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빛을 품은 실버. 휠라 에샤페와 피아니스트 손열음, 그 우아한 조우.

손열음, 화보, 실버, 휠라
손열음, 화보, 실버, 휠라, 피아노

“드뷔시 같은 프랑스 작곡가들의 음악에서는 색채가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특히 반짝임이나 광채처럼 빛과 연결되는 이미지가 음악 안에 많이 담겨 있다고 느껴요. 그런 점에서 실버라는 컬러가 ‘달빛’과도 가깝게 느껴져요.” _ 피아니스트 손열음

손열음, 화보, 실버, 휠라, 피아노
손열음, 화보, 실버, 휠라, 피아노, 신발
손열음, 화보, 실버, 휠라, 피아노, 신발
손열음, 화보, 실버, 휠라, 피아노, 신발

드뷔시의 ‘달빛’은 많은 관객에게 익숙한 곡이지만, 피아니스트로서 연주할 때는 시기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작품일 것 같습니다. 연주자로서 ‘달빛’은 어떤 의미를 가진 곡인가요?

이 곡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명곡이죠. 저에게는 개인적인 추억도 있는 작품이에요. 제가 미국에 갈 때마다 돌봐주신 현지인 호스트 패밀리가 있었는데, 그 가족 중에 저와 아주 가까웠던 할아버지가 계셨어요. 클래식 음악에 각별히 관심이 많거나 공연을 자주 보러 다니는 분은 아니었는데, 어느 날 제게 “클래식 음악은 잘 모르지만 좋아하는 곡이 딱 하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곡이 바로 드뷔시의 ‘달빛’이에요. 이후 그분이 편찮으셨고, 그 와중에 제 공연에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그분을 위해 이 곡을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때 처음으로 ‘달빛’을 앙코르 곡으로 들려드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분은 세상을 떠나셨어요. 그래서 아직도 이 곡을 연주할 때면 그분을 떠올리던 시간이 많이 생각나요. 클래식 음악과 아주 가까운 분이 아니었음에도 이토록 친숙하게 느끼고 사랑할 수 있는 곡이라는 점에서도 ‘달빛’은 참 특별한 작품인 것 같아요.

이 곡을 연주할 때의 주된 감정은 무엇인가요?

여러 감정이 지나가지만, 설레는 마음에 가장 가까워요. 설렘이 크고, 동시에 조금 아쉽고 아련한 느낌도 있죠. 그런데 지나간 것들을 회상하는 마음이 슬프게만 흐르지는 않아요. 완전한 해피엔드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딘가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오늘 촬영의 메인 컬러가 실버예요. 실버는 차갑고 선명하면서도 빛을 반사하는 색으로 느껴지는데요. 연주자로서 ‘달빛’을 연주할 때도 이 곡에서 떠오르는 특정한 색이나 빛의 이미지가 있나요?

맞아요. 드뷔시 같은 프랑스 작곡가들의 음악에서는 색채가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특히 반짝임이나 광채처럼 빛과 연결되는 이미지가 음악 안에 많이 담겨 있다고 느껴요. 그런 점에서 실버라는 컬러가 ‘달빛’과도 가깝게 느껴져요. 은색은 저도 평소에 좋아하고 자주 끌리는 색이기도 하고요. 차갑고 선명하지만 동시에 빛을 머금고 반사하는 색이라는 점에서 이 곡이 가진 분위기와도 잘 맞는 것 같아요.

손열음, 화보, 실버, 휠라, 피아노,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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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휠라(FILA) 에샤페를 즐겨 신는다고 들었어요. 심지어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에게도 다 선물했다고요.

에샤페를 처음 봤을 때 마음에 쏙 들어서 제 것을 먼저 구입했어요. 한데 신어보니까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정말 편하더라고요. 그래서 발 모양이 각기 다른 스태프들에게도 선물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선물하기도 했어요. 에샤페는 다면적인 매력이 있는 스니커즈 같아요. 어떤 신발은 하나의 분위기만 내는데, 에샤페는 스타일링에 따라 여러 가지 분위기로 다가갈 수 있는 점이 좋았어요. 오늘처럼요. 지금까지 나온 컬러들도 다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에샤페 실버문은 실버만의 색다른 느낌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이 커요.

오늘은 드뷔시의 ‘달빛’을 중심으로 촬영했지만, 연주자님도 시기마다 새롭고 아름답게 느끼는 곡이 다를 것 같습니다. 요즘 새삼 마음이 가는 곡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맞아요. 아무래도 제가 연주해나가는 곡에 대해 계속 연구하고, 다른 연주자들의 연주도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흐름을 따라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근래에는 20세기 작곡가들의 작품을 많이 연주했어요. 드뷔시도 그중 한 사람이고, 버르토크, 브리튼, 핀지, 쇼스타코비치처럼 20세기 초반 음악가들의 작품을 자주 다뤘죠. 그러다 보니 그 음악들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원래도 좋아하지만, 연주하면서 더 가까워졌다고 할까요. 그리고 요즘 새삼 좋다고 느끼는 건 러시아 음악이에요. 차이콥스키나 라흐마니노프 같은 작곡가들의 작품을 원래도 좋아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찾아 듣게 되더라고요.

손열음, 화보, 실버, 휠라, 피아노,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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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 화보, 실버, 휠라, 피아노,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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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대에 오르는 마음은 어떤가요? 최근 <사카리 오라모 &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with 손열음> <손열음 & 고잉홈프로젝트> 등 여러 공연을 이어왔고, 앞으로 ‘BBC 프롬스’를 비롯해 많은 무대가 예정되어 있잖아요. 예전과 비교해 무대를 대하는 마음이나 태도도 조금 달라졌을까요?

예전에는 퍼포먼스라고 하면 어느 정도 짜임을 갖추고, 제가 들려주고 싶은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목표 의식이 강했어요. 어떻게 보면 조금 집착하는 부분도 있었고요. 그런데 요즘은 매 순간 제가 아주 솔직하게 느끼는 상태를 만들고, 그것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어요. 예전과 조금 달라진 것 같지만, 또 한편으로는 비슷하고 일관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동시에 음악이 왜 아름다운지에 대한 근원적인 생각에도 변화가 생길 것 같습니다.

음악은 제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해주는 동시에, 반대로 그 현실을 너무나 깊이 공감하게 만드는 존재인 것 같아요. 서로 상충하는 듯 하지만 결국 하나로 관통하는 가치가 음악 안에 있다고 느껴요. 음악가로 산다는 건 힘든 순간도 있죠. 음악을 하는 행위 외에도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지칠 때도 있고요. 물론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요. 그런데 음악 자체만 놓고 생각하면 다른 힘든 것들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음악은 저에게 고맙고 좋은 존재예요. 그리고 아주 위대한 존재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