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환 블랙 데님 블루종과 팬츠 모두 프라다(Prada). 김지연 슬리브리스 톱과 블랙 새틴 팬츠 모두 디젤(Diesel).

블랙 레더 재킷과 아가일 패턴 베스트, 블랙 레더 팬츠, 더비 슈즈 모두 아미(Ami).

화이트 레이어드 셔츠 와이씨에이치(YCH).

우도환 브라운 브러시드 모헤어 카디건과 티셔츠 모두 셀린느 옴므 디스펑셔널 바우하우스(Celine Homme Dysfunctional Bauhaus). 김지연 화이트 크롭트 톱 캘빈 클라인 진(Calvin Klein Jeans).

 

이런 식으로 하면 사람들이 좋아할까? 더 봐줄까?
싶은 마음에 다른 수를 쓰는 건 제 방식이 아니에요.
제가 연기하면서 지키고 싶은
신념 중 하나가
‘거짓말하지 말자. 숨기지 말자’거든요.

 

3월 31일부터 방영하는 드라마 <조선변호사>의 예고편을 봤습니다. 법정물이면서 판타지 요소도 보이고, 로맨스가 예상되기도 하던데요. 김지연 여러 장르가 뒤섞여 있어요. 사극인데 만화 같은 부분도 많고, 코미디도 있고, 액션 스릴러도 있어요. 우도환 제가 맡은 ‘한수’와 김지연 배우가 맡은 ‘연주’의 관계에서도 장르가 많아요. 복수를 위해 공조하기도 하고, 그 사이에 로맨스가 피어날 때도 있고. 그러면서 성장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보면 알게 될 거예요.(웃음)

다양한 장르와 이야기가 담긴 이 드라마를 처음 만났을 때, 어떤 점이 가장 먼저 보였나요? 우도환 사실 저는 당분간은 사극을 피하려고 했어요. 20대 후반에 <나의 나라>라는 드라마에 출연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사극을 하는 데 부담이 있었거든요.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대본이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정신없이 빠져들게 되는 글이었어요. 다 읽고 생각해보니 사극이라는 이유로 흥미로운 대본을 외면하기는 많이 아쉽더라고요. 그만큼 대본이 좋았어요. 김지연 저는 반대로 사극도, 법정물도 경험이 없어서 해보고 싶었거든요. 바라던 장르를 한꺼번에 할 수 있어서 반가웠어요.

김지연 배우는 장르 외에도 이 드라마를 통해 새로 도전하는 부분이 있어요. 복수를 위해 정체를 숨기고 몸종 ‘소원’으로 살아가는 공주 ‘연주’를 맡았는데, 1인 2역을 연기하는 것도 처음이죠? 김지연 맞아요. 그게 제일 고민한 부분이에요. 소원과 연주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극 초반부에 알려주고 이야기가 진행돼요. 그래서 차이점을 확실하게 두되 아예 다른 인물로 보여서는 안 되니까, 그 사이의 합의점을 찾는 게 어려웠어요. 소원이 실은 공주였다는 사실을 저와 시청자는 알지만 극 중 인물은 모르게 해야 한다는 상황이 재미있으면서도, 막막하더라고요.

우도환 배우가 연기한 한수는 어떤 인물인가요? 우도환 내일 없이 사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도 않고, 무언가를 지키려고 애쓰지도 않아요. 잃을 게 없는 사람이 가장 용감하다고 하잖아요. 가진 것 하나 없이 자신의 기세만을 믿고 움직이는 사람이 한수예요.

두 인물을 설명할 수 있는 대사를 힌트처럼 남겨본다면요? 김지연 그 말을 듣자마자 생각나는 대사가 있어요. “정공법으로 갈 겁니다.” 소원일 때도, 연주일 때도 공통된 태도가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정공법’이거든요. 우도환 “정공법? 아직도 그런 게 통할 거라 믿는 것이냐?” 그 말에 대한 한수의 답이에요. 이 대화만으로도 두 사람이 얼마나 다른 방식을 추구하는지 아실 거예요.

연주와 한수는 목표는 같은데 가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이에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한 작품을 같이 하면서 서로 닮은점을 발견했나요? 아니면 다르다고 느꼈나요? 김지연 다른 것 같긴 해요. 우도환 그런데 합은 잘 맞았어요. 김지연 연주와 한수의 방식이 워낙 다르니까 처음에는 서로 멀게 느껴요. 그런데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가까워지고, 제대로 공조하게 돼요. 현장에서 저희도 그랬던 것 같아요. 작품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공통의 목표가 있으니까 서로 다른 것과는 별개로 되게 잘 맞춰지더라고요.

