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게 때로는 치열하게, 어느 순간에는 탄성을 자아낸다. 스포츠의 미학을 고스란히 담아낼 2024 여름의 파리. 생생하고 뜨겁게 파리 올림픽 소식을 전할 KBS 스포츠 해설 팀을 만났다.
경기를 치르다 보면 밸런스를 잡지 못해 어긋나거나, 넘어질 때도 있어요. 그럴 때 실수라며 날 선 말을 하기보다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검 끝이 상대에 닿게 하려는 간절한 마음을 먼저 봐주면 좋을 것 같아요. 펜싱의 미학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함보다 무너지면서까지 어떻게든 해내려는 절실함에서 발현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진심이 담긴 동작을 이번 올림픽에서도 보게 되기를 바라요. 끝난 후엔 선수들도, 해설을 하는 저도, 보는 이들도 후련함만 남았으면 하고요.
김준호(2024 파리올림픽 KBS 펜싱 해설위원)
올림픽이라는 무대는 메달을 따야만 의미 있는 장이 아니에요.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뽐낼 수 있는, 자신을 보여주는 무대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걸 수 있었던 건 처음부터 1등을 목표로 하고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바로 앞에 있는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헤쳐나가다 보니 그 끝에 금메달이 있었을 뿐이죠. 그러니 이번 올림픽에 나가는 선수들도 이전의 성취,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생각해요.
김정환(2024 파리올림픽 KBS 펜싱 해설위원)
올림픽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가 저를 뛰어넘길 바라요. 이건 메달에 대한 얘기가 아니에요. 몇 등인지, 어떤 메달을 목에 거는지를 떠나 더 멀고 깊은 곳에 있는 유도를 발견하길 바라요. 유도는 끝이 없어요. 올림픽이라는 세계에서 자신이 알던 것 너머의 유도를 만날 수 있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후회 없는 한 판이 될 거예요.
이원희(2024 파리올림픽 KBS 유도 해설위원)
이현이 트렌치코트, 셔츠, 하이넥 스웨터, 체크 플리츠 스커트, 블랙 레더 부츠 모두 가격 미정 Burberry. / 기보배 크링클 코튼 싱글브레스트 재킷 69만원대, 셔링 디테일 셔츠 49만원대 모두 Junn.J, 팬츠 가격 미정 Brunello Cucinelli, 펄 네크리스 가격 미정 Dolce & Gabbana.
1, 2, 3, 4 라운드가 항상 똑같을 순 없어요. 그래서 골프가 어려워요. 매번 새로운 문제가 나오고, 그 답이 또 다른 문제를 부르죠. 선수들이 나흘 동안 지치지 않고 답을 찾아가기 위해선 좋은 에너지가 필요해요. 태극 마크를 달고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선수들에게 긍정의 언어로 기운을 많이 북돋워주면 좋겠어요. 지난 시간 동안 축적해온 것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요.
박세리(2024 파리올림픽 KBS 골프 해설위원)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올림픽이지만 어떤 선수에겐 10년 넘게, 혹은 더 긴 시간을 기다려 만나는 순간일 거예요. 그 하루를 위해 사력을 다한 선수들을 위해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응원해주면 좋겠어요. 오롯이 결과에만 집중하지 말고 하나의 문화 축제로 즐기다 보면, 더 많은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올림픽부터 패럴림픽까지, 모두의 축제가 되길 바라요.
송해나(2024 파리올림픽 KBS MC)
1백 년 만에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얼마나 근사할지 기대가 자못 커요. 그랑 팔레에서 펼쳐지는 펜싱 경기, 베르사유궁전에서 열리는 승마 경기, 에펠탑이 보이는 곳에서 펼쳐질 유도와 레슬링 경기 등 그곳에서 우리 선수들이 만들어낼 장면을 다 같이 즐겼으면 좋겠어요. 선수들은 메달 색이나 결과와 상관없이 후회 없이 자신만의 경기를 치렀으면 좋겠고요.
이현이(2024 파리올림픽 KBS MC)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양궁은 단체전 10연패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아홉 번이나 금메달을 거머쥐었으니, 아마 기대를 넘어 확신하는 분도 많을 거예요. 그런데 선수들에겐 단 한 번도 당연한 적이 없었어요. 매번 어렵고, 치열하고, 간절했어요. 아마 지금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도 같은 마음일 거예요.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테고요. 그래서 어느 때보다 많은 격려와 응원을 보내줬으면 해요. 선수들은 이 마음을 잘 받아들여서 자신이 준비한 것을 다 보여주길 바라고요. 저도 곁에서 열렬히 응원하겠습니다.
기보배(2024 파리올림픽 KBS 양궁 해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