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홍택, ‘포장 디자인’, 1950년대, 종이에 채색, 30×23cm,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소장.

한홍택, ‘포장 디자인’, 1950년대, 종이에 채색, 30×23cm,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소장.

우리 삶에 가장 가까운 미술, 디자인은 어디서 누구에게서 시작되었을까. 1945년 8·15광복 직후 한홍택 작가의 주도로 권영휴, 엄도만, 유윤상, 이병현, 이완석, 조능식, 조병덕, 홍남극, 홍순문 등의 작가들이 모여 우리나라 최초의 디자인 단체인 조선산업미술가협회(현 대한산업미술가협회)를 창립했다. 이를 통해 회화 위주로 인식되던 미술계에 ‘산업미술’이라는 분야가 새로이 정의되었고, 이 협회의 활동은 국내 디자인계 발전의 초석이 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내 초기 산업미술을 조망하는 전시 <모던 데자인: 생활, 산업, 외교하는 미술로>를 개최한다.

전시장 전경.

전시장 전경.

1958년 열린 <제2회 한홍택 모던 데자인전>에서 본떠 지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전시는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되기 전의 시대상과 당시 작업물을 비롯한 시각 문화를 선보인다. 총 4부로 구성된 전시의 1부는 ‘미술과 산업: 산업미술가의 탄생’으로 초창기 산업미술을 주도한 한홍택 작가의 초기 작업과 다양한 활동을 살핀다. 2부에서는 8·15광복 이후 미국의 원조 물자를 접하면서 서구식 문화와 현대적 삶을 욕망하던 당시의 이미지와 일상의 풍경을 다루는 ‘모던 데자인: 감각하는 일상’이 펼쳐진다. 이 섹션에서는 1950~1960년대 도시의 생활상과 시각 문화를 수집한 다양한 작품도 만날 수 있다. 3부 ‘정체성과 주체성: 미술가와 디자이너’에서는 미술과 디자인을 오가며, 혹은 그 사이 어딘가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주체성을 찾아나가던 작가의 작업을 소개한다. 마지막 4부 ‘관광과 여가: 비일상의 공간으로’에서는 관광산업 진흥 정책이 주요한 국가정책 중 하나이던 시기 각 지역을 주제로 제작한 산업 미술가들의 포스터 원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이완석, ‘서울바레–단’, 1950, 종이에 채색, 75.5×51.5cm, 예화랑 소장.

이완석, ‘서울바레–단’, 1950, 종이에 채색, 75.5×51.5cm, 예화랑 소장.

 

이와 더불어 2층 화랑 공간에서는 10팀의 동시대 그래픽 디자이너가 함께한 설치 프로젝트 ‘데자인 시대의 표어들’을 선보이고, 이번 전시가 다루는 1950~1960년대 시대상과 함께 당시 디자인 영역의 변화에 대해 전문가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전시를 말하다: 모던 데자인: 생활, 산업, 외교하는 미술로’도 진행한다.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일상을 더 근사하게 만드는 디자인의 태동기를 마주할 수 있는 진귀한 경험의 장이 시작되었다.

한영수, ‘서울 명동’, 1956~1963(2022년 인화), 인화지에 젤라틴 살버 프린트, 40.6×50.8cm, 한영수문화재단 소장.

한영수, ‘서울 명동’,
1956~1963(2022년 인화), 인화지에 젤라틴 살버 프린트, 40.6×50.8cm, 한영수문화재단 소장.

성두경, ‘대한여행사’, 1950~1960년대(2015년 인화), 디지털 잉크젯 프린트, 20.3×30.4cm 서울사진미술관 소장.

성두경, ‘대한여행사’, 1950~1960년대(2015년 인화), 디지털 잉크젯 프린트, 20.3×30.4cm
서울사진미술관 소장.

장우석, ‘한글 레터링 컬렉션’, 2022, 그래픽 설치, 가변 크기, 국립현대미술관 제작 지원.

장우석, ‘한글 레터링
컬렉션’, 2022, 그래픽 설치, 가변 크기, 국립현대미술관 제작 지원.

 

기간 2022년 11월 23일~2023년 3월 26일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관람료 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