촬영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고 들었어요. 처음 만났을 때와 지금, 서로 달리 보이는 지점이 있나요? 우도환 처음에는 제가 예민한 사람처럼 보였나 봐요. 좀 불편해하는 게 느껴졌어요. 김지연 약간. 그런데 지금은 만만한?(웃음) 격차가 되게 커요. 아마 저도 비슷할 거예요. 우도환 맞아. 그래서 친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릴까, 내가 뭘 좀 더 해볼까 싶었는데 의외로 자연스럽게 친구가 됐어요. 김지연 감독님께서 분위기를 만들어준 덕도 있어요. 감독님과 함께한 전작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촬영 내내 직접 나서서 모두가 웃는 현장으로 만들어주셨거든요. 우도환 감독님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는 힘이 엄청나요. 어떻게 가능한 걸까 싶을 정도로요.

 

 

우도환 블랙 데님 블루종과 팬츠, 스니커즈 모두 프라다(Prada). 김지연 슬리브리스 톱과 블랙 새틴 팬츠, 힐 모두 디젤(Diesel).

우도환 블랙 데님 블루종과 팬츠, 스니커즈 모두 프라다(Prada). 김지연 슬리브리스 톱과 블랙 새틴 팬츠, 힐 모두 디젤(Diesel).

 

다양한 장르가 뒤섞인 이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는 ‘정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 사람 모두 어떤 방향으로든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김지연 각자의 정의가 다를 뿐이죠. 연주에게 정의는 ‘신분과 상관없이 법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할 것’이에요. 이를 위해 자신의 신분을 내려놓을 정도로 연주는 엄청 굳건해요. 우도환 사실 한수는 처음부터 정의를 추구하는 인물은 아니에요. 누군가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만 가득했을 뿐이고요. 그래서 한수에게 정의란 것이 생기는 순간이 이야기의 중요한 기점이지 않나 싶어요.

이 이야기에 실제의 나를 대입해보면 어떤 길을 가게 될 것 같나요? 자신의 신념을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김지연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 일이긴 해요. 언제나 정의로운 세상을 바라지만 이를 위해 연주처럼 움직일 수 있을지 묻는다면 단언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신념을 잃지 않는 연주의 모습이 더 좋았고, 멋있게 느껴졌어요. 우도환 한수가 품는 복수심은 없고요.(웃음) 하나의 신념이나 목표가 생기면 앞뒤 재지 않고 나아가는 편이긴 해요. 그 때문에 포기할 것들이 생기더라도요.

첫 회 방영이 며칠 남지 않았어요. 가장 떨리는 시기를 보내는 중일 것 같아요. 우도환 엄청나요. 특히 저는 군대를 다녀와서 3년 만의 복귀작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을 수가 없어요. 현장에서 항상 우리가 원하는 만큼 관심을 받지 못하더라도 분명 이 이야기를 사랑해줄 사람들이 있을 거고, 무엇보다 우리가 너무 행복했으니까 80%는 만족이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복잡 미묘한 두려움은 덜어내기가 어렵네요. 김지연 분명한 건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남는 게 많은 작품이라는 사실이에요. 그래도 첫 회 방영 날은 떨릴 것 같아요.(웃음)

극단적인 질문을 해볼게요. 과정이 더 중요한가요, 결과가 더 중요한가요? 우도환, 김지연 결과요.(웃음) 우도환 저희 일이 그런 것 같아요. 나라는 사람의 삶으로 따져보면 과정인데, 작품 하나하나로 생각하면 결과죠. 이건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이 아닌가 싶어요. 김지연 그런데 결과라는 게 꼭 흥행 여부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이전과 달라진 점이나 성장한 점을 발견하는 것도 결과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도 결과니까요.

결과를 가늠할 수 없는, 이런 순간에는 연주의 정공법이 맞을까요? 수를 쓰는 한수의 방법이 맞을까요? 우도환 지금은 정공법이 맞는 것 같아요. 그냥 나와 같이한 사람들을 믿고 가야죠. 김지연 저도요. 이런 식으로 하면 사람들이 좋아할까? 더 봐줄까? 싶은 마음에 다른 수를 쓰는 건 제 방식이 아니에요. 제가 연기하면서 지키고 싶은 신념 중 하나가 ‘거짓말하지 말자. 숨기지 말자’거든요. 그래서 남은 촬영도 일단 직진으로 가보려고요.

 

 

화이트 레이어드 셔츠 와이씨에이치(YCH).

블랙 레더 재킷과 화이트 셔츠, 타이, 팬츠 모두 셀린느 옴므 디스펑셔널 바우하우스(Celine Homme Dysfunctional Bauha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