 모습을 보며 예전의 저가 떠올랐어요. 내가 이만큼 무언가를 열심히 한 적이 있었나 싶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타로 동감해요. <스걸파>에서 열심히 춤추는 친구들을 보니 춤을 시작한 때가 스쳐 지나가면서 지금 춤추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좋은 자극이 되었어요. 헤르츠 초등학교 때부터 혼자 방에서 춤을 추곤 했어요. 속으로 제가 제일 잘한다고 생각하면서요.(웃음) 스스로 다독여준 게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고등학생 때는 또래보다 춤을 늦게 시작했다는 조바심에 더 열심히 하고 배틀에 나가 우승한 댄서를 동경하기도 했죠. 멋진 댄서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고 이를 이루기 위해 현재 진행형으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이븨 정말 춤밖에 몰랐어요. 자고 일어나면 바로 음악 틀고 춤을 출 정도였죠. 잘하진 못해도 항상 재밌었고 음악만 들어도 머릿속으로는 춤을 추고 있었던 것 같아요. <스걸파>를 지켜보며 과거의 제 모습이 떠올랐고, 10대 때 열정이 다시 끓어오르는 느낌이 들었어요. 허니제이 제가 춤을 제일 잘 춘다고 생각했고 뭐든 다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이런 자세 때문에 어리석게도 배움의 기회를 많이 놓치기도 했어요. 자기 잘난 맛에 살았죠. 철없는 10대였지만, 그래서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재미있게 춤을 출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춤을 세상에서 제일 좋아했고 가장 행복하게 췄어요. 가끔은 그때가 되게 그립기도 해요.
댄서의 꿈을 펼치기 시작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헤르츠 냉정하게 할까요, 아니면 따뜻하게 할까요?(웃음) 먼저 따뜻한 버전! 직업으로 삼았을 때 불안정한 면도 있고 주변에서 만류할 수도 있어요. ‘춤을 추면서 아무리 힘든 상황이 닥쳐도 춤을 사랑하고 계속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저의 대답은 ‘예스’였거든요. 본인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그래도 이 꿈을 계속 사랑할 수 있다면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음…, 냉정한 버전으로 말해버렸네요. 허니제이 사실 무슨 일이든 다 힘들죠. 이왕 힘들 거라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힘든 게 좋잖아요. 중요한 건 순수한 마음이에요. 춤을 진정으로 좋아해야 꾸준히 할 수 있으니까요. 순수하게 춤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앞으로도 그 마음이 변치 않는다면 힘든 순간이 와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또 춤을 잘추는 댄서가 되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남의 춤을 평가하기보다 자기 춤에 조금 더 집중해서 좋은 사람, 좋은 춤을 추는 댄서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