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밤

이성민 화이트 터틀넥 슬로웨어(Slowear), 블랙 재킷 코스(COS). 조진웅 셔츠 엘무드(LMOOD), 재킷 파렌하이트(Fahrenheit).

이성민 화이트 터틀넥 슬로웨어(Slowear), 블랙 재킷 코스(COS). 조진웅 셔츠 엘무드(LMOOD), 재킷 파렌하이트(Fahrenheit).

블랙 재킷 프라다(Prada), 블랙 터틀넥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잘 살고 싶은 욕망이겠죠. 어느 순간 해웅이 가엽게 느껴지기도 하더라고요. 정도만 다를 뿐 우리 안에는 그런 삿된 속성들이 있으니까. 저 역시 그렇게 살지 않을까요. 그런 맥락에서 순태의 외로움까지도 느꼈고요.”

-조진웅-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조진웅)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 문서를 손에 쥐게 된다.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본 그는 행동파 조폭 ‘필도’(김무열)와 손잡고 정치판의 숨은 실세인 ‘순태’(이성민)를 뛰어넘어 권력을 차지하고자 한다. 욕망에 모든 감각이 마비된 이가 돌진하는 영화 <대외비>는 세 인물의 강한 캐릭터가 충돌하고 뒤얽히는 이야기다. 욕망의 서사가 그렇듯 승자는 없을 질주의 끝, 퇴로가 없는 막다른 길에서 패자는 오직 자신만을 마주한다. 영화를 보지 못했음에도 막연히 떠오른다. 망망대해 위에서 주변을 두리번거릴 허망한 두 눈이,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왔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이, 분명히 처음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 같은데 하며 허둥거릴 목소리가.

“<대외비>는 인간의 부조리와 권력의 속성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권력의 이면에 얼마나 추하고 비열한 민낯이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이원태 감독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각자 이 영화의 어떤 점에 주목했는지, 어떻게 다가가고자 했는지 궁금합니다. 조진웅 국회의원이라는 건 하나의 소재인 거고, 결국 영화는 권력을 가지려는 이들의 욕망이 충돌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사건보다 감정의 스펙트럼과 그 고저가 큰 작품이고요. 인물마다 각자 내재한 힘이 엄청나죠. 해웅도, 필도도 그렇죠. 성공하지 못하면 죽는 거니까. 죽기 살기로 하는 인간 군상이 보이니까 그 점이 쫄깃쫄깃한 거죠. 이성민 순태라는 캐릭터는 언젠가 한 번은 해봐야지 싶던 인물이었던 것 같아요. 기존의 인물들과는 다른 얼굴이었으면 좋겠다 싶었죠. 여러 얼굴을 찾아다닌 것 같아요. 순태와 필도는 해웅이 달려갈 수 있도록 푸시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 작품은 해웅이 잘하면 잘되겠다 하면서(웃음) 최선을 다 했어요.

세 인물이 저마다 카리스마와 아우라를 지니고 있습니다. 각자의 힘은 어디에서 출발한다고 보셨나요? 조진웅 잘 살고 싶은 욕망이겠죠. 어느 순간 해웅이 가엽게 느껴지기도 하더라고요. 정도만 다를 뿐 우리 안에는 그런 삿된 속성들이 있으니까. 결국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니까. 저 역시 그렇게 살지 않을까요. 그런 맥락에서 순태의 외로움까지도 느꼈고요. 근데 해웅도 어느 순간 자신에게 속지 않았을까요? 알면서 모른 체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일렁이는 물결 위에 어쩔 수 없이 올라타 있는 거니까. 어느 순간 그 물결 위에서 이전으로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무너지는 거고요. 그런 지점이 관객들에게 잘 표현되어야 했어요. 이를 위해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요. 그 상황에서 과하게 표정을 드러내서도 안 되지만, 인물의 심정을 은연중에 관객에게 전해야 하니까요.

