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라 불리는 요즘 보이 그룹은 하나의 장르에 머무르지 않는다.
폭넓은 스펙트럼 안에 멤버들의 성장 서사가 담기고,
일상 속 청량함과 산뜻함으로 다가오는 무해한 우리의 소년들.
데뷔한 지 채 50일이 되지 않은 그룹부터 갓 5백 일을 넘긴 그룹까지 새 시대, 새로운 소년들.

엔시티 위시 NCT WISH

‘위시 내가 낳을걸.’ 해사하게 웃는 여섯 소년의 모습을 담은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보는 이를 무장해제하고 스며들게 만드는 엔시티 위시의 무해한 맑음과 청량감, 사랑스러움에 누나들이 크게 치이고 있다. 평균 나이 19세, SM엔터테인먼트 소속 6인조 다국적 보이 그룹이자 NCT의 네 번째 서브 유닛, 데뷔 서바이벌인 <NCT Universe: LASTART>를 통해 모인 6명의 소년들. 한국인 멤버 시온, 재희와 일본인 멤버 리쿠, 유우시, 료, 사쿠야가 함께 한국과 일본을 유연하게 오간다. 프로듀서 보아, SM 보이 그룹이라는 기본값만으로 음악 퀄리티는 의심할 여지 없이 좋다. 그동안 SM 음악에 길든 사람이라면 엔시티 위시라는 이름을 지우고 음악을 들어도 SM의 인장을 느낄 수 있을 것. 엔시티 위시의 최대치 아름다움은 최근 발표한 ‘Tears Are Falling’ 뮤직비디오에 빼곡히 담겨 있다. 반짝이는 수면, 초록 숲을 배경으로 흔들리는 하얀 티셔츠를 시작으로 미소년들의 여름이 펼쳐진다. 다가오는 4월, 새 미니 앨범으로 돌아올 엔시티 위시의 다음 챕터, 여섯 소년들의 두 번째 봄이 기다려진다.

넥스지 NEXZ

넥스지는 보이 그룹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데뷔 전부터 익히 확인했을, 가능성을 검증받은 그룹이다. 정식 데뷔 전 선보인 <NEXZ Archive>는 넥스지가 누구인지 정확히 보여준다. 안무를 받고 일주일 동안 연습한 뒤 만든 파워풀한 퍼포먼스 영상에서 신인이라고 믿기 어려운 수준급의 춤을 보여준다. 비보잉을 기본으로 아크로바틱을 능수능란하게 해내는 이 소년들은 대부분 오랜 시간 춤을 춰왔다. 넥스지는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7명의 멤버 중 6명이 일본인이고, 한 명이 한국인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데뷔하며 두 나라를 폭넓게 아우르고 있다. 압도적 실력과 강한 아우라로 무장한, 스트레이키즈의 직속 후배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이들이다. 데뷔곡 ‘Ride the Vibe’에서 R&B와 힙합을 기반으로 다양하게 변주하는 멜로디와 비트가 처음의 설렘과 불안감, 두근거림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최근에 발표한 미니 1집 타이틀곡 ‘NALLINA’에서는 넥스지 특유의 힘 있는 퍼포먼스, 강한 비트와 다채로운 리듬 변주로 다른 결의 에너지를 보여줬다.

나우어데이즈 NOWADAYS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펜타곤 이후 8년 만에 출범시킨 보이 그룹. 현재 큐브 소속 가수 중 전원 한국인으로 이뤄진 유일한 그룹이라는 점에서도 새롭다. 산뜻함과 무해함으로 무장한 요즘 보이 그룹과는 달리, 강하고 빠른 템포의 음악과 비비드한 컬러감을 가진 데뷔곡 ‘OoWee’로 남다른 첫발을 내딛었다. 지난해 4월 데뷔 이후 총 네 장의 싱글 앨범과 여러 디지털 싱글 앨범을 발매하며 맹렬히 달리는 중. 강한 이미지의 ‘OoWee’ 이후 청량한 톤의 ‘TICKET’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며 짧은 시간에 다양한 색을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 싱글 앨범 <NOWHERE>에서는 힙한 무드를 더하고, 다음 디지털 싱글 <렛츠기릿>에서는 힙합 트랙을 시도하면서 보다 큰 대중적 지지를 받았다. 음악적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라이브 실력과 퍼포먼스는 5세대 아이돌의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새로운 다음을 펼쳐 보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음악적인 면에서 충분히 큐브다운 행보다. 당신이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한 나우어데이즈의 음악에서 각자의 마음을 두드리는 한 곡을 발견해보길.

