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저물어도 태양은 뜬다. SF9의 메인댄서에서 뮤지컬 <렌트>의 주연 ‘로저’까지. 새로운 계절, 새로운 자리에서도 한결같이 뜨거운 유태양과 나눈 대화.

ⓒFNC엔터테인먼트

또 한 번의 여름이 지나가네요. 태양씨에게 여름은 어떤 계절인가요?

원래는 적당함 없이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이 많이 벅찼어요.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르게 다가와요. 마치 먼 곳에서부터 커다란 에너지를 전달받는 느낌이랄까요. ‘지금이야,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보내!’라고 강하게 말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여름이 조금 좋아졌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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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바다를 배경으로 한 개인 화보를 공개했어요. 촬영할 때,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냈다고 들었는데, 여기에도 여름을 대하는 새로운 마음을 담은 걸까요?

어떤 컨셉트보다도 ‘나’를 남기고 싶었어요. 돌이켜보면 더 멋진 모습,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는 게 쉽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요즘은 거울을 볼 때마다 ‘너는 충분히 멋있고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줘요.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사랑하겠어요.(웃음) 그래서 이번 화보 촬영에는 메이크업과 헤어를 최소화해야 겠다고 생각했죠. 꾸밈없이요.

오는 11월에는 ‘로저’ 역으로 뮤지컬 <렌트> 무대에 올라요. 오래 전부터 꼭 하고 싶은 작품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렌트>의 어떤 면이 그토록 매력적이었나요?
<렌트>라는 작품은 상처마저도 품는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줘요. 등장 인물들이 노래나 연기를 뽐내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죠. 흔들리면서도 나아가려는 캐릭터들을 보다 보면 사랑할 수 밖에 없어지죠.

이번 작품은 유태양의 첫 송스루 뮤지컬(시작부터 끝까지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야기가 전개되는 뮤지컬)이기도 해요. SF9에서는 주로 메인 댄서로 존재감을 드러내 왔기에 더욱 눈에 띄는 행보라고 생각했어요. 스스로 한계를 짓지 않고 도전하려는 용기는 어디에서 오나요?
스스로 ‘난 이걸 잘하니까 이것만 해야지!’ 할 때가 있었어요. 하나에만 매진해야 겠다고 생각했는데요. 지금은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가수로서, 뮤지컬 배우로서, 또 다른 무언가로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오히려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다양한 가능성 사이를 오가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생각과 경험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 SF9 멤버 중에 개인 활동을 가장 늦게 시작했어요. 겁이 많이 났거든요. 다른 건 상상해 본적이 없어서 확신이 없었고, ‘내가 하고 싶은 건 가수인데…’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뮤지컬을 시작한 뒤에 좀 바뀐 것 같아요. 많이 배웠어요. 노래도, 퍼포먼스도 앞으로 더 다채로운 모습을 구현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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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SF9 멤버들도 뮤지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어요. 뮤지컬 연습을 하며 멤버들과 나눈 이야기가 있을까요?
재윤이 형과 인성이 형에게 종종 “나는 이런 게 어려운 데 형은 어때?”, “앞으로 어떤 작품을 꼭 해보고 싶어?” 같은 질문을 해요. 답을 찾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비슷한 길을 함께 걷는 이가 있다는 안도감이 든달까요.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큰 의지가 돼요.

<렌트>에서 가장 인상 깊은 노랫말을 꼽으라면 “오십이만 오천육백 분의 귀한 시간들 / 어떻게 재요 / 일 년의 시간”을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이 구절을 빌려 마지막 질문을 하고 싶어요. 유태양은 올해의 ‘오십이만 오천육백 분’을 어떻게 재고 있나요?
조금은 단순한 답인데요.(웃음) 올해부터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매일의 꾸준함을 통해 안정감을 찾으려는 것 같아요. 마치 일기를 쓰는 것처럼요.

남은 2025년에 더 채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사랑이요. <렌트>의 ‘로저’로서 매 순간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진심을 다할 거예요. 지금 이렇게 인터뷰에 답하고 있는 제가 부끄럽지 않게요. 그러니 공연 보러 꼭 와주세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