해웅이 각성하는 순간인 것이지요? 조진웅 그렇죠. 각성하는 지점을 드러낼 것이냐 드러내지 않을 것이냐, 얼마나 드러내고 감출 것인가, 해웅 자신도 몰라야 하는 것이냐, 이걸 알려줄 것이냐 등이 얽히고설켜 있는 거죠. 배우로서 그 균형을 찾아가는 즐거움도 있었어요.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장면에 제대로 의미를 담지 않으면 작품 자체가 힘을 잃으니까요.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하는 거죠. 아닌 것 같다 싶으면 수차례 다시 해보면서요. 다시, 또 다시. 골머리를 썼던 기억이 나요.

필도 역시 욕망을 추진력 삼는 인물이죠? 이를 드러내기 위해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나요? 김무열 필도의 경우 기능적인 부분도 신경 써야 했어요. 체중을 증량하고, 부산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보니 부산 사투리를 쫓아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제겐 큰 도전이었고요. 조진웅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어요. 치열할 정도로. 저는 김무열 배우가 부산 출신인 줄 알았어요. 나중에 부산 사람인 줄 알았다고 하니까 한 번도 경상도 사투리를 써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어색하지 않아요. 사투리가 어색하면 어마어마하게 이상하잖아요. 김무열 배우가 사투리로 발목 잡히진 않겠다 싶어요. 그만큼 노력을 하니까.

두 분은 경상도 출신이잖아요. 김무열 조진웅 선배님은 이렇게 옆에서 있다가 제가 좀 막히는 순간이 있다 싶으면 옆에서 슬쩍 한번 읊어줘요. 얼마 전 인터뷰 할 때도 옆에서 바로 쳐주시더라고요.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조진웅 저도 외국어 연기를 해봤지만 사투리는 또 다른 영역이거든요. 심지어 이 친구는 부산 깡패니까. 캐릭터에 맞게 사투리가 아주 눅진하게 녹아나야 했으니까. 김무열 부산 조폭 출신 BJ들이 하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그것만 들었어요. 조진웅 그 뉘앙스 때문에. 김무열 술 마시면서 카메라 켜놓고 계속이야기를 하는 거에요. 그러면서 친구한테 전화하면 친구 오고.(웃음)

저마다 지닌 욕망이 다른 이들과 어떻게 다르다고 봤나요? 이성민 저는 어떤 욕망의 정점에서 또 다른 권력의 하수인으로 살고 있는 사람이니까 두 사람의 욕망과는 조금 다른 결이라 봤죠. 아무래도 두 사람의 욕망이 강하죠. 조진웅 해웅과 필도가 욕망의 끝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니까.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경우까지도 갈 정도로. 뒤로 돌아갈 수 없는 욕망이었던 것 같아요. 퇴로가 없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어딜 건넌 것 같긴 한데… 이 욕망이 실현되지 못하면 결국 다 죽는 거죠. 그런 생각으로 움직이다 보니 사람이 더 잔혹하게 갈 수밖에 없는 거고. 이성민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팔듯이.

가진 것의 전부를 판돈으로 거는 이야기, 돌아갈 곳 없이 돌진하는 이야기가 주는 쾌감과 특유의 비애가 있어요. 김무열 해웅이 대외비를 보여줌으로써 필도에게 욕망의 미끼를 던진 거예요. 필도 역시 자신도 모르는 순간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 거고요. 그러다 어느 순간 자기도 깨달은 거죠. 더 이상 돌아갈 데가 없다라는 것을. 더 나아가고 싶고, 더 올라가고 싶던 욕망이 분명히 있었는데 그게 눈앞에 보이고 자기가 그 한가운데 서 있다고 어느 순간 체감한 것 같아요. 이성민 우리 영화 영문 제목이 ‘The Devil’s Deal’이잖아요. 악마와의 거래죠. 악마라는 게 여러 의미가 있을 텐데 악마와의 거래는 내가 어느 한곳을 마비시키면 성사 되는거거든요. <대외비>는 그 거래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거죠. 저는 이미 거래를 한 사람이고요.