앰퍼샌드원 AMPERS&ONE

아이돌에게 음악과 퍼포먼스만큼 중요한 것이 실제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서사다. 팬들이 단순한 호감을 넘어 깊이 감정을 이입하게 되는 데는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의 힘이 크다. 한국계 미국인과 캐나다인, 호주인, 한국인 멤버로 구성된 앰퍼샌드원은 일곱 소년의 성장 배경만큼이나 데뷔하기까지 지나온 여정이 저마다 다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데뷔 문턱까지 갔던 멤버가 있는가 하면, 오디션 프로그램 탈락 이후 진로를 고민했던 멤버 등 여러 꿈의 여정이 그룹 안에 모여 있다. 일곱 개의 다른 서사는 결국 모든 멤버가 자신의 힘으로 고군분투한 끝에 데뷔라는 꿈을 이뤄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앰퍼샌드원이라는 그룹명은 ‘하나, 하나, 하나가 모여 우리의 꿈을 이루고 하나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휘청거려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겠다는 다짐과 패기는 언제 들어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캠퍼스를 테마로 한 데뷔 앨범 <AMPERSAND ONE>의 타이틀 곡 ‘On And On’으로 누구나 겪었을 청춘의 모습을 노래했고, 이후 두 번째 싱글 <ONE HEARTED>을 통해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었다. 지난 10월에는 앰퍼샌드원만의 청량한 감성을 담아낸 첫 번째 미니 앨범 <ONE QUESTION>, 타이틀곡 ‘He + She = We’을 발표하며 앰퍼샌드원만의 반짝이는 여정을 이어가는 중이다.

킥플립 KICK FLIP

킥플립의 매력을 확인하고 싶다면 소개 영상, ‘Introduction Video’를 보면 된다. 멤버 각각의 인터뷰와 일상, 팀의 연습 과정을 편집한 약 3분의 영상 안에 킥플립 일곱 소년의 사랑스러움과 유쾌한 에너지가 온전히 담겨 있다. 10대 특유의 장난스러움과 쾌활함, 솔직함이 날것 그대로 전해진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스트레이키즈 이후 약 7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 보이 그룹이자, NEXZ 이후 약 8개월 만에 데뷔하는 아이돌 그룹이다. 데뷔곡 ‘응 그래’는 음악이 멈춘 뒤에도 귀에 맴도는 강력한 후렴구와 다이내믹한 곡 전개로 다분히 JYP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 외 ‘Knock Knock’, ‘WARRIORS’ 등 데뷔 앨범 에 실린 6곡 모두 고른 음악적 완성도를 갖춰 ‘데뷔부터 완성형’인 보이 그룹으로 통한다. 공들인 흔적이 역력한 뮤직비디오만 봐도 JYP엔터테인먼트가 킥플립을 어떻게 전개할지 기대하게 한다. ‘내일에서 만나’의 ‘우린 이제 겨우 시작인 걸 알아. 자, 약속했던 거기서 만나. 내일 위에서’라는 가사처럼 더 밝고 높은 곳에서 킥플립을 만나게 될 것 같다.

투어스 TWS

하이브 자회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가 세븐틴 이후 9년 만에 선보인 보이 그룹 투어스는 그 시작부터 창대했다. 데뷔곡인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는 세상의 모든 처음이 지닌 사랑스러운 뚝딱임으로 가득하다. 모두의 서투르고 귀여운 처음을 응원하며, 자신들의 처음을 내딛었다는 사실만으로도 6명의 소년을 사랑하지 않기란 어렵다. 어느 장면을 일시 정지해도 청춘영화의 한 장면 같은 뮤직비디오, ‘기억해, 영원히 반짝일 순간’ 등 소년 시절의 전유물이라 할 빛나는 문장으로 이뤄진 가사, 풋풋한 감성을 담은 신스 사운드가 주를 이루는 이지 리스닝 계열의 청량한 선율은 투어스만의 독자적 장르인 ‘보이후드 팝’을 상징하는 주요 구성 요소로 자리 잡았다. 스쿨 룩과 시티 보이 룩, 트레이닝 룩 등 해사한 외모에 어울리는 스타일, 투어스 특유의 상큼한 퍼포먼스까지 갖추며 남자 아이돌의 지형을 바꾼 6명의 소년들. 최근 데뷔 400일 차를 넘긴 투어스는 데뷔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에 이어 ‘내가 S면 넌 나의 N이 되어줘’, ‘마지막 축제’까지 히트시키는 데 성공했다. 청량한 매력을 앞세워 ‘청춘의 아이콘’으로 팀 색깔을 공고히 한 끝에 5세대 아이돌을 대표하는 상징적 얼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