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출신 요리사, 매일 운동하는 문학 소년, 게다가 옷까지 잘 입는 느좋남. 알고 보면 그의 이력과 취향은 생각보다 훨씬 다층적이고 흥미롭습니다.

손종원은 한국에서 손에 꼽히는 파인 다이닝 셰프입니다. 현재 조선 팰리스 호텔의 한식 레스토랑 ‘이타닉 가든’과 레스케이프 호텔의 프렌치 레스토랑 ‘라망 시크레’의 총괄 셰프를 맡고 있어요. 두 레스토랑 모두 미쉐린 가이드 1스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 셰프가 한식과 양식 두 분야에서 동시에 미쉐린 1스타를 받은 것은 국내에서 손종원 셰프가 유일합니다.

의외로 그는 공대 출신입니다. 미국 유학 시절, 토목과 광학을 복수로 전공하던 중, 4학년 때 자퇴를 결심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좋아서 공부하는 사람은 못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연히 뉴욕의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를 방문했다가 흰 모자를 쓰고 요리하는 학생들을 보고 인생의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렇게 공학도는 요리사가 되었습니다.

이후 커리어도 화려합니다. 샌프란시스코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퀸스(Quince)’, ‘코아(Coi)’, ‘베누(Benu)’ 등에서 수셰프로 일하며 정점의 현장을 경험했어요.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요리 인생 첫 출발이 프렌치도 한식도 아닌 일식이었다는 점입니다. 미국에서 처음 일한 곳이 초밥집이었고, 실제로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최현석과 대결할 때도 초밥을 선보이며 그 시절을 직접 언급했습니다.

요리에 한 번 꽂히면 끝을 보는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빵을 잘 굽고 싶어 휴무일마다 베이킹 스쿨을 다녔고, 고기를 더 깊이 이해하려고 일부러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1년간 일한 적도 있습니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미국 영주권이 있음에도 군 복무를 마쳤다는 사실입니다. 2PM 옥택연과 같은 케이스입니다.

원래는 한국에 잠시 머물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고 해요, 팀이 커지고 정이 쌓이며 결국 한국에 정착하게 됐습니다. 그의 성과는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프랑스 관광청이 선정한 ‘라 리스트 2024’에서 아시아 셰프로는 유일하게 ‘New Talents of the Year 2024’를 수상했고,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2025’에서는 이타닉 가든이 25위로 신규 진입하며 ‘Highest New Entry’ 상을 받았습니다.

성격은 의외로 INFP. 본인이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직접 공개했습니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블랑팡의 글로벌 셰프 앰배서더 ‘Friend of Blancpain’ 12명 중 한 명이기도 합니다. 단순 모델이 아니라 실제로 시계 애호가임을 여러 인터뷰에서 밝혀왔어요.

운동에도 진심입니다. ‘냉장고를 부탁해’ 촬영 전에도 크로스핏을 하고 온다고 하며, F45 트레이닝도 병행한다고 해요. 한 번은 전직 복싱 선수 안보현보다 펀치 머신 점수가 높게 나온 적이 있습니다. 격투기 팬이라 추성훈에게 직접 로우킥을 맞겠다고 자처하기도 했어요.

취향까지 완벽합니다. 미술 전시를 즐기고, 영미 고전문학과 재즈를 좋아한다고 해요. 영화도 좋아하는데, 특히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작품을 좋아한다고 하죠. 그의 하루는 의외로 단조롭습니다. 매일 아침 운동, 일과 후 독서 후 취침이라는 루틴을 철저히 지키죠. “주방은 변수가 너무 많아서, 변수 없는 일상을 소중히 여긴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