각자 좋아하는 장면을 꼽자면요? 조진웅 좋아하는 장면이라기보다는 굉장히 독특한 체험을 한 장면이 있어요. 선거 연설을 하는 신인데, 선거 연설이라는 게 관객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른 성질의 말하기잖아요. ‘어휴, 제가 마음에 안 드시면 어쩔 수 없지만’ 같은 게 아니고, ‘무조건 나를 뽑아주세요’가 목적인, 호소력을 가지고 관철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여타의 연설이나 발표와는 달랐어요.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우선 이 자리에서만은 강력하게 주장해야 하는 거잖아요. 이 말하기도 결국 자기가 자기를 속이는 게 아닐까, 대단한 멘털 아닌가, 나는 그렇게까지는 못 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김무열 수도 없이 자기 자신을 속이고 속이고, 계속 속여 나가는 거죠. 조진웅 그렇지. 그게 능숙하게 되니까 섬뜩하기도 하고. 김무열 필도가 해웅에게 이제 그만하자는 제안을 하게 되는 사건이 있어요. 근데 그 순간 해웅은 ‘무조건 이기는 판이다’라고 하며 두 사람의 의견이 엇갈려요. 둘 사이에 미세한 틈이 생긴 거죠. 앞서 말한 장르 특유의 쓸쓸함이 느껴진 장면이기도 해요. 당시 촬영할 때 현장 분위기도 좋았어요. 유독 조용하고 집중도 잘되게 도와주신 것 같고요. 이성민 저는 순태의 집 마당에서 바다를 향해 골프를 치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조진웅 제작진이 대단한 게 시나리오에 나온 집을 찾았다니까. 시나리오를 보고 “그런 데가 어디 있어?” 했는데 찾았다 하더라고요. 샷을 빵 치면 바닷가로. 맞아. 그 집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이성민, 조진웅 배우님 두 분은 네 번째 함께하는 작품이고, 김무열 배우님과는 두 분 모두 처음이죠. 함께 호흡을 맞추는 과정은 어땠나요? 어떤 인상을 받았나요? 이성민 조진웅 배우와는 새삼스러운 건 없었고. 역시 조진웅이 조진웅 했죠. 협연이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순간도 있었고요. 기회만 된다면 계속 같이하고 싶은 배우죠. 김무열 배우는 이 작품에서 처음 만났어요. 영화 <악인전>에서 먼저 봤고 그러다 드라마 <소년심판>에서 무열 씨를 많이 알게 됐죠. 전작들이 워낙 강렬했는데 <소년심판> 때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봐서 소위 말하는,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라는 걸 알았어요. 이 영화도 <소년심판>과는 극단적으로 다르죠. 변주를 잘하는 것 같아요. 조진웅 저도 이번에 처음으로 김무열 배우와 같이 연기했는데 ‘되게 선한 사람이다’, ‘너무 착한 사람이다’라고 느꼈어요. 나는 진선규가 제일 착한 애인 줄 알았어.(웃음) 근데 대적할 만한 선인이 나온 거죠. 이런 사람들은 주변에 오래 두고 같이 있어야 돼요.(웃음) 이성민 근데 무열 씨 본인은 <소년심판> 같은 선인이 연기하기 편해, 악인이 편해? 김무열 두 역할이 다 극단적이잖아요. 극단적인 캐릭터는 연기하기가 좀 편한 것 같아요. 오히려 해웅 같은 인물이야말로 어렵지 않나 싶어요. 굳이 따지자면 선한 역할이 더 낫고요. 이성민 나도 사실은 깡패나 악인은 좀 힘들거든. 김무열 근데 그런 건 있어요. 악인 캐릭터를 통해 못 해본 걸 할 때의 쾌감은 있어요. 이성민 무열 씨를 처음 본 게 영화 <개들의 전쟁>이었어요. 그때는 완전 생양아치처럼 나왔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각인이 된 거죠. 우리도 같은 배우지만 대중처럼 캐릭터를 보고 착각할 때가 있거든.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저런 아이구나’ 하고. 아니, 그럼 어떻게 생각하셨던 거예요.(웃음) 김무열 양아치.(웃음) 이성민 근데 실제 본인은 진짜 다르더라고요. 조진웅 악역은 악역만이 갖는 매력이 있어요. 어떤 캐릭터를 준비할 때 사례가 없거든요. 인터뷰를 할 만한 사람도 없으니 결국 내가 하는 게 정답이 되는 거예요. 그런 즐거움이 있어요. 어디 가서 이런 사람을 보겠어요. 독특한 캐릭터는 본인만의 색깔로 입힐 수 있으니까 재미있죠.

