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 위에서, 무엇을 마주하더라도. 배우 금새록에게 피어난 용기.

베이지 롱 코트와 화이트 슬리브리스 톱, 보디수트 모두 Dries Van Noten, 태슬 장식 로퍼 Tod’s, 이어링 Jiye Shin.
브라운 스웨이드 드레스와 아가일 패턴 타이츠, 슈즈 모두 Prada.
레이스 튜브톱 Rokh.
러플 장식 네이비 카디건과 브리프, 부츠 모두 Chloé, 삭스 Supreme.

대개 작품이 공개되기 전이나 공개된 직후에 인터뷰를 하기 마련인데, 영화 <카브리올레>는 극장에서 내린 직후에 만나게 되었어요.

정이 많은 편이라 떠나보내는 걸 유독 힘들어해요. 그렇지만 만남만큼 이별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카브리올레>도 잘 보내주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이 작품이 제게 무엇을 남겨주었나 잘 정리해보면서요.

매 작품을 마칠 때마다 인스타그램에 작별 인사를 남기잖아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인사말을 올렸어요. ‘오지아. 오효정. 뜨거웠던 열정을 사랑을 기억하며. 안녕히.’

작품이 끝나면 항상 일기처럼 글과 사진을 남기고 맺음을 하려고 해요. ‘오지아’는 제가 연기한 인물이고, 그 뒤의 이름은 대학교 때 룸메이트이기도 하고 영화 작업을 같이 한 친한 언니인데, 효정 언니가 얼마 전 하늘나라로 긴 여행을 떠났어요. <카브리올레>는 언니와 함께한 소중한 작품이거든요. 그래서 더욱 언니의 뜨거웠던 사랑과 열정을 잊지 않고 싶어요.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인사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두 사람을 포함해 함께한 모든 이의 진심을 기억하고 싶고 모두 안아주고 싶었고요. 여러모로 저에겐 소중한 영화예요.

금새록 배우가 오지아라는 인물을 두고 함께 작업한 이를 떠올렸다면, 이 영화를 만든 조광진 감독은 단번에 금새록 배우를 떠올렸다고 해요. 첫인상이 지아 같았다고요.

지아는 힘들수록 더 웃고 애쓰는 사람이거든요. 저 역시 힘든 상황에서도 ‘파이팅, 파이팅’을 외치는 사람인데, 그 모습이 지아 같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한번은 감독님이 “그렇게 살면 힘들지 않을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어요. 저와 지아 모두에게 한 말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와 동시에 누구보다 호기롭고 멋진 사람이기도 하죠.

그렇죠. 결말을 보고 나면요.(웃음) 저는 이 영화가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처음으로 마주하면서, 진짜 나를 찾아가는 로드무비라고 생각하는데, 그 여정에서 지아는 알게 되잖아요. 자신이 얼마나 용기 있고 대단한 사람인지를요.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죽지 않고, 끝까지 싸워가면서 살아내요. 그런 지아를 연기하면서 통쾌한 희열을 느꼈어요. 나를 발견하던 순간들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나를 발견한 순간에 대해 들려준다면요? 지아처럼 격렬한 여정은 아니었겠죠?(웃음)

네, 잔잔했어요.(웃음) 몇 번 언급한 적 이 있는데, 제게는 지금까지의 삶에서 가장 큰 터닝 포인트라 다른 순간은 떠오르지 않네요. 스물넷에 혼자서 제주도 여행을 일주일 동안 떠난 적이 있어요. 그 시간 동안 몰랐던 나를 발견했고, 그게 굉장히 소중하고 중요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여행의 형태는 다르지만(웃음) 지아도 저도 떠나서 얻게 된 것이 많네요. 그 여행 이후 다양한 것을 받아들이고, 때로 거부하고 견디기도 하면서 계속 또 다른 저를 찾아가는 중이에요.

ON THE WAY | 배우 금새록 8월호 화보와 인터뷰 #2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