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3일, 2021년 서울독립영화제는 모든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폐막했다. 좌석 간 거리두기를 실시했는데도 9일간 1만 명 넘는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영화제를 찾는 관객의 선택이 특별한 것인지 청신호일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극장은 지금 팬데믹뿐 아니라, OTT라는 전례 없는 플랫폼과 경쟁해야 하는 까닭이다. 영화는 이제 글로벌 OTT에 한국형 OTT까지 합종연횡 하는 경쟁적 구도에서 차별화된 콘텐츠로서 간판 상품이 되었다.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성공은 한국 영화 인력이 OTT에 흡수되는 극단적 상황을 집약하고 상징한다. 창작자의 영역이 OTT 콘텐츠까지 넓어지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나, 영화를 모방해 성공한 OTT가 영화와 예술의 미래에 얼마만큼 기여할지는 미지수다. OTT는 극장과 공생할 수 없을까? 이 질문은 콘텐츠와 영화에 관한 질문이며, 산업과 예술에 대한 긴장이며, 나아가 개인과 공동체를 향한 질문이기도 하다. 지난 1백 년 동안 영화는 이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지속했고 그 결과 우리는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갖게 되었다. 수많은 영화제가 존재하는 이유도 같다. 영화는 자본으로 만들어지지만 이윤의 영역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믿음, 예술과 문화의 영역으로서 이어온 투쟁. 같은 질문을 OTT에도 던질 수 있다. OTT 속 콘텐츠는 문화와 예술의 한 자리로 존재할 수 있을까? 새로운 플랫폼이 너무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한숨 고르면 좋겠다. 이것은 힘을 갖고 있는 이야기인가? 다른 삶은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