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치 일기를 쓰듯 살아있는 우주를 기록한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계절, 하루, 시간, 풀잎 소리, 파도 소리, 일몰, 하루의 끝, 그리고 고요함까지.” –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자연과 인간의 존재에 대한 성찰을 혼합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작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의 개인전 《BURN TO SHINE》이 뮤지엄 산(Museum SAN)에서 개최됩니다. 우고 론디노네의 국내 최대 규모의 개인전으로 조각, 회화, 설치, 영상을 포함한 40여 점으로 구성된 그의 폭넓은 작품 세계를 선보입니다. 30여 년 동안의 작품 활동을 통해 그가 성찰해 온 삶과 자연의 순환, 인간과 자연의 관계, 인간의 존재와 경험 등에 대한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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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go Rondinone, <burn to shine> 2022, dimensions variable: synchronized video projection ©Ugo Rondi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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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와 동일한 이름을 한 <번 투 샤인(burn to shine)>(2022)은 프랑스계 모로코인 안무가 푸아드 부수프(Fouad Boussouf)와 협업으로 진행된 퍼포먼스 영상으로, 아프리카 마그레브 지역의 전통 의식과 현대무용을 결합해 강렬한 사운드와 다채로운 움직임으로 색다른 감각을 선사합니다. 12명의 타악기 연주자와 18명의 무용수가 등장해 불꽃을 둘러싼 채 춤을 추며 신비로운 황홀경을 자아냅니다. 영상은 무한 반복되며 영상 속 이들의 의식과도 같은 움직임은 불꽃이 타버리고 해가 뜨며 막을 내리다 다시 밀려오는 어둠과 함께 다시 시작되므로써 삶에 대한 축제이자 애도를 담아내며 삶과 죽음의 연약한 경계를 탐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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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go Rondinone, <YOUR AGE AND MY AGE AND THE AGE OF THE SUN> 2013 – ONGOING, PLYWOOD, CONCRETE, SUN DRAWINGS MADE BY CHILDREN OF OAXACA DIMENSIONS VARIABLE ©Ugo Rondinone

*위는 뮤지엄 산에 설치된 작품이 아닌,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전에 진행된 작품을 가져온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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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론디노네의 삶의 순환에 대한 사유는 <너의 나이, 나의 나이, 그리고 태양의 나이(your age and my age and the age of the sun)>(2013-현재)<나의 나이, 너의 나이, 그리고 달의 나이(your age and my age and the age of the moon)>(2020-현재)에서 이어집니다. 미술관 1층과 2층에 위치한 두 작품은 각각 ‘태양’과 ‘달’을 상징하며 화음과 불협화음 속에 함께 대칭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우고 론디노네의 진행형 프로젝트로 그의 전시가 개최되는 지역의 어린이(3-12세)들을 초대하여 이들이 그린 드로잉으로 완성되는 참여 작품이기도 하죠. 매 전시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화하는 형태로 진행되며 이번 뮤지엄 산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원주시에 거주하는 1,000여 명의 어린이들이 그린 약 2,000장의 드로잉으로 구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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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 바다의 명칭을 제목으로 한 11점의 말 조각 시리즈. 각 작품마다 고유의 푸른색을 지니며 곧 각 바다의 풍경을 담은 일종의 ‘그릇’을 상징합니다. 이는 작가가 계속해서 탐색해 온 공간, 시간, 자연의 개념을 담아낸 것이기도 하죠. 최종적으로 유리로 표명된 이 조각은 물, 공기, (말의 형태로 표현된) 흙, 불이라는 4원소의 결합체로 전시장 곳곳에서 빛에 따라 변화하는 무한한 푸른 빛을 띠며 공간을 새롭게 비추는 프리즘의 역할을 합니다. 이는 불투명한 관객과 환영같은 말 사이의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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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은 내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재료이자 상징이다. 2013년 록펠러 광장에서 선보인 <휴먼 네이처(human nature)>의 석상 작품에서부터 시작되었고 2016년 네바다 사막에 설치한 <세븐 매직 마운틴(Seven Magic Mountains)>으로 이어졌다. 두 작업 모두 자연석을 아름다움과 사유의 대상으로 탐구하고 감상하려는 시도로서,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바깥세상과 내면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매우 사적이며 명상적인 시각적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나는 본다는 것이 물리적인 현상인지 혹은 형이상학적인 현상인지에 상관없이 그것이 어떤 느낌이고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조각을 만든다” 전시 포스터에도 등장한 <노란색과 빨간색 수도승(yellow red monk)>은 선사시대의 거대한 돌기둥을 연상시키며 순수한 색채와 형태, 규모에 몰입돼 감각적이고 숭고함을 관객들에게 선사합니다.

우고 론디노네가 예술을 통해 삶을 성찰하는 방식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BURN TO SHINE》은 4월 6일(토)부터 9월 18일(수)까지 뮤지엄 산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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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go Rondinone 《BURN TO SHINE》

기간|2024년 4월 6일(토) – 9월 18일(수)
장소|뮤지엄 산(강원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2길 260)
문의|033-730-9000 · www.museumsa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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