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에너지와 거침없는 자신감. 규칙을 벗어날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순간들. 웨이프 보이즈(WAYF BOYS)는 ‘NU-KPOP’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인터뷰 하는 현시점을 기준으로 정식 데뷔한 지 막 한 달을 넘겼어요. 지난 한 달은 다섯 멤버 각자에게 어떤 시간이었어요? 이제 조금씩 데뷔했다는 실감이 나기 시작했나요?

사무엘 모든 게 새롭게 느껴져요. 요즘은 그냥 하루하루가 즐겁고, 이렇게 저희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행복해요.
이준명 아직 크게 실감이 나지는 않아요. 그래도 워터밤 같은 무대에 하나둘 오르면서 점점 실감하고 있어요. ‘진짜 시작이구나’ 싶어서 설레고 기분도 좋아요.

데뷔 전부터 ‘워터밤 서울 2026’ 무대에 올라 화제를 모았죠. 여유롭게 관객과 호흡하는 모습이 데뷔를 앞둔 팀처럼 보이진 않던데요. 5명이 함께 선 첫 공식 무대였는데 긴장되지는 않았어요?

사무엘 올라가기 전에는 당연히 긴장할 줄 알았는데, 막상 무대에 오르니 그 긴장감마저 재미있더라고요. 그 순간에 완전히 빠져들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무대 뒤쪽에서 계속 모니터에 다음 곡으로 넘어가라는 사인이 들어왔는데도 눈에 안 들어올 정도였어요.(웃음)
앤더슨 생각보다 편했어요. 5명 모두 무대에 자신이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다 같이 있으니까 내려놓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 캐나다에서 댄스 크루로 공연할 때는 오히려 더 긴장했거든요. 이번에는 멤버들과 함께 서는 무대라 훨씬 즐거웠어요.

다섯 사람이 한 팀으로 함께하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라이언이 주축이 되어 멤버들을 모았다고 들었어요.

사무엘 맞아요. 모든 게 라이언의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됐죠.(웃음) 멤버들이 각자 대형 기획사에서 연습생 생활을 꽤 오랫동안 해오면서 서로서로 연이 있었는데, 저마다의 이유로 그만두게 됐어요. 그때 마침 라이언이 멤버들한테 한 명씩 전화를 걸어서 같이 팀을 만들어서 해보자고 제안한 거죠. 영화처럼 “너네 해볼래?” 하고요.(웃음) 당시 저는 연습생 생활을 접고 LA로 돌아간 상황이었던 터라 한국에 와서 두 달 정도 해보고 결정할 생각이었는데, 막상 와서 지내보니 지금의 소속사(WAYF)가 진심으로 아티스트를 존중해준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함께하게 됐어요.

데뷔 음원 ‘WAYF BOYS DO’는 뮤직비디오 공개 당시 동시 시청자 수가 약 6천 명을 기록했고, 이후 조회 수가 2백만 회를 넘기며 빠르게 호응을 얻었죠. 웨이프 보이즈를 대중에게 처음 선보이는 곡인 만큼, 이 곡을 통해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건 무엇이었어요?

이준명 저희는 노래를 만들 때 요소 하나 하나에 엄청난 의미를 두기보다 재미있게 작업하면서 즉흥적으로 나온 아이디어들을 모으는 편이에요. 이 곡도 ‘우리가 제일 잘한다’는 의미보다는 ‘우리만큼 잘 노는 애들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고요. 물론 저희는 서로에 대한 자신감이 엄청 커요. 저는 앤드류 형이나 사무엘보다 노래 잘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고, 제 또래 중에 라이언보다 비트를 잘 만드는 친구도 못 봤어요. 자신감은 있지만 앞으로 보여주면 되니까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라이언 훅에 “Ain’t nobody do it better than the WAYF BOYS DO”라는 가사가 있어요. 이걸 말하면서 겸손한 척하기는 힘들지 않을까요.(웃음) 그런데 언젠가, 빠르면 몇 년 뒤에는 이 훅의 의미를 다들 알게 될 거라고 믿어요. 차차 증명해야죠.
앤더슨 자신감이 없으면 재미없잖아요. 자기를 믿고, 또 서로를 믿으면서 가는 거죠.

그동안 공개된 곡들의 크레디트를 살펴보니 작사 작곡부터 퍼포먼스, 스타일링과 콘텐츠 기획까지 제작 과정 전반을 멤버들이 주도하는 편이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각자가 맡게 된 역할도 있을 것 같아요.

이준명 음악적으로는 라이언이 중심을 많이 잡아줘요. 주로 비트나 톱 라인을 만들죠. 사무엘도 음악을 아주 잘하는 친구라 혼자서도 곡 작업을 자주 하고, 같이 작업 할 때도 아이디어가 다양해요. 춤은 앤더슨이 이끌어줘요. 멤버들이 “이런 거 하고 싶다, 이거 멋있다” 하고 즉흥적으로 아이디어를 던지면 경험이 많은 앤더슨이 실제 안무로 만들어 오는 식이에요. 앤드류 형은 노래를 너무 잘해서 레코딩할 때마다 자기 실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일단 한국인이고요.(웃음)
앤더슨 준명이는 기본적으로 음악에 대한 센스가 있고 춤이든 노래든, 뭐든 잘해요.
사무엘 생각지도 못한 안무 아이디어를 준명이가 많이 던져줘요.
라이언 맞아. ‘WAYF BOYS DO’에서 다 같이 바지 벗는 퍼포먼스도 준명이 형 아이디어예요.

