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수상 배우 양자경이 제76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명예 황금곰상의 영예를 안습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과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 등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배우 양자경(Michelle Yehoh)이 오랜 시간 영화계에 남긴 굵직한 족적을 인정받아, 오는 2월 12일 베를린 국제 영화제 개막식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합니다. 명예 황금곰상(Honorary Golden Bear)은 세계 영화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평생 공로상인데요.
1985년, 여형사물의 원조 격이라 불리는 <예스 마담>으로 영화계에 본격적으로 데뷔한 양자경은 <예스마담3 – 중화전사>(1987), <폴리스 스토리 3>(1992), <연춘>(1994) 등의 작품을 통해 홍콩을 대표하는 여성 액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후, 1997년에는 <007 네버 다이>에서 중국 비밀요원 와이 린(Wai Lin)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전 세계 관객에게 얼굴을 알렸고, 2000년에는 이안 감독의 무협 로맨스 대작 <와호장룡>을 통해 다시 한번 글로벌 관객을 사로잡았죠.

이후에도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2021) 등 국경과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입증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데뷔 39년 차인 2022년, 다니엘스(The Daniels) 감독 듀오의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냈죠. 이 수상은 양자경 개인의 성취를 넘어, 글로벌 영화계에서 아시아 아티스트의 대표성을 크게 확장한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됐습니다.
양자경과 베를린 영화제의 관계는 남다른데요. 1999년, 베를린 영화제 국제심사위원으로 활동한 것을 시작으로, <와호장룡> 그리고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의 작품을 영화제에서 선보이며 오랜 인연을 이어왔죠. 그는 “베를린은 늘 마음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베를린은 제 작품을 따뜻하고 관대하게 받아준 첫 영화제 중 하나”라며 “수년이 지난 지금, 제 영화 여정을 인정받으며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이 정말 뜻깊다”고 전했습니다. 베를린 영화제 디렉터 트리샤 터틀(Tricia Tuttle) 역시 “ 지리적, 언어적, 영화적 경계를 뛰어넘는 비전 있는 아티스트인 양자경은 강렬한 존재감과 두려움 없는 예술적 선택, 그리고 독보적인 스타일로 베를린뿐 아니라 전 세계 영화인과 팬들에게 오랫동안 강한 인상을 남겨왔다”며 그가 영화계에서 쌓아온 눈부신 성취를 기렸습니다.
양자경은 1980~90년대 홍콩 액션 영화에서 대부분의 스턴트를 직접 소화하며 여성 액션 스타의 지형을 바꾼 인물로, 남성 중심의 액션 장르에서 여성 캐릭터의 서사와 존재감을 확장한 배우로 평가받습니다. 지금껏 액션, 드라마, 코미디, SF, 뮤지컬 등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양자경은 데뷔 40년에 가까운 긴 커리어에도 여전히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배우죠.
그는 오는 21일 개봉하는 뮤지컬 영화 <위키드: 포 굿>에서 마담 모리블 역으로 관객과 만나는데요. 이듬해에는 리들리 스콧(Ridley Scott)이 제작하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시리즈 <블레이드 러너 2099>에 주연으로 참여해, SF 장르로 행보를 한층 넓혀갈 예정이죠. 양자경의 찬란한 순간이 펼쳐질 제76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는 오는 2026년 2월 12일부터 22일까지 11일간 개최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