김무열 배우님은 두 분과의 작업이 어땠나요? 김무열 두 분과 함께 작업하면서 이렇게 눈을 보고 연기도 하고, 한 공간에 있기도 하면서 같은 배우지만 분위기로, 에너지로 느껴지는 압도감이 전해질 때가 있어요. 정말 놀랍거든요. 근데 더 놀라운 건 선배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분들이 어떤 생각으로 준비하고, 어떤 고민을 하시는지 한두 가지씩 알게 되는 게 놀라운 거예요. 이런 분들도 이렇게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시는구나 하고 알게 된 게 저에게는 위로와 위안이 된 순간이었어요. 범접할 수 없는 분들인데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신다는 게, 연기에 있어 제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지금까지도 꾸준히 하고 계신 모습을 보는 것이 제겐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깊고, 대단한 분들이었던 것 같아요.

세 분을 뵙기로 했을 때부터 결국 이 질문이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무엇이 계속 배우로 살게 한 것 같은가요? 이성민 밤에 영상을 하나 봤어요. 1980년대 히트곡이 정말 많은, 당시 스타로 살던 가수분이 있어요. 지금은 교회에서 선교 활동을 하시는데. 그분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요. 가수를 왜 그만뒀는지 이야기하시더라고. 너무 힘들었대. 히트곡이 많고 인기도 많았지만 무대에 올라가는 게 너무너무 힘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만두고 짧게는 행복했는데 이후에 우울증이 오고 몸도 굉장히 아프다가 종교에 입문하게 된 거죠. 교회 행사였나 봐. 예배당에서 예전 히트곡을 부르시더라고. 그 모습을 보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분이 본래 가지고 있는 재능은 노래이고, 노래를 해야 하는 사람인데 그걸 많이 누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절정에 이르는 구간에서 원래 그분의 모습, 무대에서 봤던 모습이 툭 하고 나오는 거야. 보다가 웃음이 터졌어요. 아, 어쩔 수 없구나. 감추려고 해도 본인 것이 나오는 거야. 근데 그분은 자신의 예전 모습이 나올까 봐 끝까지 조심하시더라고. 안타까웠어요. 노래를 계속하시지 싶고. 나에게도 사람들이 물어봐요. ‘왜 연기를 하나요?’, ‘다음 생에도 배우가 될 건가요?’ 그럴 때마다 ‘저는 안 해요. 다시 태어나면 안 할 거예요. 연기 말고 다른 일 하고 싶어요’라고 답해요. 근데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내가 신을 믿지는 않지만, ‘이렇게 살아라’ 하고 신이 나에게 준 형벌 같기도 하고요. 내 팔자인 것 같기도 하고. 그분이 교회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이해가 되는 거예요. 아무리 내가 억누르려 해도 그게 나오는 거죠. 자기가 하기 싫어도 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모습을 보면서 나를 되돌아보게 된 것 같아요.

