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시스터 커리어 고민

7년차 직장인이에요. 평가 기간이 끝나고, 팀장님과 면담을 했어요. 상반기 내내 잘한 점과 더 잘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지요. 저는 일, 특히 기획 부분을 더 잘해내고 싶은데, 제가 항상 칭찬 받고 평가를 잘 받는 부분은 회사 내 다른 부서 사람들과의 협업,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부분이예요. 제가 너무 잘 아는 제 모습이어서 조금 맥이 빠지기도 했어요. 기획을 더 잘하고 싶은데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건설적인 평가 기간을 보내고 계시네요. 우선 부럽습니다. 내가 해온 일을 되돌아보고, 무얼 잘하는지, 무얼 더 잘해내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가질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인 것 같아요.  게다가 상사와 그런 의견을 나눌 수 있다니, 나의 성장을 온 회사가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것 같아 기운이 팍팍 날 것 같은걸요! 그리고 7년차에 다른 부서 사람들과의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정말 대단한 성과 아닌가요. 팀장이나 임원 중에도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못해 일이 제대로 안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건 굉장한 장점입니다. 다 쓸모가 있거든요! ‘기획’을 더 잘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잘하고 싶은 분야를 알았으니, 이제 여러 방향으로 어떤 방법이 나에게 더 잘 맞을지 찾아보면 좋겠어요.

성장하기 위해 ‘따라하기’만큼 좋은 방법도 없죠. 팀 내에서, 또는 회사 내에서 내가 배우고 싶어하는 기획자의 기획서를 우선 구해서 검토해보도록 하죠. 어떻게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은 포인트가 있을 거예요. 과제는 분명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것인데, 어떤 부분을 더 세심하게 고민해야 이런 기획서가 나올 수 있었는지, 역으로 생각해보는 거죠. 그런 포인트들이 그 기획자가 가진 고유의 ‘킥’일거예요. 가능하다면, 여러 기획자들의 다양한 ‘킥’을 수집해 봅니다. 그리고 내가 받은 과제에도 그중의 하나를 써먹어 봅니다. 물론 그런 ‘킥’은 상황에 따라 절묘하게 반응해서 결과물을 내기 때문에, 몇 번의 헛발질을 하게 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럴 듯 해질 때까지, 누군가의 킥이 나의 킥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계속해서 흉내내 보는 거죠. 7년차라면 아직 나만의 킥을 만들기엔 충분한 시기이니까, 너무 조급할 필요 없어요!

 

쓴소리 시스터 커리어 고민

승진 연차를 앞두고 임신을 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임신이라는 기쁜 소식 앞에 승진은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막상 출산을 앞둔 시점에,  육아휴직 기간을 결정해야 하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어요. 1년 육아휴직하고 아이를 키우고 싶었는데 다른 직원들은 대부분 3개월 출산휴가만 쓰거나, 6개월 정도만 쉬고 바로 복직하더군요. 1년 휴직하면 승진은 자연스레 순연될 것이고 이게 맞는 선택인지 자꾸 망설여져요. 

왜 항상 중요한 일들은 함께 오는 것인지 정말 신기해요. 일단, 출산이 임박하셨다고 하니 얼른 결정을 내리고 마음 편하게 아이를 만나러 가면 좋을 텐데요.

저라면 처음의 생각대로 마음을 비우고 1년 휴직을 할 것 같아요. 처음 임신을 알게 되었을 때, 아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셨었던 게 진짜 나의 마음라고 주문을 거세요.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거든요. 1년 휴직을 하긴 하지만, 힘들면 바로 복직해야겠다 하고 생각했는데, 주변에 먼저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썼던 친구들이 그 시간을 꼭 충분히 즐기라고 얘기해줬어요. 아마 인생에서 그렇게 오래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그 때 밖에 없을 수 있다고, 경험 없는 초보 워킹맘에겐 갸우뚱 한 조언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그 말 덕분에 위로 받으면서 1년을 보냈던 것 같아요. 막상 출산, 육아휴가 기간과 승진의 변수까지 함께 고려하다보면, 고민이 되겠지만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알게 모르게 일반적인 직장인의 흐름과는 다른 흐름으로 삶을 살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게 출산 때 일수도 있고, 아이가 어릴 때 일 수도 있고, 중학생 일 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지금 마음을 단단히 먹고, 3개월만 쉬고 복귀해서 승진할 수도 있지만, 언젠가 어떤 일이 나에게, 혹은 아이에게 생긴다면 또 그에 대해 대응을 해야 할 테니까. 지금 승진을 못할 것이라고 미리 생각해서 조급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물론 1년 육아휴직을 끝내고 와도, 승진하는게 당연한 세상이 와야 모두가 아이를 낳을 거라고 얘기를 해주고 싶네요. 세상 모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