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나눔으로 성장한다.
나눔의 크기가 아니라 빈도로 사랑은 자란다.
돌고 돌아 자라난 사랑은 다시 우리에게로 도착한다.
어제의 내가 당신에게 보낸 사랑이 내일의 나를 살리곤 한다.
새날을 시작하는 1월,
유니세프와 우직하게 사랑을 실천해온 이들과
돌려받는 것이 더 많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주 앉은 그들의 팔에는
유니세프 팀 팔찌가 채워져 있었다.
행하는 사랑에 대한 굳은 믿음처럼.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아니라 다른 세계,
다른 삶을 알아가고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가
기부고 봉사일 거예요.
그 과정에서 제가 배워요.
배워가며 나 스스로 인간으로서
더 발전하고 있다는 마음이 들고요.
서로 행복하게 하는 끈끈함을 만드는 일이잖아요.
지금 우리가 선 이 자리, 이 위치, 이 삶에만
행복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다른 곳에서도 더 많은 다양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믿어요.”
돌이켜보면 2024년 마음을 가장 해사하게 한, 기분 좋은 첫 소식의 출처는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로부터였다. 그는 라오스 지역의 열악한 식수 위생 환경과 영양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기부에 동참하며 유니세프 아너스클럽 역대 최연소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라오스는 전체 인구 중 18%만이 안전한 식수를 이용하고, 5세 미만 영유아의 33%는 발육 부진을 겪는 등 식수 위생 환경과 영양 상태가 열악한 국가 중 한 곳이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필릭스는 라오스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라오스 남부 아타프(Attapeu) 지역의 보건소와 학교를 찾아가 아이들을 만났고, 이 여정을 유니세프 코리아 유튜브 채널에서 담았다. 아이들과 교감하며 나누는 해맑은 미소와 그곳 환경에 깊이 마음 아파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작은 메이크업 룸에서 마주 앉은 필릭스는 라오스에서 만난 이들을 떠올리며, 곧 다시 가고 싶다는 말을 거듭했다. “신중하게 고민한 뒤 라오스에 기부했는데요. 기부한 만큼 그 의미를 담고 싶었어요. 실제 어떤 상황인지 보러 가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요. 라오스에 도착해보니 화면 너머의 현실이 더 보였어요. 몸으로 겪고, 느끼고, 깨닫는 과정에서 배운 것이 많아요. 힘든 상황에서도 사랑을 나누려는 아이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고요. 아이들에게 받은 자연스러운 사랑, 그 순수함에 제가 치유받는 경험을 했어요. 무언가를 주러 간 건데, 내가 두 배는 더 받은 느낌이 들어서요. 동시에 인간으로서 배우고 싶은 게 너무나 많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라오스에서 지낸 일주일은 그에게 삶의 반경을 넓히는 일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9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설립 30주년을 맞아 필릭스를 새로운 친선대사로 임명했다.
기부와 봉사를 망설이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시작하려다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각자 삶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간다고 느끼는 순간이 많잖아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의 삶이… 음, 제가 정말 잘 설명하고 싶은데요. 잠시만요.” 영어로 대답을 해도 좋다고 했지만, 그는 이내 한국어로 말을 이어갔다. “나도 모르게 금방 지나가버리는 순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또 이렇게 시간이 훅 지났네’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더 배울 것이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어요. 여전히 더 알고 싶은 것이 많고요. 후회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때에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싶은 마음도 커요. 건강할 때, 시간이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듣고, 이해하고, 경험하고 싶어요.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아니라 다른 세계, 다른 삶을 알아가고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가 기부고 봉사일 거예요. 그 과정에서 제가 배워요. 배워가며 나 스스로 인간으로서 더 발전하고 있다는 마음이 들고요. 서로 행복하게 하는 끈끈함을 만드는 일이잖아요. 지금 우리가 선 이 자리, 이 위치, 이 삶에만 행복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다른 곳에서도 더 많은 다양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믿어요.” 이에 덧붙여 그는 이제 막 입시를 마친 이들을 위한 메시지를 남겼다.
“항상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 보면 주어진 선택지가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어요. 하지만 우리 삶에는 아주 다양한 옵션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당장 눈앞에 놓인 선택들이 아니라 더 크고 넓은 세상이 있고, 도전해보면 어딘가에서 그 행복을 찾을 수 있어요. 봉사 활동을 하든, 기부를 하든 다른 삶을 찾기 위해 우리 삶을 넓히다 보면 행복을 꼭 찾게 될 거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그렇습니다.(웃음) 갑자기 땀이 나네요.” 단어 하나하나 신중히 고르고, 공들여 문장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다 “대답을 듣다 보니 아주 오랫동안 품고 있던 생각인 것 같아요. 완결성이 느껴지는 말이었어요”라고 말하자 그는 “맞아요. 오랫동안 생각했어요. 영어로 표현했으면 더 잘 전했을 것 같지만, 오래 걸리더라도 한국어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이 마음을 최대한 표현하고 싶거든요. 보시는 분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요.” 필릭스는 유니세프와의 다음 여정을 기다리고 있다. 두 번째 여정에서도 아이들과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