아…. 조진웅 어떨 때는 그런 생각도 하죠. 다음 날 촬영할 장면이 감정의 골이 깊고 어려운 신일 때는 부담스럽고 도망가고 싶어요. 근데 어쩔 수 없이 가야죠. 고민도 많은데 그걸 해결했을 때는 거기에 따른 에너지가 또 생기니까 계속하게 돼요. 근데 그건 제가 해결한 게 아니거든요. 동료 배우들, 스태프들이 협업했기 때문에 이뤄지는 건데 그럼에도 그 안에 혼자만의 고민과 갈등은 늘 있어요. 저뿐만 아니라 다들 불나방하고 똑같은 거예요. 분명히 어렵고, 죽도록 힘들 거고, 내내 고행일 것을 알면서도 뛰어드는 거예요. 이거 재미있을 것 같은데? 했다가도 재미있긴 뭐가 재미있어. 죽을 것 같지. 근데 뻔히 알면서도 또 해요. 그게 신기한 것 같아. 현장에서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다 나 같은 마음인 걸 아니까 걱정이 되죠. ‘아, 오늘 저 형 되게 힘들 텐데’ 하고 서로 알아주는 것도 힘이 되고요. 관객들로부터 ‘영화 잘 봤다’, ‘참 좋더라’, ‘좋은 작품 보여줘서 고맙다’ 하고 인사를 들으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웃음) 이성민 그런데 재미있는 거는 흥행이 되고, 관객들로부터 좋은 평가와 사랑을 받는 게 또 내가 흘린 땀의 양에 비례하는 건 아니에요. 그게 좀 미치겠는 거예요. 분명히 나는 최선을 다했고, 땀을 엄청 흘렸는데 외면받을 때가 있고, 또 반대의 경우도 있으니까.

불나방이라 표현하셨지만, 그 불에 뛰어드는 순간은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요. 이성민 그래서 지금 우리 영화가(웃음) 개봉하는 3월 1일 어떻게 될지.(웃음) 가령 영화 다섯 편이 다 잘됐는데 딱 한 편이 잘 안 되면 계속 그 한 편만 생각나거든요. 조진웅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없다를 떠나서 내 새끼인데 안 예뻐하면 되게 속상한 거야. 이성민 자, 우울한 얘기 하지 말고.(웃음) 김무열 음, 왜 배우로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진짜 잘 모르겠네요. 저는 몰라요. 근데 왜 좋은지는 알아요. 뻔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이 일을 하면서 저는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돼가는 것 같아요. 많은 걸 배우거든요. 부족한 것을 알게 되고, 내 부족함을 내 눈으로 봐야 하고, 심지어 그걸 드러내야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담금질이 되는 것 같아요. 선배님들께서 앞서 말씀하셨듯이 정말 어려운 것을 누군가 해낼 때 옆에서 바라보는 마음도, 동시에 내가 그걸 해내기도 할 때, 힘든 과정을 지나왔는데 누군가의 작은 인사 한 마디가 엄청난 위안이 되기도 하고요. 좋은 것들이 너무 많아요.

하지만 그만큼 외로운 순간도 많다는 말로 들립니다. 조진웅 그니까 어딜 가도 이 사람들끼리 만날 수밖에 없는 거야. 서로를 다 너무 잘 아니까.

조진웅 재킷 누마레(Nouvmaree), 안에 입은 톱과 팬츠,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김무열 블랙 재킷 프라다(Prada), 블랙 터틀넥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성민 네이비 셔츠, 블랙 수트 셋업 모두 르917 옴므(Le17Septembre Homme).

조진웅 셔츠 엘무드(LMOOD), 재킷 파렌하이트(Farenheit),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성민 화이트 터틀넥 슬로웨어(Slowear), 블랙 재킷 코스(COS), 블랙 와이드 팬츠 르917옴므(Le17 Septembre Homme).

김무열 화이트와 블랙 컬러 블록 셔츠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블랙 팬츠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 블랙 페이턴트 로퍼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 조진웅 팬츠 마시모 두띠(Massimo Dutti), 스니커즈 뉴발란스 (New Balance), 안에 입은 톱과 재킷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울 셔츠 트랜짓 바이 코에보 (Transit by COEVO), 가죽 재킷 슬로웨어 (Slowear), 블랙 와이드 팬츠 코스 (COS), 블랙 에나멜 로퍼 크리스찬 루부탱 (Christian Louboutin).

셔츠와 재킷 모두 르917 옴므 (Le17Septembre Homme).

김무열 네이비 니트 피케 톱, 네이비 가죽 벨티드 팬츠, 블랙 워커 모두 보테가 베네타 (Bottega Veneta). 조진웅 레더 트렌치코트 누마레 (Nouvmaree), 안에 입은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성민 블랙 울 셔츠 트랜짓 바이 코에보 (Transit by COEVO), 가죽 재킷 슬로웨어 (Slow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