그렇지 않아도 묻고 싶었어요.(웃음) 도대체 어떻게 나오게 된 아이디어예요?

이준명 하루는 새벽에 다 같이 연습하고 있는데 대표님이 연습실에 들르셨어요. 때마침 “You can’t copy this”라는 가사가 흘러나왔는데, 보시더니 조금 더 강렬한 안무가 없겠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장난으로 그 자리에서 바지를 벗었어요. 이건 아무도 못 따라 하니까.(웃음) 그러고는 라이언의 바지도 벗겼는데, 다들 너무 우스워하면서 “이거 진짜 해볼까?” 하다가 실제 퍼포먼스가 된 거예요.
라이언 사실 “You can’t copy this”라는 가사에도 처음부터 엄청난 의미를 담은 건 아니었어요. 이 신(scene)에는 무대 잘하고, 노래나 랩도 잘하는 팀이 많잖아요. 그래서 정말 아무도 따라 하지 못할 만한 것을 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노래만 부르면 카피할 수 있으니까, 데뷔 무대에서 그냥 바지를 벗자.(웃음)
앤더슨 이야기가 조금 딴 길로 샜는데(웃음), 결국 음악이나 안무 모두 저희 아이디어에서 시작해요. 누군가 시키는 걸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직접 의견을 내고 만들어가니까 작업하는 과정도 재미있고, 결과물도 훨씬 저희다운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아요.

웨이프 보이즈는 여러 장르의 음악에서 자유롭게 영향을 받는 팀이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다섯 사람이 만드는 음악에서 영감과 오리지널리티는 어떤 관계라고 생각하나요?

라이언 음악이 어떤 것의 영향도 받지 않은 채 만들어질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지금까지 공개한 음악이나 앞으로 들려드릴 곡들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여러 장르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고요. 그 안에서 저희 방식대로 해석해보는 거죠. 만약 저희 음악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다면 너무 새롭고 튀어서라기보다 그냥 그 노래가 별로라는 뜻일 거예요. 그런데 그럴 일은 없어요.(웃음) 언젠가는 다 이해해주실 거라고 믿어요.
이준명 사실 웨이프 보이즈가 완전히 새로운 음악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세상에는 이미 너무나도 많은 음악이 나와 있고, 저희 역시 다른 음악에서 영향을 받아 곡을 만드니까 어떤 음악이든 그 자체로 온전히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요. 대신 저희 바이브가 저희의 오리지널리티인 거죠.

그런 의미에서 웨이프 보이즈의 음악을 K-팝의 세대 구분에서 벗어난 ‘NU- KPOP’이라는 독자적 이름으로 소개해온 것도 흥미로워요.

앤더슨 NU-KPOP은 음악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뜻한다기보다 저희가 이 산업 안에서 음악을 만들고 활동하는 방식에 가까운 것 같아요.
이준명 맞아요. 저희가 일하고 행동하는 방식이나 지금의 환경이 조금 새롭기 때문에 나온 이름이에요. 이 키워드가 웨이프 보이즈에게만 해당되는 표현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NU-KPOP의 의미를 저희가 앞서 정의하기보다는 저희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정의 내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열린 결말처럼요.

오는 10월에는 세 번째 싱글 ‘A4M’ 공개를 앞두고 있죠. 앞선 두 싱글에 이어 이번에는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앤더슨 완전 와일드한 노래를 하나 만들고 싶었어요. 저희의 경계를 조금 더 넓혀보고 싶었고요. 그렇다고 진지한 건 하나도 없어요. 새벽 3시에 클럽에서 이미 조금 취했을 때 들을 법한 노래랄까요.(웃음)
라이언 송 캠프에서 처음 나온 곡인데, 처음에는 저희조차 곡의 컨셉트를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웃음) 그런데 계속 듣다 보니 묘하게 웃기고 재미있는 거예요. 다시 스튜디오에 들어가 녹음하면서 라인과 가사를 저희 방식대로 바꿔갔고, 그러면서 저희다운 컨셉트가 만들어졌어요.
이준명 B급 감성 영화를 본다고 생각하면서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지금은 기존 시스템 바깥에서 자기 방식을 만드는 ‘언더독’ 이미지가 웨이프 보이즈의 매력 중 하나죠. 더 많은 경험을 쌓고 능숙한 플레이어가 된 뒤에도, 지금의 자유분방함을 잃지 않기 위해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앤더슨 저희 모두 가장 솔직한 모습으로 세상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 사람으로서 성장하고, 이 신 안에서 더 많은 경험을 하면서 달라지는 부분도 있겠죠. 그럴 때 서로가 중심을 잃지 않도록 잡아줄 거라고 생각해요.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우리가 왜 시작했는지, 왜 이 일을 사랑하는지 되새기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겸손을 잃지 않고,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요.
이준명 저희는 경쟁자가 아닌 친구로 시작했고, 그냥 “우리 재미있게 하자, 다 같이 부자 되자” 하면서 모였어요.(웃음) 그래서 저희끼리 정해놓은 룰도 있어요. 누구 하나라도 연예인병에 걸리면 서로 정신 차리게 해주자고요. 저희 모두 아이돌이 되기 전부터 이 산업 안의 여러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식으로 변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어요.
사무엘 결국 처음 시작한 이유를 계속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족들도 제가 가진 재능을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망치지 말라고 자주 이야기해주거든요. 또 언젠가는 제가 받은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라이언 저는 지금이 편하고 좋아요. 성공해도 저희는 지금이랑 똑같을 것 같아요.
이준명 우리에게는 플랜이 다 있어요.
라이언 Let’s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